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자동차산업] 엇갈리는 국내 완성차 노조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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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자동차산업] 엇갈리는 국내 완성차 노조 행보
  • 성희헌 기자
  • 승인 2020.02.25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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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한 계획 대비 40% 이상의 조업차질 만회해야”
각 사 노조 팔 걷어붙여… 르노삼성, 여전히 노사 분규 골머리
지난달 13일 부산 연제구 시청 앞에서 열린 르노삼성자동차노조 임금협상 쟁취 결의 집회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지난달 13일 부산 연제구 시청 앞에서 열린 르노삼성자동차노조 임금협상 쟁취 결의 집회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성희헌 기자] 국내 완성차 업체가 ‘코로나19’로 생산 차질을 빚고 있는 가운데, 이들 노조 행보가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연이어 공장 가동과 중단이 반복되면서 노조가 팔을 걷어붙인 곳이 있는 반면, 여전히 노사 분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곳도 있다.

25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로 계획 대비 40% 이상의 조업 차질 만회를 위해 노조의 적극적 협조가 요구되고 있다. 국내 자동차 산업 생산 차질이 발생하며 ‘위기설’이 커지면서, 노조의 ‘엇갈린 행보’는 더욱 두드러지는 양상이다.

현대차 노조는 코로나19 사태로 휴업한 이후, 생산성 만회를 위해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사태가 확산하면 올해 임금 교섭에 빨간불이 켜지겠지만, 돈보다 중요한 것은 조합원 건강과 생명”이라며 “각종 감염 예방 활동에 적극적으로 협조해달라”고 당부했다.

현대차 노조에 변화 분위기가 감지된 것은 올해 1월 ‘실리’ 성향 노조 집행부가 출범하면서부터다. 이상수 신임 노조 지부장은 ‘뻥’파업을 지양하겠다는 공약을 내걸기도 했다.

현대차 노조는 “고객이 없으면 노조도 회사도 존재할 수 없다”며 “회사는 사활을 걸고 부품 공급을 책임져야 하며, 조합원은 품질력을 바탕으로 생산성 만회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지엠 노조는 이달 창원공장 1교대 근무 체계 전환에 합의했다. 한국지엠 창원공장은 지난해부터 2교대에서 1교대로 전환을 준비해 왔다. 사측은 생산 물량 감소에 따른 인력 과잉을 문체로 1교대 전환을 추진했지만, 노조의 반대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노조가 이달 17일 1교대 근무 체계 전환에 합의함에 따라, 전기세 등 공장 운영에 투입되는 고정비를 줄일 전망이다.

기아차 노조는 올해 ‘2019 임금 및 단체협약’ 잠점합의안을 가결시켰다. 이 잠정합의안에는 생산물량 만회 및 임금보전 관련 개선방안 마련하고 사내근로복지기금 출연 등 내용이 추가로 담겼다. 

반면, 르노삼성의 노사분규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르노삼성의 운명을 건 신차 XM3 출시를 앞두고도 임단협 협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르노삼성은 이달 초 2019년 임단협 집중 교섭을 실시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노사는 작년 9월부터 임단협 협상을 벌이면서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부분파업과 부분 직장폐쇄 등으로 대치를 이어왔다.

르노삼성은 지난해 닛산 로그 위탁생산 물량이 줄면서 연간 생산량이 전년 21만대에서 16만5000대로 감소했다. 닛산 로그 위탁생산이 종료된 올해 생산량이 더욱 감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이를 극복할 ‘기대주’가 신차 XM3인 것이다.

회사는 XM3 유럽 수출용 위탁생산 물량을 배정받기 위해서는 생산비용을 유지하는 등 부산공장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2년 이상 기본급을 동결한 만큼 이번에는 반드시 고정급여 인상을 끌어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게다가 르노 본사에서는 르노삼성 노사분규를 이유로 신차 물량을 스페인으로 돌리는 것까지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신차 XM3의 성공적인 출시와 수출 물량 확보를 위해서는 노사분규를 하루빨리 해결하고, 노사 모두 안정적인 생산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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