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전대 흥행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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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전대 흥행 비상
  • 고수정 기자
  • 승인 2013.03.17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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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길 ‘대세론’…범주류, 김부겸·정세균 불출마 따른 ‘인물난’으로 대항마 부재

▲ 차기 민주통합당 대표 후보로 거론되는 김한길 의원이 지난달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내일을 생각하는 국회의원 모임 주최로 열린 ‘대선이후, 정당정치 어디로 가야 하나’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매일일보] 민주통합당의 새 지도부를 뽑을 5·4 전당대회 흥행에 비상이 걸렸다.

대선 패배 후 책임공방과 계파 간 반목·대립 구도가 더욱 격화되며 지지층의 시선이 싸늘해진데다, ‘안철수의 귀환’으로 더욱 당 기반이 약해지며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안풍’이 전대 결과와 당내 세력구도 재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어, 민주 당내에서 어떤 움직임이 있을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이번 전대에서는 친노 주류 측의 당권사수, 비주류 측의 당권탈환이라는 구도가 최대 관전 포인트였다.

우선 비주류 대표 주자로 김한길 의원의 당대표 출마가 거론된 가운데, 친노 주류 측에서는 지난 대선 때 문재인 전 후보 캠프에서 공동선거대책본부장을 지낸 김부겸 전 의원이 ‘대리 주자’로 나서는 시나리오가 유력시 됐었다.

그러나 김부겸 전 의원이 지난 11일 “대선 패배의 책임이 크다”며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무게추가 김한길 의원에게 기울고 있는 분위기다.

현재까지 재선의 이용섭 의원과 장영달 경남도당위원장이 대표 도전을 공식화한 가운데 비주류쪽에서 좌장격인 김한길 의원의 출마가 기정사실화되고 있으며, 범주류 그룹에서는 4선의 신계륜 추미애, 3선의 강기정 의원 등이 출마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故) 김근태 전 상임고문 계열의 민평련 소속인 재선의 이목희·우원식 의원 등도 출마 여부를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갈 곳 없어진 친노

친노를 중심으로 한 친노·주류는 당의 최대 세력으로 이들의 움직임이 전대 판도의 최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친노 진영은 대선 패배의 일차적 책임자라는 분위기 탓에 공개적으로 특정 후보를 내세우거나 지지하는 모양새로 비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그러나 새 지도부는 내년 지방선거 공천권을 행사하는데다 당내 친노·주류와 비주류 간 논란을 빚고 있는 대선패배 책임론의 향배에도 영향력을 미칠 수 있어 친노로서도 손을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한때 친노 일부 인사들이 대선 때 공동선대본부장을 맡은 김부겸 전 의원의 출마를 타진하며 지원의사를 밝혔었다.

그러나 김 전 의원이 “전대가 친노 대 반노 구도로 가선 퇴행”이라며 불출마를 선언하고, 범친노로 분류되는 정세균 상임고문마저 불출마 입장을 정리해 친노 진영이 밀 수 있는 후보군이 사실상 눈에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상황에서 친노 진영이 자체 후보를 내긴 어렵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4월 초중순으로 예상되는 당대표 예비경선(컷오프)에서 당 대표 후보군이 3명으로 압축되면 친노 인사들이 특정 후보를 비공식적으로 지원하는 활동에 나서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당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反 김한길’ 전선 구축 되나

이러한 상황에서 친노 진영이 ‘대세론’을 형성했다는 평가를 받는 비주류 김한길 의원의 당선을 저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높은 가운데 ‘반(反) 김한길’ 전선의 형성을 위해 다른 후보에게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분석인 셈이다.

이 경우 친노 진영은 김 의원이 전대에서 친노와 반노 구도 형성을 위해 꺼내들 가능성이 있는 ‘주류 책임론’에 맞서 ‘혁신’을 키워드로 내세워 대선 패배 책임론이 핵심 쟁점으로 부상하는 것을 방어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비주류 측은 친노 진영이 대외적으로 중립 내지 불개입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물밑에서 ‘반 김한길’ 전선 형성을 위해 모종의 활동을 할 것이라는 시각을 갖고 있다.

비주류 내에서는 친노 진영이 추미애 의원을 접촉하고 있다든지, 전대 후보군인 이용섭 강기정 의원과 손을 잡을 가능성이 있다는 식의 관측도 나온다.

또 친노 인사들의 극구 부인에도 불구하고 비주류는 문재인 전 후보의 막판 출마 결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면서 경계심을 갖고 있다.

초선의원 ‘캐스팅 보트’ 변수

한편 민주당 초선 의원 33명은 5·4 전당대회를 앞두고 독자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주류-비주류 간 힘겨루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가운데, 이들이 5·4 전당대회의 ‘캐스팅보트’ 혹은 ‘제3세력화’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민주당 초선의원 33명은 지난 14일 기자회견에서 “당을 새롭게 이끌 혁신적 리더십을 세우는 데 힘을 모으겠다”며 5·4 전당대회에서 특정후보 지지를 위한 공동행동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또 “이번마저 친노(친노무현)-비노 경쟁, 계파 간 갈등, 선거책임 논쟁으로 시간을 빼앗겨선 안 된다”며 “국민의 눈높이에 걸맞으면서도 당의 변화를 가장 잘 추동할 새 인물을 직접 출마시키거나 후보 중 가장 적합한 인물을 택해 실질적으로 돕겠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계파 대결이 아닌 혁신 전대가 돼야 한다는 취지로 기자회견을 한 초선의원 33명이 ‘혁신형 후보’를 선택할 경우 친노 진영이 이들을 지원하는 스탠스를 취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또 이들 33명이 전체 초선 55명 중 친노·주류로 분류되는 인사가 다수라는 점에서 비주류 당권 주자인 김한길 의원 ‘대세론’의 예봉을 꺾으려는 시도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이러한 성명이 친노·주류의 ‘반(反)김한길 전선’ 구축 시도와 무관치 않다는 것이다.

다른 한편에서는 ‘486그룹’ 다수가 동참한 점을 들어 이들이 그룹 대표주자격인 이인영·박영선 의원 등의 전대 출마를 독려하기 위해 행동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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