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어드십 코드] 기업 옥죄는 스튜어드십 코드, '연금 사회주의'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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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어드십 코드] 기업 옥죄는 스튜어드십 코드, '연금 사회주의' 우려
  • 조성준 기자
  • 승인 2020.02.20 15: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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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내달 대기업 주총 앞두고 강도높은 목소리 낼 전망
재계, 정부 지배 下 국민연금의 독립성·전문성에 의구심
국내 기업들이 내달 정기주주총회를 앞둔 가운데 스튜어드십 코드(수탁자책임 원칙)에 의한 기업 경영에 대한 과도한 침해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내 기업들이 내달 정기주주총회를 앞둔 가운데 스튜어드십 코드(수탁자책임 원칙)에 의한 기업 경영에 대한 과도한 침해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조성준 기자] 내달 기업들의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스튜어드십 코드(수탁자책임 원칙)의 기업 의결권 영향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기관투자 공적 연기금의 대표격인 국민연금공단이 최근 기업들에게 지배구조 개선 등을 적극 요구하기로 선언했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 기준 스튜어드십 코드 참여 기업은 116곳으로, 1년 전 73곳보다 43곳이 늘었다. 최근 3곳이 추가돼 현재는 119곳이 참여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대선 공약이기도 한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분위기에 지난 11일 공무원연금공단도 제도 참여를 확정지으면서 국민연금·사학연금·공무원연금 등 3대 공적 연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이 완료됐다.

공적 연기금 기관들은 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투명경영·민주적 의사결정을 촉구하는 방향으로 주총 등에서 의견을 개진한다. 기업의 주요 안건이 주주들의 의견 불일치를 보일 때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수 있다.

스튜어드십코드는 지난 2010년 영국에서 ESG(환경·사회적책임·재무구조)를 강조하며 탄생했다. 주인의 재산을 관리하는 집사(스튜어드)처럼 기관투자자로서 연기금이 가입자 재산을 제대로 관리하기 위해 투자기업 의사 결정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라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기업에 투자한 국민연금같은 공적 연기금은 이 제도를 통해 기업의 의사결정 개입을 보장받는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8년 7월부터 제도가 시행 중이다.

재계에서는 국민연금이 해당 기업들에게 실적 부진과 재무 구조 악화 책임, 사업 및 투자 계획 등 경영에 대한 전방위적인 발언을 해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국민연금이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기업은 총 313곳이다. 국민연금은 이 중 56개사의 주총에서 배당 확대와 지배구조 개선 등의 의견을 내겠다고 예고했다.

스튜어드십 코드 확산으로 주총에서 회사의 뜻에 반하는 의견도 크게 늘었다. 기업지배구조원에 따르면 재무제표·이익배당 안건의 경우 기관투자가 반대율이 2018년에는 평균 1.1%에 불과했지만, 작년에는 36.2%로 급등했다.

기업지배구조원 관계자는 "민간 자산운용사 등의 반대율이 반영되지 않은 잠정 수치긴 하지만 스튜어드십코드로 기업이 낸 안건에 대한 반대율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국민연금이 정부 지배 하에 있어 제도가 관치 경제, '연금 사회주의'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재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기금의 투자·운용이나 기업경영에 전문성이 떨어지는 위원들이 참여하고 있어 국민연금의 의사결정이 정치적 판단에 휘둘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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