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기강 '엉망'…충격 휩싸인 軍수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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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기강 '엉망'…충격 휩싸인 軍수뇌부
  • 파이낸셜투데이
  • 승인 2005.06.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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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방부대서 총기사고 8명 사망.2명 중상

선임병 언어폭력 시달리던 일병이 사고내
철책선 뚫리고 인분 먹이고 총기난사까지

19일 오전 2시 30분께 경기도 연천군 중 면 중부전선 OO사단 최전방GP 내무반에서 김모(22) 일병이 수류탄 1발을 던지고 총기를 난사해 소대장 김종명(26) 중위와 상병 7명 등 모두 8명이 사망하고 일병 2명 이 부상한 사고가 발생했다.

육군에 따르면 이 부대 소속 김모 일병은 일부 동료들이 잠을 자고 있던 내무반 에서 수류탄 1발을 터뜨리고 개인화기인 K-2 소총을 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고로 GP 소대장 김종명 중위와 전영철 상병을 포함한 상병 7명 등 모두  8 명은 현장에서 사망했다. 또 김유학(22).박준영(22) 일병은 다리에 관통상을  당해 인근 양주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있다.

사고를 저지른 김 일병은 사건후 내무반을 빠져 나왔다가 동료 부대원들에게 붙잡혀 육군 중앙수사단과 헌병대의 조사를 받고 있다.

지난 해 12월 입대해 올해 1월 14일 이 부대 GP로 전입한 김 일병은 경기도  부천에서 태어났으며 대학 재학 중 입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평소 선임병들로부터 욕설 등 언어폭력에 시달렸으며 경계 근무를  마치고 다음 번 근무자를 깨우던 중 언어폭력을 한 선임병의 얼굴을 본 순간 충동적으로 수류탄을 던지고 총기를 난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GP에서 근무하던 김모(22) 일병이 수류탄을 던지고 총기를 난사해 동료 부대원 8명을 숨지게 한 사고는 그동안 군당국이 내놓은 사고예방 대책과 인권개선, 인성교육 실태가 부실하다는 것을 극명하게 말해주고 있다.

특히 이날 사고를 낸 김 일병은 평소 선임병들로부터 욕설 등 언어폭력에  시달리던 중 우발적으로 총기를 난사했다고 진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병사들의 인권 교육이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무엇보다 수백m 앞에 북한군과 마주한 최전방 GP에서 이런 어이없는  사고가 발생한 것은 단순한 총기사고를 넘어 군 기강이 총체적으로 허물어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군은 지난 1월 육군 훈련소에서 중대장이 훈련병들에게 인분을 먹인 사건이  발생한 이후 장병 기본권지침을 제정하는 등 관련 대책을 내놓은데 이어 군내  폭력을 일소할 것을 예하 말단 부대에까지 지시했다.

또 신병훈련소의 가혹행위를 뿌리뽑기 위해 육군본부에 '인권개선위원회'를, 각 신병교육기관에 '인권전문상담실'을 각각 설치하기로 하는 등 장병 인권개선 대책도 내놓았다.

그리고 윤광웅 국방장관은 대국민 사과 성명을 내고 재발방지를 국민들에게  약속했다. 하지만 윤 장관의 대국민 사과성명이 나온지 5개월여만에 또 다시 어이없는 사건이 터져 군이 내놓은 대책과 다짐이 공염불 수준이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군 수뇌부는 최근 군내 대형사고가 잇따르자 이번 사건이 몰고올 파장을 예의주시하며 사고 원인 규명과 수습에 만전에 기하도록 당부하고 있다.

윤광웅 국방장관이 경기도 연천군 전방부대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윤 장관이 이번 사건과 관련해 오전 11시 국민에게  죄송하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발표"했다. 

총기 난사사고 발생 수 시간 후에 즉각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키로 한 것은  군 수뇌부가 이번 사건의 심각성을 인식한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윤 장관이 이번 사건에 대해 사과는 지난 1월 육군훈련소에서 발생한 `인분사건'에 이은 취임이후 두번째다.

윤 장관은 당시 "훈련병과 그 가족, 국민 여러분께 매우 죄송하고 깊은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며 "철저하게 진상을 조사해 관련자는 물론 지휘책임을 포함해 일벌백계로 엄중문책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홍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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