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이젠 우리가 오를 차례”…수용성 규제하자 구리·남양주 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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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이젠 우리가 오를 차례”…수용성 규제하자 구리·남양주 호가↑
  • 이재빈 기자
  • 승인 2020.02.23 14: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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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주인들 일제히 호가 오르거나 매물 거둬
4호선·8호선 연장 등 교통호재도 다수 예정
“조정대상지역이라 실거주 아니면 세부담 커”
경기 구리시에 위치한 ‘e편한세상 인창 어반포레’의 입주권 호가는 현재 9억원에 달한다. 사진=이재빈 기자
경기 구리시에 위치한 ‘e편한세상 인창 어반포레’의 입주권 호가는 현재 9억원에 달한다. 사진=이재빈 기자

[매일일보 이재빈 기자] “9억원이 뭡니까. 10억원도 가능합니다.”

지난 21일 찾은 경기 구리와 남양주 별내동 공인중개소 관계자들은 한 목소리로 이같이 말했다. 지역은 달랐지만 상승에 대한 기대감은 매한가지였다. 특히 이들 지역은 집값 상승의 원흉으로 지목된 교통호재가 예정돼 있었다.

정부가 지난 20일 수원과 의왕, 안양 등 5곳에 대한 규제를 발표하자 시장의 이목은 ‘집값이 오를 다음 지역은 어디인가’에 쏠렸다.

구리와 남양주 별내동은 이미 2018년 8월과 2016년 11월에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됐다. 하지만 그간 집값상승이 덜했고 이번에 규제지역으로 새로 지정된 수원 등지에 비해 강남 접근성이 더 높아 앞으로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게 인근 공인중개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구리 A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수원에 대한 규제가 발표되자마자 집주인들이 일제히 매물을 거두거나 호가를 높였다”며 “오는 8월 입주를 앞둔 ‘e편한세상 인창 어반포’ 전용면적 84㎡는 9억원에도 안 판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고 귀띔했다.

해당 단지는 2018년 4월 청약을 진행한 곳으로 당시 분양가는 전용 84㎡ 기준 약 4억9000만~5억2000만원이다. 분양가 대비 시세가 4억원 가까이 뛴 셈이다.

인근에서 추진 중인 재개발 사업들도 집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구리에 있는 재개발 구역은 인창C구역과 수택E구역 등이다. 인창C구역은 이주를 준비 중이고 수택E구역은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한 상태다.

하지만 구리의 집값을 들쑤시고 있는 가장 큰 불씨로는 서울지하철 8호선 연장이 꼽힌다. 2023년 개통 예정인 8호선 연장선은 암사역부터 남양주 별내역까지 잇는 노선이다. 인근 B공인중개소 관계자는 “8호선만 개통하면 송파까지 20분이면 충분히 간다”며 “8호선 역사가 들어서는 지역들은 전부 집값이 오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역시 8호선 연장선이 들어서는 남양주시 별내역 인근도 집값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은 모습이다. 지난해 12월 19층이 6억7500만원에 거래됐던 ‘별내신도시 쌍용예가’ 전용 101㎡는 지난 3일 9층이 7억700만원에 최고가를 기록했다. 현재 이 단지 같은 평형 매물은 8억원을 호가한다.

2021년 5월 4호선 연장선이 들어서는 북별내도 들썩이고 있다. 별내 C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별내 아이파크2차’는 6억원 초반대에서 거래가 됐었다”며 “현재 호가가 7억5000만원으로 비싸 보이나, 앞으로 역이 계속 들어서는 만큼 값이 계속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구리나 남양주 일대는 강남 접근성도 높고 개발 호재도 많아 가격이 꾸준히 오르기는 할 것”이라면서도 “규제지역이기 때문에 실수요자가 아닌 다주택자가 집을 구매할 경우 세금 부담이 적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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