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에 1년 반째 발 묶인 진에어…운수권 배분서도 제외되나
상태바
국토부에 1년 반째 발 묶인 진에어…운수권 배분서도 제외되나
  • 박주선 기자
  • 승인 2020.02.27 16: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토부, 코로나19 지원책으로 항공사에 신규 운수권 배분
진에어도 운수권 배분 절차 참여했으나 배제 될 가능성 높아
작년 영업손실만 491억…코로나 쇼크에 국토부 제재까지 이중고
진에어 777-200ER 항공기. 사진=진에어 제공
진에어 777-200ER 항공기. 사진=진에어 제공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1년 반 넘게 정부의 제재를 받고 있는 진에어가 신규 운수권 배분에서 제외될 위기에 놓였다. 국토교통부가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항공업계를 지원하기 위해 신규 노선에 대한 운수권을 배분할 예정이지만, 제재를 받고 있다는 이유로 배제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업계 일각에서는 진에어에 대한 정부의 제재가 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진에어는 최근 국토부가 배분 예정인 신규 운수권 배분을 신청했다. 진에어 관계자는 “현재 운수권 배분 신청에 참여해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매년 2~3월께 한 차례 운수권 배분을 신청받아 ‘국제항공운수권 및 영공 통과 이용에 관한 규칙’에 따라 민관 전문가로 구성된 항공교통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배분해왔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대응 항공분야 긴급 지원대책’으로 중화권 노선을 대체할 신규 노선 확보를 위해 일부 신규 노선을 공개한 상태다.

올해 배분 대상은 △프랑스 파리 △헝가리 부다페스트 △이집트 카이로 △포르투갈 리스본 등  장거리 노선을 비롯해 △인도 뉴델리·뭄바이 △호주 시드니·멜버른 등 중거리와 △필리핀 마닐라 △중국 베이징 △팔라우 등 단거리 노선이 포함됐다. 이와 함께 △베트남 꾸이년 △라오스 팍세 등 그동안 취항하지 않던 노선 신설도 지원하기로 했다.

하지만 진에어는 이번 운수권 배분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운수권 배분 전까지 국토부의 제재 해제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고, 이번에만 제재 예외를 두기에는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어서다.

실제로 진에어는 지난해 2월과 5월 각각 진행된 몽골·싱가포르, 중국 운수권 배분에 신청했지만, 대상에서 제외됐다. 당시 중국 운수권은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중 진에어를 제외한 5개사가 골고루 받아 갔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이번에 신규로 운수권이 배분되는 지역은 진에어가 한 번도 취항하지 않은 곳”이라며 “국토부의 제재로 신규 노선 취항이 금지돼 있는 탓에 진에어가 운수권을 따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일각에선 진에어에 대한 국토부의 조치가 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진에어가 당장 운수권을 배분받는다 해도 운수권 이용 기간 내 운항을 개시하면 되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신규 취항 제재와 연관시키긴 무리가 있다는 설명이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당장 운수권을 확보한다고 해서 바로 취항에 나설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진에어를 운수권 배분에 참여 시켜도 무방하다고 본다”며 “업황이 최악인 상황에서 운수권에서 또 배제시키는 건 항공산업 발전에도 악영향만 끼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진에어는 이미 지난해 일본 불매운동과 국토부의 제재로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지난해 영업손실이 491억원으로 적자 전환했고, 같은 기간 매출액은 9102억원으로 전년 대비 9.9% 감소했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태까지 맞물리며 올해 실적 회복 역시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진에어는 현재 희망 휴직에 이어 승무원 순환 휴직 등에 나서는 등 사실상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상태다.

한편, 국토부는 진에어에 대해 여전히 원론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김상도 국토부 항공정책실장은 지난 17일 항공업계 지원 대책 관련 브리핑에서 “진에어 측에서 약속한 경영문화 개선 방안과 관련해 진전된 흐름이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도 “어떻게 이행되는지 구체적인 이행 결과를 보고 제재 해제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