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코로나19 사태로 드러난 행정 이기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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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코로나19 사태로 드러난 행정 이기주의
  • 조용국 기자
  • 승인 2020.03.01 16: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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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조용국 기자] 경북도청 앞마당에는 몸길이 10.5m, 높이 3.5m짜리 티라노사우루스 공룡이 뼈를 드러낸 채 서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덩치가 큰 공룡도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면 사라진다는 것을 상징하기 위해 세운 조형물로 경북도도 그렇게 될 수 있다며 변화하도록 노력하자고 강조하고자 세운 것이다.

이 지사의 이러한 노력에 변한 것도 여럿 있다. 황톳길 맨발걷기를 통해 구성원들이 건강을 찾았고, 해피댄스로 웃음과 활기를, 또 매주 화요일 오전 7시 화공특강을 통해 지식을 얻었다.

하지만 경북도청에는 집단이기주의가 그대로 존재한다. 이기주의란 다른 사람이나 공동체의 권리나 이익을 돌보지 않고 자기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생활태도를 가리킨다.

이런 현상은 경북도청만의 문제라기보다 도시화 과정을 통해 기존의 공동체는 점차 무너지고 다수의 사람들과 경쟁을 통해 승진이라는 열매를 쟁취하기 위한 공무원 사회의 공통 현상일 수 있다.

하지만 요즘 도청을 보면 코로나19로 감염병 확산 저지를 위해 24시간 비상체제임에도 누구는 바쁘고 누구는 한가한 이해하지 못할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코로나19와 관련된 부서는 매일 야근에 밀려드는 업무로 화장실 갈 시간도 없다며 아우성인데 코로나와 관련 없는 부서는 할 일이 없어 오히려 일이 줄었다고 한다.

일이 줄어든 부서에서는 다른 사람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 일하는 것처럼 쇼를 하며 눈치를 본다는 어느 직원의 말에 경악을 금치 못 하겠다.

또한 코로나19와 관련돼 있는 국에서도 일하는 과가 있고 일을 안 하는 과가 있으며, 일이 생겨 하달되면 힘없는 팀으로 떠넘겨 그야말로 일 폭탄을 맞는 일이 부지기수라고 한다.

“능력 있는 사람이 일잘 떠넘기는 사람”이라고 말한 어느 직원의 말이 이제는 이해가 간다.

남이야 어떻게 되든 나의 이익만 챙기면 된다는 이기주의적이고 배타적인 개인주의로 가는 것 같다.

여기에 더해 일을 다 하고도 상급자의 눈치 때문에 퇴근시간이 지나도 가지는 못하는 일이 다반사라는 것. 이렇게 되면 서로 불신하며 반목하게 된다.

관련 실·국장들이나 과장들의 꼼꼼하고 세심한 배려의 행정력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코로나19 사태를 보면서 이철우 도지사가 그렇게 강조한 ‘변해야 산다’가 일하는 문화에도 적용돼 공직자로서 항상 도민에게 봉사하는 마음을 갖도록 스스로 변화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번 사태가 마무리 되면 조직진단을 통해 밝혀진 문제점부터 개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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