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든 탑 무너지나’… 코로나 장기화에 일회용컵 허용
상태바
‘공든 탑 무너지나’… 코로나 장기화에 일회용컵 허용
  • 임유정 기자
  • 승인 2020.02.24 15: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코로나19 장기화 공포… “친환경 경각심 무너질 수 있어”
국내 22번째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 확진자가 다녀간 전남 나주시 한 마트에 입점한 카페가 6일 매장 이용객에게 머그잔 대신 일회용 컵을 제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국내 22번째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 확진자가 다녀간 전남 나주시 한 마트에 입점한 카페가 6일 매장 이용객에게 머그잔 대신 일회용 컵을 제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임유정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장기화 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를 기점으로 카페 내에서 자취를 감췄던 일회용 플라스틱 컵이 다시 등장하고 있다. 타인이 입을 댄 머그잔은 세척을 해도 불안해하는 소비자들이 크게 늘어나면서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애써 쌓은 친환경 ‘공든 탑’이 순식간에 무너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과태료 대상이었던 매장 내 일회용품 사용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전파 우려를 줄이기 위해 한시적으로 허용됐다. 이달 초 환경부는 공항, 기차역, 터미널 등 유동인구가 많은 매장은 일회용품 사용을 하도록 허용하고 있다.

또 환경부는 감염병 위기 경보 ‘경계’ 이상 단계가 유지되는 한도에서는 지방자치단체장들의 재량에 따라 규제를 확대 시행할 수 있도록 했다. 서울 서초구가 가장 먼저 결론을 내렸고, 이후 다른 지역으로까지 확산되는 모양새다.

정부 차원에서 일회용품 규제를 완화한 건 지난 2018년 8월 매장 내 일회용품 사용을 금지하는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자원재활용법)’을 시행한지 1년 6개월 만이다.

앞서 커피전문점들은 환경부의 법률 개정에 따라 지난 2018년 8월부터 매장 내 일회용 컵의 사용을 중단했다. 매장 안에서는 머그컵 외 사용을 금지하는 한편, 잠깐 머물다 가더라도 머그컵 사용을 권장해 왔다.

이에 따라 △스타벅스 △투썸플레이스 △탐앤탐스 △이디야커피 등 커피 프랜차이즈는 일부 매장에서 고객이 요청하면 음료를 플라스틱컵이나 종이컵에 제공하고 있다. 코로나19 위기 경보가 해제되기 전까지 일회용컵과 용기 등을 사용할 방침이다.

문제는 각 지자체 재량에 맡기다 보니 매장 내 일회용품 허용 여부는 동네마다 달라 소비자들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는 점이다. 매장 내 일회용품 허용 여부가 동네마다 달라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

한 커피 프랜차이즈 알바생 A(20대‧여)씨는 “본사 공지를 받은 바가 없는데 매장 내에서 일회용컵을 사용하게 해달라는 고객이 종종있어 곤란하다”면서 “일회용 컵에 주면 편하지만, 과태료 문제도 있고, 소비자의 불안을 이해하기 때문에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고 말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일회용컵을 한시적으로 허용한 서초구 내 매장이 점심시간대에 고객 요청이 소폭 증가했다”면서 “추가적으로 스타벅스 내 머그잔은 고객분들 안전을 위해 고온 세척과 열탕소독한 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애써 공들여 쌓은 친환경 규제가 순식간에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곳곳에 터져 나오고 있다. 일회용품에 대한 경각심에 대한 걱정도 적지 않다. 매장 내 일회용컵 사용이 한시적인 대처라고 하지만, 이번 코로나19 바이러스 사태가 언제 종식될지 모른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8월부터 실내 매장에서 일회용 컵을 제공하지 못하도록 규제하면서 실제 사용량이 급감한 바 있다. 환경부 조사 결과 일회용컵 사용량이 2018년 7월 206t에서 2019년 6월 51t으로 75%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사안이 사안인 만큼 고개들의 우려가 급증하고 있어 일부 허가가 떨어진 매장을 중심으로 일회용컵을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면서 “코로나19 사태가 지나고 나면 다시 매장내에서 머그컵을 사용할 수 있도록 권장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