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케이블TV… 통신사와 인수합병 이후 전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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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케이블TV… 통신사와 인수합병 이후 전략은?
  • 김정우 기자
  • 승인 2020.02.20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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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헬로비전은 LG유플러스 망을 임차해 기가급 케이블 커버리지를 확대, 시너지를 창출한다고 밝혔다. 사진=LG헬로비전 제공
LG헬로비전은 LG유플러스 망을 임차해 기가급 케이블 커버리지를 확대, 시너지를 창출한다고 밝혔다. 사진=LG헬로비전 제공

[매일일보 김정우 기자] IPTV에 시장을 빼앗기고 있는 케이블TV가 통신사와 합병을 통한 활로를 모색하는 가운데 장기적인 경쟁력 확보 계획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방송통신위원회가 발표한 ‘2019년도 방송시장경쟁상황평가’에 따르면 2018년 유료방송시장에서 IPTV 가입자 수는 1566만명으로 지속 증가한 반면, 케이블 유선방송사업자(SO)는 1380만명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케이블TV 가입자는 2016년 1389만명에서 2017년 1404만명으로 소폭 늘었다가 다시 떨어졌다.

유료방송시장 점유율은 IPTV가 47.8%, 케이블TV가 42.2%다. 2017년 IPTV가 케이블TV를 역전한 후 격차는 더 벌어졌다. SO들은 각각 권역별 방송 시장을 보유한 만큼 꾸준히 영업이익은 내고 있지만 전체 시장은 IPTV에게 잠식당하고 있다. 통신사가 운영하는 IPTV는 이동통신과의 결합상품 등을 무기로 꾸준히 가입자를 확보해 왔다.

지난 수년간 대형 SO는 소규모 SO와의 합병을 통한 가입자 확보,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등을 활용한 서비스 개발 등으로 기업가치 제고에 힘써왔다. 독자 성장의 한계에 따라 추후 인수합병(M&A)에 대비한 ‘몸값 올리기’라는 평가도 있었다.

지난해에는 LG유플러스가 시장 점유율 1위 SO인 CJ헬로(현 LG헬로비전)를 인수하며 방송-통신 결합의 물꼬를 텄다. 올해는 오는 4월말까지 SK텔레콤 자회사 SK브로드밴드와 2위 SO 티브로드의 합병이 이뤄질 예정이다.

합병이 성사된 SO는 통신사와 협업을 통해 방송·인터넷 상품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LG헬로비전의 경우 최근 LG유플러스 망을 임차해 기가급 케이블 커버리지를 99%까지 확대했다. 티브로드도 인수가 마무리되면 SK텔레콤과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는 입장이다.

남은 SO의 생존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3위 SO 딜라이브는 2016년 넷플릭스와 협업해 OTT셋톱박스를 출시, 누적 42만대를 판매하는 등 사업 다각화 활로를 꾀해 왔다. 올해는 가전 렌탈과 쇼핑을 아우르는 홈서비스까지 공략하는 ‘복합미디어기업’ 도약을 선언, 200억원 투자 계획을 밝혔다. 장기간 매각 시장에 있던 딜라이브는 추후 KT 또는 SK텔레콤 등에 인수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다만 통신사와 케이블TV의 합병 효과에 대한 회의적 시각도 있다. 통신업계 일각에서는 사실상 가입자 확보를 위한 방송사 인수를 통해 구체적으로 얼마나 시너지가 창출될지 의문을 제기했다. 또 OTT 등 개인화 미디어로 무게중심이 빠르게 이동하고 있는 시장에서 IPTV와 케이블TV 모두 위협을 받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방송통신 결합을 승인한 것은 OTT 등의 등장에 따라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콘텐츠 투자가 이뤄져야 하고 이를 위한 규모의 경제가 필요하다는 관점에 따른 것”이라며 “통신사의 인공지능(AI) 등 서비스와 연계한 경쟁력 창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남은 SO의 경우 성장세와 영업이익이 줄어들 수는 있겠지만 요금 가격경쟁력은 있기 때문에 사업은 지속될 것”이라며 “다만 다른 사업자와 제휴를 해서 살아남을 수도 있고 방송 외 사업까지 구상해야 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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