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發 주저앉은 성장률...꼬리 무는 비관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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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發 주저앉은 성장률...꼬리 무는 비관론
  • 이광표 기자
  • 승인 2020.02.23 11: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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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IB들 최악 시나리오 전제 0%대 성장 전망까지
수출·내수 타격 가시화...1분기 마이너스성장 우려 커져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며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도 줄줄이 하향조정되고 있다. 사진은 서울 명동 거리의 한산한 모습.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며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도 줄줄이 하향조정되고 있다. 사진은 서울 명동 거리의 한산한 모습.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급증 속에 한국의 경제 성장률이 2%에 못 미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꼬리를 물고 있다.

경제 성장의 두 축인 수출과 내수가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꽁꽁 얼어붙으면서 성장 둔화가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모건스탠리와 노무라증권은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해 한국의 올해 성장률이 0%대에 그칠 거라는 예측까지 내놨다.

23일 블룸버그가 42개 해외 경제연구기관·투자은행(IB) 등으로부터 집계한 올해 한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을 보면 5개 기관이 1%대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집계에 반영되지 않은 캐피털이코노믹스, 노무라증권, 모건스탠리 등의 최신 전망까지 포함하면 최소 8곳이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2%에 못 미칠 가능성을 경고한 셈이다.

ING그룹은 올해 한국 경제가 1.7% 성장하는데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12월까지만 하더라도 한국의 올해 성장률을 2.2%로 제시했지만 두 달 만에 0.5%포인트 낮은 전망치를 내놨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한국 성장률을 2.2%로 봤다가 1.8%로 내렸다.

로이드 챈 옥스퍼드 이코노미스트는 "코로나19 발병은 중국 경제활동에 근본적인 충격을 안겼으며 가까운 시일 안에 공급 사슬 붕괴를 가져올 것이고 중국과 경제적 연결고리가 강한 한국의 수출 전망을 꺾을 것"이라며 성장률 하향 배경을 설명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는 지난해 12월 내놓은 전망을 그대로 유지해 1.8%를 제시했고, IHS마킷과 소시에테제네랄은 각각 1.9%를 예상했다.

노무라증권은 이달 14일 블룸버그 집계까지만 하더라도 2.1%의 성장세를 점쳤지만, 18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1.8%로 전망치를 낮췄고, 중국의 봉쇄 조치가 길어질 경우 한국의 성장률이 0.5%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내걸었다.

캐피털이코노믹스는 지난 8일 한국의 올해 GDP 성장률을 2.5%에서 1.5%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모건스탠리의 경우 시나리오별로 나눠 코로나19 사태 전개에 따라 한국의 올해 성장률이 최소 0.8%포인트, 최대 1.7%포인트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의 GDP 성장률은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0.8%)과 외환위기 국면이었던 1998년(-5.5%), 2차 석유파동이 있었던 1980년(-1.7%)을 제외하고 2%를 밑돌았던 적이 없다..

성장률 전망을 끌어내린 건 이미 수출과 내수 부문에서 코로나19의 타격이 가시화되고 있어서다.

수출의 경우 이달 1∼20일 1일 평균 수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3% 감소했다. 조업일수 증가 덕에 수출 총액은 12.4% 증가했지만, 국가별로 쪼개보면 중국 수출은 3.7%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 측면에서는 관광객 감소와 백화점·마트 매출 감소가 두드러진다. 1월 20일부터 2월 10일 사이 관광객 규모는 2.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서도 유커(중국인 관광객)가 크게 줄었다. 1월 24∼31일 사이 유커는 1년 전보다 1만2358명, 1일 평균 1544명 감소했다.

감염 우려에 다중시설 이용을 꺼리는 것도 매출 급감에 영향을 주고 있다. 온라인 매출이 지난달 20일부터 20일 동안 19% 늘기는 했지만, 여전히 온라인 매출 비중이 전체의 26.6%에 그치는 현실을 고려하면 온라인 판매의 증가로 오프라인 매출 감소를 상쇄하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코로나19의 여파는 당장 1분기 성장률에서도 숫자로 드러날 전망이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각 기관의 올해 1분기 한국 성장률 평균치는 1월 기준 0.4%(전기 대비)에서 이달 0.1%로 0.3%포인트 하향 조정됐다.

특히 1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점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노무라증권은 한국의 올 1분기 성장률이 최악의 경우 -2.9%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봤고, JP모건도 1분기 성장률을 -0.3%로 예상했다.

한편 시장은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할 수정경제전망에 주목하며, 기존 전망치인 2.3%보다 낮출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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