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윤용로 외환은행장 잘한게 무엇인가"
상태바
[기자수첩]"윤용로 외환은행장 잘한게 무엇인가"
  • 박동준 기자
  • 승인 2013.03.17 12: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매일일보] 하나금융지주와 외환은행의 합병이 결정됐다. 예견됐던 일이지만 외환은행 소액주주들은 자신이 투자했던 기업이 시장에서 하루 아침에 갑자기 없어지는 일을 겪게 됐다. 

외환은행 일부 강성 주주들, 특히 우리사주조합의 입장은 차치하더라도 이번 주식교환은 의문 투성이다.

가장 큰 문제점은 주식교환 시점이다.

지난 15일 종가 기준으로 상장된 은행들의 PER(주가수익비율)은 4~6배다. 외환은행의 경우 PER 2.88배로 역사적인 저평가 구간이다. 반면 하나금융의 경우 은행권 평균을 훌쩍 뛰어넘는 7.65배로 상대적으로 시장에서 고평가 받고 있다.

지금 상황이 기존 외환은행 주주들이 보기에 시장에서 정상적으로 기업가치를 평가받고 있다기에는 무리라는 증거다.

지금 시점에 주식교환을 강행하는 것은 대주주인 하나금융의 이익 극대화를 위한 것이란 지적이 나오게 된 배경이다.

7383원이란 반대매수청구가격 역시 소액주주들에게 불만 사항이다.

하나금융이 론스타와 외환은행 인수를 논의하던 시기에 외환은행 주가는 7000원대 후반에서 8000원대로 현재와 비슷하다. 하지만 하나금융은 외부 전문기관의 평가를 토대로 론스타에 주당 1만4000원을 지불했다.

불과 1년 사이 외환은행 소액주주들은 론스타에 비해 절반만을 제시받은 셈이다.

소액주주들을 위했다면 시장가를 통해 나온 반대매수청구가와 외부전문기관에 의뢰해 나온 적정 가치 중 큰 수치를 제시했어야 했다.

이런 주주들의 문제 제기에 대해 윤용로 외환은행장은 ‘자의적 판단이 배제된 합리적인 시장가격을 바탕으로 소액주주의 재산권을 위해 노력했다’ 라고 밝혔다.

하지만 윤 행장 말과 달리 시장은 항상 합리적인 것은 아니다. 오히려 외부 세력에 의해 왜곡되는 사례가 빈번하게 나오는 것이 주식시장이다.

오죽하면 박근혜 대통령이 주가조작 세력을 엄단하겠다고 천명했겠는가. 

▲ 금융증권부 박동준 기자.
론스타에 주었던 가격과 비교하면서 근거로 제시한 경영권 프리미엄도 하나금융에게 중요하지 소액주주들에게는 대주주 이름만 바뀌었을 뿐 그 이상의 의미는 없다. 오히려 대주주가 바뀌고 나서 소액주주들에게는 손해만 발생했다.

지난 15일 외환은행 임시주총장에서 윤 행장에게 “론스타 시절에는 배당금도 잘 주고 주가도 높았는데 하나금융으로 바뀌고 나서 외환은행 주가랑 배당금이 낮아졌다. 당신이 잘한게 무어냐"고 외친 한 소액주주의 불만을 하나금융과 외환은행이 곱씹었으면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