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비상] 코로나와 사투 벌이는 대구 의료진, 자원봉사자의 ‘피땀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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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비상] 코로나와 사투 벌이는 대구 의료진, 자원봉사자의 ‘피땀눈물’
  • 김동명 기자
  • 승인 2020.02.27 13: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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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자에 비해 지원인력 부족…보호장비까지 없어
의료진 사이 감염자와 격리자 증가…피로도 증폭
지난 23일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에 위치한 한 벤치에서 짧은 휴식을 취하고있는 의료진. 사진=연합뉴스
지난 23일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 내에 위치한 벤치에서 한 의료진이 휴식을 취하고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김동명 기자] “존경하는 의사 선생님들, 지금 바로 선별진료소로, 대구의료원으로, 격리병원으로 그리고 응급실로 와주십시오.”

이성구 대구광역시 의사회장은 지난 25일 대구의사회에 가입된 5700여명 회원에게 의료인력 자원에 참여해달라는 이와 같은 호소문을 발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국적으로 확산된 가운데, 확진자가 유독 많은 대구지역 의료진과 병원 직원들의 사투가 이어지고 있다. 이들 의료진 사이에서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그들에게 지급할 보호 장비까지도 부족한 상황이다.

27일 오전 9시 기준으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대구에서만 307명의 추가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하루 동안 추가된 확진자 수 중 최다수다. 하지만 확진자를 관리하기에 대구경북 지역의 의료인원은 턱없이 부족하다.

공중보건의사협의회에 따르면 지난 26일까지 네 차례에 걸쳐 자원자를 모집, 대구로 파견한 공보의는 모두 210여명에 달한다. 하지만 이들 중 경북대치과병원 교정실 직원 1명을 비롯해 중구 곽병원 간호사 2명, 달서구 계명대 동산병원 간호사 2명, 수성구 수성동 홍락원치과 사무원 1명, 달서구 성당동 원진약국 사무원 1명 등 7명의 의료진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일반 병원 의료진뿐 아니라 지자체 보건소 직원까지도 감염됐다. 24일 대구서구보건소 팀장급 직원이 확진 판정을 받은데 이어 해당 보건소 직원들을 대상으로 검체 검사를 실시한 결과 4명의 확진자가 추가 발생했다. 이들과 밀접 접촉한 260여명의 의료진도 격리된 상태다. 의료진이 감염되거나 격리되면서 남은 의료진들의 피로도가 갈수록 누적되는 총체적 난국이 펼쳐지고 있다.

이처럼 의료진 사이에서 확진이 많은 이유는 보호 장비 부족 때문이다. 의료연대본부 대구지역지부에 따르면 의료진의 감염을 막기 위해 착용해야하는 ‘레벨D 방호복’과 ‘N95 마스크’가 부족한 상태다. 이에 따라 방역당국은 최근 보호구 소요량 증가와 의료기관 건의를 바탕으로 선별진료소 등의 격리공간에서 검체 채취 시 전신방호복이 아닌 가운 사용을 권장하기로 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의료진 감염’이 더욱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비접촉 체온계의 부족도 심각하다. 확진 검사를 하기 위해 몰려온 환자들을 상대해야하는 간호사들에게 다수의 환자 접촉은 치명적일 수 있다. 그러나 비접촉 체온계가 대구시 환자들을 조사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상태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동산병원과 대구의료원 의료진 모두가 사투를 벌이고 있다”며 “계속 밤잠을 설치고 있어 피로도가 굉장히 높은 상황이다”라고 전하며 추가 의료진 파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대구경북의 음압병실 병상 충원도 시급하다. 도건우 미래통합당 예비후보(대구 중남)가 최근 보건복지부로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대구의 음압병실은 33개에 불과했다. 1000명이 넘어선 대구 경북 지역의 확진자를 수용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음압병실 이외의 확진자 격리 병실마저도 부족한 실정이다.

정세균 총리는 “대구에서는 병상이 있더라도 이런저런 이유로 확진자를 바로 수용할 수 없는 경우가 많고 입원할 병상이 준비되지 않아 치료받지 못하고 집에서 기다리는 분들이 계신다”며 “참으로 안타깝고 송구한 마음”이라고 언급했다.

이성구 대구광역시 의사회장은 “방역 당국은 더 많은 의료진을 구하기 위해 지금 발을 동동 구르며 사력을 다하고 있다”며 “일과를 마치신 의사 동료 여러분들도 선별진료소로, 격리병동으로 달려와 달라. 할 일이 너무 많다”고 호소했다.

담당업무 : 제약·바이오, 병·의원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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