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재준, 소득 73% 저축해 부동산 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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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재준, 소득 73% 저축해 부동산 투기?
  • 고수정 기자
  • 승인 2013.03.18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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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국정원장 내정자 재산 증가 경위 의혹 등 추궁

▲ 남재준 국가정보원장 내정자가 18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위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매일일보] 국회 정보위원회는 18일 남재준 국가정보원장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실시했다. 정보위의 남재준 국정원장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는 아파트·땅 등 부동산 매입 경위와 재산 증가가 도마 위에 올랐다.

야당 의원들은 남 내정자가 육군참모총장 시절인 2003년 경기 용인의 아파트(164㎡)·위례신도시 아파트, 2004년 강원 홍천의 밭(510㎡) 매입 경위를 놓고 ‘투기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남 내정자는 “(내가) 육참총장으로 임명된 게 2003년”이라며 “용인 죽전에 있는 이 아파트는 1998년 미분양 아파트를 구입한 것이고, 위례신도시 미분양 아파트는 2012년 구입했다”고 답변했다.

그는 “용인의 아파트는 건설사가 부도나 물량인도 자체가 늦어져 2003년 등기를 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위례신도시 아파트는 송파구에 살면서 지인이 정보를 알려줘 구입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인 명의의 홍천 밭 매입 의혹과 관련해선 “전역 당시 우리나라 전쟁사를 이해할 수 있는 책을 쓰고 농사도 짓기 위해 샀다”면서 “땅값이 오를 만큼 오른 뒤 비싸게 주고 샀고, 실제 옥수수·고구마·상치 등을 직접 심었다”고 했다.

민주통합당 정청래·김민기 의원은 “남 내정자가 재산 등록한 1998∼2005년 동안 총수입이 7억5000만원(실수령액 6억여원)으로 이 가운데 저축액이 73%에 달하는데 도대체 생활비는 어떻게 조달했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남 내정자는 “당시 봉급 수령과 군인공제회 이자소득, 아파트 임대소득을 합쳐 7억원이 넘는 소득이 있었고, 저축한 액수는 총 소득액의 73%”라며 “생활비는 다른 사람에 비해 적게 썼다”고 해명했다.

또 육참총장 재직 시절인 2004년 불거진 장성급 인사비리 의혹 사건에서 수사를 기피했다는 의혹에 대해 남 내정자는 “기피한 바 없으며, 수사대상도 아니었다”면서 “나중에 책(회고록 등)으로 남기겠다”고 말했다.

당시 창군 이래 최초의 육본 인사참모부 압수수색까지 이어졌던 ‘장성급 인사비리 의혹’ 사건을 촉발시킨 국방부 청사 내 살포 괴문서는 남재준 당시 육참총장의 인사 원칙에 일관성이 없고 측근 인물로 분류된 대령들이 무더기로 진급했다는 소문과 맞물리면서 큰 파장을 낳았다.

이후 노무현 청와대의 남재준 총장 사표 반려로 수사가 흐지부지 무마되는가 싶더니 군검찰과 육군본부 사이에 법정싸움으로 이어진 끝에 일부유죄 판결이 나오면서 이후에도 ‘군 인사비리의혹’ 관련 기사가 나올 때마다 회고되는 사건이다.

남 내정자는 서경대 군사학과 석좌교수 재직 당시 군사학과 졸업생 26명 전원이 학사 장교에 선발된 것과 관련해 나오고 있는 ‘전관예우’ 의혹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그는 "2008~2009년 당시에는 원광대 군사학과 초빙교수로 있었다"며 "의혹이 사실이라면 내가 원광대에 다니면서 서경대를 위해 로비했다는 게 되는 데 이게 납득이 되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아울러 야당 의원들이 남 내정자가 건강검진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것을 문제 삼자 “혈압약을 먹는 것 외에는 (건강상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이날 청문회에서 일부 야당 의원들은 군 출신인 남 내정자의 업무능력에 대한 의문을 표시하기도 했다.
민주당 김현 의원은 “군대 재직당시 주로 작전 분야에 있어 정보관련 업무를 안했다”며 “정보와 관련된 업무를 안해본 분이 국정원장으로서 융통성 있고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을 지 의혹이 많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같은 당 유인태 의원은 “후보자는 생도 3학년이라는 별명이 있다”며 “원칙주의자로서 기대를 가지게 하는 반면에 국정원이 다뤄야할 업무에 너무 근본주의로 흐르면 큰 걸림돌이 될 것 같다”고 우려감을 나타냈다.
이에 남 내정자는 “작전은 생산된 정보를 활용하고 어떤 정보가 필요하다고 요구하는 것”이라며 “군 생활을 하면서 작전을 취급한 사람들은 정보를 모르면 할 수 없다”고 해명했다.

그는 또 “융통성이 없다는 것은 개인적인 문제 때문”이라며 “공적인 문제는 목적 달성을 위해 모든 수단을 이용한다. 개인과 측근 및 자기 관리에 대한 문제 때문에 융통성이 없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이지 업무에 대한 평가로 나오는 것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한편, 남 내정자는 이날 인사청문회에서 배석자를 두지 않고 ‘나 홀로 답변’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통상 인사청문회에 배석자가 참석하는 게 상례인데, 이를 물리친 것을 보면 연습을 많이 한 것 같다”고 하자, 남 내정자는 “예행연습을 하지 않았다”고 답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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