[코로나19 비상] 아시아계 재외국민 생존권도 막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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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비상] 아시아계 재외국민 생존권도 막막
  • 신승엽 기자
  • 승인 2020.03.05 14: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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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코로나 공포증 확산에 아시아인 배척 움직임 커져
페인트테러‧인종차별‧왕따‧폐업 등 수법 다양화에 골머리
한 미국인이 코로나19로 방문객이 급격하게 줄어든 로스앤젤러스(LA) 코리아타운의 식당에서 수프를 먹고 있다. 사진=AP
한 미국인이 코로나19로 방문객이 급격하게 줄어든 로스앤젤러스(LA) 코리아타운의 식당에서 수프를 먹고 있다. 사진=AP

[매일일보 신승엽 기자] 아시아계 재외국민들이 코로나19 관련 차별 행위로 생존권마저 위협받는 실정이다. 

현재 코로나19의 창궐로 전 세계가 요동치면서 발원지로 꼽히는 동북아시아 출신 아시아계 사람들에 대한 차별이 심각해지고 있다. 무차별 폭력과 가게 테러 등 다양한 방법으로 퍼지는 차별 심리는 극으로 치닫고 있다. 

우선 해외에서 자영업을 펼치는 아시아계의 고충이 연일 커지는 상황이다. 프랑스 파리 외곽 불로뉴 비앙쿠르시의 지역 정치인들은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코로나19 때문에 일식집이 테러를 당했다며 게재했다. 

앙뚜안 드 제파니옹 시장 후보는 지난달 16일 자신의 SNS에 불로뉴 비앙쿠르에 위치한 한 일식집 외관 사진을 공유했다. 이 후보는 해당 글에 “누군가가 비겁하게 식당을 파괴했다”며 “이런 폭력 앞에서 부끄러움을 느낀다”고 밝혔다. 한 일식집 출입문에 페인트가 뿌려져 있는가 하면 가게 옆면에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낙서도 적혀있다.

사장의 조카인 쉬 씨는 “우리 가족이 지난 20년 동안 이 지역에서 레스토랑을 해왔지만 한 번도 인종차별적인 말을 들은 바 없다”며 “더욱 큰 문제는 이런 혐오가 끝이 아닌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사실”이라면서 심경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해외에 거주 중이며, 현지에서 생업을 꾸린 아시아계들이 길거리로 내몰리는 것이다. 

미국의 차이나타운도 파리만 날리고 있다. dpa통신은 지난 3일(현지시간) 코로나19 바이러스 발생 후 손님이 급감한 샌프란시스코 차이나타운 상점들이 타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차이나타운 방문객이 줄어 상인들이 당혹스러워하는 상황이다. 최근 샌프란시스코 차이나타운에서는 상인과 지역주민들이 코로나19로 촉발된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행진을 벌였다. 참석자들은 ‘사람이 아닌 바이러스와 싸워야 한다’는 피켓을 들었다.

미국에 위치한 코리아타운들도 위기에 직면했다. 뉴욕의 한인 식당들은 코로나19 여파로 매출액이 20~30% 감소했으며, 인력 감축과 휴업까지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 코리아타운의 경우 차이나타운과 인접해 간접적인 피해까지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직장 생활을 하는 정 씨(33‧여)는 코로나19가 롬바르디아 지역에 퍼지면서 이탈리아 국민의 위기의식이 커지자 회사에서 왕따를 당한다고 밝혔다. 정 씨는 이탈리아에서 20여년을 거주 중이다. 출생지가 한국일 뿐 현지에서 자랐으며, 대학생활만 한국에서 마친 뒤 이탈리아로 돌아가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 

정 씨는 “현재 이 직장에서 7년 가량 재직 중인데 최근 들어 회사 내에서 나를 향한 눈빛과 반응이 너무나 달라졌고, 말조차 걸지 않으려 한다”며 “오랜기간 함께 일한 동료들도 조금씩 피하는 것을 느껴 더 이상 회사에 폐를 끼치지 않아야 한다는 마음에 사표를 낼 생각마저 든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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