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더 적극적인 재정정책 필요한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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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더 적극적인 재정정책 필요한 때
  •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
  • 승인 2020.02.21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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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

잦아드는가 싶던 코로나19의 확산이 재개되며, 대중국 수출, 부품 조달 문제로 인한 생산 차질 등 중국을 경유한 성장 둔화 압력뿐 아니라, 국내 경제 자체의 성장 둔화 압력이 커지고 있다. 특히 상대적으로 성공적이라 평가되던 방역 체계에 허점이 드러나며 앞으로 추가적인 확산과 충격이 어디까지 진행될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늘 그래 왔듯이 일정한 시간이 지난 후 언젠가 전염병은 잡히고 억제됐던 수요가 늘어나며 성장도 회복되겠지만, 짧으면 1분기 길면 상반기 내내 나쁜 경제 성적표를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초기 단계에서 확산 방지에 자신감을 가졌던 정부도 이미 방향을 바꿨고, 적극적인 충격 완화 정책을 사용할 것임을 밝히고 있다.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한다고 하니, 재정 조기 집행이 빨라질 것이고, 정책금리 인하를 포함한 다양한 유동성 대책도 마련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 인하에 대한 한국은행 총재와 정부의 시각에 약간의 차이가 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성장률이 1%대로 하락할 위험을 앞두고 이견이 깊어질 가능성은 작다.

특히 지금 단계에서는 대폭적인 금리 인하 등 적극적인 통화정책보다는 과감한 재정정책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국내에서 금리 인하의 효과가 과거보다 줄었기 때문이다. 금리 인하가 성장에 긍정적인 효과를 주려면 투자나 소비를 위한 대출이 늘어야 하는데 그럴 만한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로 금융위기 이후 데이터를 보면 금리를 내려도 가계의 순저축률은 오히려 올라가는 모습이 관찰된다. 기존 대출의 이자지급이 줄어드는 긍정적 효과도 섞여 있겠지만, 급격한 노령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낮은 금리가 오히려 노후 대비에 필요한 저축액을 늘리도록 압박하고 있는 것 아닌가 우려된다.


여기에 우리는 여전히 부동산 시장의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작년 12.16 부동산 대책으로 서울 지역 고가 아파트 가격은 어느 정도 안정됐다는 평가지만, 수원, 안양 등 경기도 지방에서 풍선효과가 나타나 불과 두 달 만에 새로운 대책이 나온 상황이다. 특히 금리 인상기에 다소 안정된 흐름을 보였던 글로벌 주요 지역 부동산 시장도 작년 중반 금리 인하가 재개되며 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낮은 명목, 실질 금리가 가격을 떠받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재정정책 측면에서 우리는 아직 여력이 있다고 판단된다. 최근 IMF에서도 독일, 한국 등 재정 여력이 충분한 국가들의 경우 적극적인 재정 확대 정책이 대안이 될 것이라 주장한 바 있다. GDP 대비 재정적자, 정부부채 규모가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다. 필자 역시 대규모 재정적자가 나타날 때 통화와 채권시장의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에 동감하지만, 높은 국가 신용등급과 국내의 대규모 장기 유동성을 감안할 때 아직은 기회가 남아 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


물론 재정정책에는 위험이 있다. 앞서 언급한 외환, 채권시장의 불안도 한가지 위험이지만, 성장률을 유지하기 위해 재정의 규모를 계속 늘려 나가려는 유인이 커진다는 점, 즉 경제의 재정의존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이 큰 위험이다. 특히 우리는 잠재성장률이 빠르게 낮아지는 국면에 있다. 성장을 높이려는 유혹이 재정의존도를 더 높일 수 있는 환경이란 얘기다.


하지만, 이러한 위험을 줄이는 방법은 재정정책을 쓰지 않는 것이 아니라, 슬기롭게 쓰는 것이다. 예를 들어 그냥 돈을 나눠주는 게 아니라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기술, 혁신, 재교육, 기업과 산업 구조조정 등 분야에 집중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코로나19 충격에 대응하는 재정정책을 사용하되, 앞으로의 경제에도 도움이 되는 방향을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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