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깬 금리동결...경제지표 악화 뻔한데 한은은 '신중론'
상태바
예상 깬 금리동결...경제지표 악화 뻔한데 한은은 '신중론'
  • 이광표 기자
  • 승인 2020.02.27 15: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주열 총재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여부 좀 더 살펴볼 것"
성장률 내렸지만 '2.1%'로 낙관...전문가들 "4월 인하" 전망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유튜브 채널을 통해 진행된 통화정책방향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취재진 대면 없이 유튜브·페이스북 등 실시간 온라인 방송 형태로 진행했다. 사진=연합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유튜브 채널을 통해 진행된 통화정책방향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취재진 대면 없이 유튜브·페이스북 등 실시간 온라인 방송 형태로 진행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경제 활동이 멈춰섰다. 내수·수출할 것 없이 기업 경영활동도 '시계제로' 상태에 빠졌다. 코스피는 연일 급락했고, 원·달러 환율은 급등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국내에 상륙한 지 약 한 달이 된 지금, 실물 경제에 미친 충격은 예상보다 컸다.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 한국은행이 금리 인하 카드를 꺼내 들 거란 예상이 우세했던 이유다. 하지만 결론은 '동결'이었다.

한은이 27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25% 수준에서 유지하기로 했다. 지난해 10월 기준금리를 1.5%에서 1.25%로 인하한 뒤 세 번째 동결이다.

7명의 금통위 위원 중 5명은 동결, 2명은 인하(소수의견)를 택했다. 하지만 이주열 한은 총재는 추가 인하 여지를 남겨뒀다. 다음 금통위는 오는 4월 개최된다.

◆금리 추가인하 여지 남겨
 
이주열 총재는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한 데 대해 "가계대출 증가세가 여전히 높고 정부의 부동산 대책 이후에도 주택 가격이 안정됐다고 확신하기 어려운 만큼 아직은 금융안정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이어 "보건안전의 위기상황인 현 단계에서는 금리인하 보다는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나 기업에 대한 선별적 지원대책이 보다 효과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오는 4월 추가 인하 가능성은 열어뒀다. 이 총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것인지를 좀 더 엄밀하게 살펴보면서 결정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제로 금리'를 상정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이 총재는 "코로나19로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이 매우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기준금리를 0%대까지 인하하는 것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한은은 금리를 동결시켰지만 성장률 전망은 하향 조정했다. 이날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3%에서 2.1%로 낮춰잡았다. 글로벌신용평가사들이 일제히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을 1%대로 전망했던 것을 감안하면 낙관적 전망이다. 1분기 이후 코로나19 충격이 걷히고 회복세에 접어들 거란 기대감에서다.

실제 이 총재는 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하며, 코로나19 사태가 3월 정점을 찍고 그 이후 진정세에 접어드는 것을 기본 시나리오로 가정했다고 전제했다. 경제 위축의 여파가 1분기에 집중되면서 연간 성장률 전망은 2%대로 유지했지만, 향후 사태 장기화 여부에 따라 추가 하향 조정 가능성은 남아있다는 이야기다.

◆이주열 "1분기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

이 총재는 코로나19 사태로 여파에 대해 ”우리 실물경제 위축이 나타나고 있고, 과거 감염병 사태보다 그 파급효과가 더 클 것”이라고 진단했다.

반도체 경기에 대해서는 “생산차질은 현재로선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다만 코로나19 확산정도에 따라 회복시기는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며 “그럼에도 기존 전망을 조정할 변화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은 코로나19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음식·숙박업 및 도소매업 등 서비스업 위주로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 총재는 코로나19에 따른 1분기 역성장 가능성도 제기했다. 그는 "부정적 영향에 상당부분은 올 1분기에 집중될 것이며 1분기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한은이 실탄을 아끼고 숨 고르기를 했지만, 4월엔 기준금리 인하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역사적 저점에 다다른 만큼 정책수단을 최대한 남겨두기 위해 금리카드를 아끼려는 듯 하다”며 “아직은 경제 지표가 어떻게 나타날지 예측하기 쉽지 않아 섣불리 쓰면 부담스러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명의 금리 인하 소수의견이 유지됐고 1분기 경기지표가 크게 부진할 것으로 보여 4월에는 금리 인하가 단행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금리 인하 시점이 4월로 이연된 것이며 연내 동결을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도 "코로나19 확산으로 국내 경제 불확실성이 계속 커지는 상황에서 2월 금통위의 통화정책 결정은 기준금리 인하 시점을 잠시 미룬 것에 불과하다"며 "4월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가 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