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비상] 지역감염에 공기 전파… 경보 격상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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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비상] 지역감염에 공기 전파… 경보 격상 시급
  • 한종훈 기자
  • 승인 2020.02.20 15: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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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확진자 접촉 없이 발병자 발생
대구·경북 무더기 감염 지역사회 ‘초토화’
중국 ‘에어로졸’ 통해 전파 가능성 인정
정부 “경계 유지, 심각 단계 준해서 대응”
대규모 확진자가 발생한 대구교회 인근에서 남구청 보건소 관계자가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대규모 확진자가 발생한 대구교회 인근에서 남구청 보건소 관계자가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매일일보 한종훈 기자] 국내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 사이에 수십명씩 늘어나고 있다. 이에 정부의 감염병 위기 경보를 현재 경계 수준에서 격상해야 한다는 주장이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현 경계 단계를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최근 들어 해외 여행이나 확진자와 접촉 없는 원인불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문제는 이 환자들과 접촉 등을 통해 무더기로 코로나19에 감염되는 사태가 발생하면서 지역사회는 초비상이 걸렸다. 정부의 1차 방역 대책이 무너진 셈이다. 무엇보다 관리 불능 상태의 대규모 확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되고있다.

뿐만 아니라 코로나19가 공기 중에 떠 있는 고체 또는 액체 미립자인 에어로졸을 통한 전파 가능성도 인정됐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코로나19 치료방안 제6판에서 “에어로졸을 통한 전파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에어로졸 형태로 화장실의 하수도를 거쳐 전파할 수 있다는 경고와 우려를 공식 인정한 것이다. 에어로졸 전파는 2003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당시 홍콩의 아모이가든 아파트 집단 감염 사태의 원인으로 추정된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에어로졸 전파 위험을 경고해왔다.

또, 구강과 혈청뿐만 아니라 항문에서 채취한 검체에서도 검출된다는 보고도 나왔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대변을 통해 환자 주변 환경을 오염시키고 추가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19로 진단받아 10일째 치료 중인 환자 15명을 대상으로 항문에서 면봉으로 검체를 채취해 분석한 결과 4명(26.7%)이 바이러스 양성으로 확인됐다.

특히 감염의 후반 단계로 갈수록 구강보다 항문에서 채취한 검체에서 양성률이 더 높았다. 일부 환자의 경우 혈청 검사에서는 바이러스가 검출됐지만, 구강 검체에서는 음성으로 나타났다. 바이러스가 지속해서 증식하는 상태에서도 구강 검체에서는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아 검사 오류가 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이 같은 전파 위력 등으로 지역사회 감염이 더 퍼질 것을 우려해 의료계와 정치권에서는 감염병 위기 경보 단계를 심각으로 격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고 단계인 심각 단계로 격상하게 되면 정부가 휴교령, 집단행사 금지 등을 강제로 할 수 있다.

하지만 정부는 현재 경계 수준의 감염병 위기 경보를 유지하기로 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20일 국내에서 코로나19 첫 환자가 나오자 위기 경보 수준을 ‘관심’에서 ‘주의’로 올렸다. 이어 일주일 뒤 경계 수준으로 한 단계 더 상향 조정한 바 있다.

김강립 중앙사고수습본부 부본부장은 2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아직은 지역사회의 감염병 전파가 일부 지역에서, 제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면서 “현재 감염병예방법에 따르면 현 단계와 같은 경계 유지가 맞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부본부장은 “경계 수준을 유지한다고 하더라도 이미 심각 수준에 준하는 상태로 감염병 대응에 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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