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정봉주발 제2의 총선 참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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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정봉주발 제2의 총선 참패?
  • 박지민 기자
  • 승인 2020.02.20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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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박지민 기자] 4·15 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온 시점, 정치권은 총선 승리를 위한 공천 전쟁이 한창이다. 최근 가장 눈길을 끄는 공천 이슈라면 단연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강서갑에 출마하겠다며 당에 공천 신청한 김남국 변호사의 '자객 공천' 논란을 꼽을 수 있다. 이번 논란은 19대 총선 노원갑의 재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이목을 끈다. 2012년 19대 총선에서 민주당(당시 민주통합당) 정봉주 전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였던 서울 노원갑에 김용민씨를 대타로 내보냈다. 그래서 당시 지역구 위탁관리라는 말이 나왔다. 그런데 대타로 내세운 김씨의 패륜적인 막말이 논란이 되면서 민주당은 선거에서 패배하게 된다. 이번 역시 정 전 의원이 다시 한 번 민주당에 참패를 안겨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 변호사는 '청년정치'를 명분 삼아 서울 강서갑에 출마했지만 세간에서는 정 전 의원의 대타가 아니냐는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조국 사태에서 당내에서 사실상 유일하게 소신 비판에 나선 금 의원은 정 전 의원의 표적이 됐다. 정 전 의원은 공공연히 금 의원 제거를 외치며 강서갑 출마를 선언했는데 '미투 의혹'이 발목을 잡았다. 결국 출마를 접어야할 상황이 되자 자신을 대리해 금 의원 지역구를 접수할 적임자로 김 변호사를 골랐다는 게 세간의 시선이다. 19대 총선에서 노원갑을 지키기 위해 김씨를 대리인으로 내세웠던 것처럼 이번에도 김 변호사를 대리인으로 내세우지 않았겠냐는 것. 

김 변호사 지키기에 나선 정 전 의원의 발언을 보면 이 같은 시선에 힘이 실린다. 정 전 의원은 민주당 지도부를 향해 "민주당의 '중도' 뽕을 맞은 의원들이 김남국을 도륙한다"며 "당원들이 어찌 생각하는지 묻는 경선이 두려워 정봉주도 막고, 이제는 김남국도 막는 꼼수를 부리냐. 경선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중대 결단을 하겠다"고 했다. 특히 그는 "경선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중대 결단을 하겠다. 이 총선을 정봉주 이름 석자의 블랙홀로 빨아들이는 결단이 될 것"이라고 민주당 지도부를 협박하기도 했다. 정 전 의원은 자신의 출마가 막혔을 때도 "민주당이 하는 걸 보고 대응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정확히 김용민 때랑 똑같은 상황"이라며 "김남국을 자르지 못하게 하는 것은 정봉주"라고 했다. 그리고는 "김남국 협박공천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공천은 총선 승패를 가를 만큼 매우 민감한 사안이다. 공천 악재는 자칫 총선 패배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위험 요소를 최대한 배제하는 것이 중요하다. 2012년 총선 당시에는 실제로 정 전 의원이 내세운 김씨가 과거 욕설 및 여성혐오 발언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에 휩싸였고, 총선 패배로 이끈 바 있다. 민주당은 정 전 의원의 '김남국 밀어붙기'가 '제2의 정봉주발 총선 참패'로 이어지지 않도록 현명한 판단을 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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