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운드리 후발주자’ 삼성전자, 인텔 이어 퀄컴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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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드리 후발주자’ 삼성전자, 인텔 이어 퀄컴도 잡았다
  • 이상래 기자
  • 승인 2020.02.19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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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팹리스 1위’ 퀄컴 5G 모뎀칩 생산 계약 성공
작년에는 인텔과 계약…133조 초대형 투자 결실
삼성전자가 퀄컴으로부터 새로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물량 확보에 성공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퀄컴으로부터 새로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물량 확보에 성공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매일일보 이상래 기자] 삼성전자가 퀄컴으로부터 새로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물량 확보에 성공했다. 파운드리 후발주라는 불리한 여건 속에도 지난해 인텔에 이어 또 다시 새 계약을 따낸 것이다.

1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퀄컴으로부터 5나노 공정을 활용한 5G 모뎀칩 '스냅드래곤 X60 5G-RF 시스템(스냅드래곤 X60)' 생산 계약을 따냈다. 스냅드래곤 X60은 스마트폰 등의 기기를 5G 네트워크에 연결하는 장치다. 이번 물량은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5나노 공정에서 생산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파운드리 후발주자인 삼성전자가 퀄컴으로부터 새로운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한 것이 의미가 있다고 본다. 파운드리 사업의 특성상 후발주자가 기존의 강자를 추월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팹리스 업체 입장에서 자신의 제품 설계를 주고 생산을 맡기는 만큼 파운드리 업체에 대한 믿음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이같이 견고한 신뢰는 거래가 오랜 시간 이어지면서 성립되는 것으로, 뒤늦게 출발한 후발주자가 기존의 시장을 비집고 들어가기가 쉽지 않다. 업계에서 메모리 반도체 1위 삼성전자라도 파운드리 시장 개척은 쉽지 않을 것이란 비관적 시선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삼성전자에 대한 시선이 바뀌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삼성이 ‘시스템 반도체 2030’을 발표한 뒤다. 지난해 4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2030년까지 파운드리를 포함한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 133조원을 투자 청사진을 내놓았다.

대대적 투자는 결국 성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인텔로부터 PC용 중앙처리장치(CPU) 위탁 생산을 따냈다. 인텔이 간단한 부품은 삼성전자와 파운드리 계약을 한 사례는 있지만, 주력 분야인 핵심 시스템반도체 CPU의 위탁 생산을 맡긴 첫 사례다. 당시 인텔은 PC용 CPU 공급 부족현상이 심각해져 위탁 생산을 맡길 파운드리 업체로 TSMC와 삼성전자로 결정했다. 특히 메모리와 비메모리를 합친 전체 반도체 분야에서 1위를 경쟁자인 삼성전자에게 맡겼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인텔에 이어 올해 퀄컴과 새로운 계약 체결에 성공하자 업계에서는 삼성의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이 확대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글로벌 1위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업체 퀄컴은 파운드리 업체로서 반드시 잡아야하는 고객이다. 로이터통신은 “삼성전자가 스냅드래곤 X60 일부를 생산하지만 X60 모뎀이 많은 모바일 기기에서 사용될 가능성이 높아 삼성 파운드리 사업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파운드리 시장 기준 삼성전자는 17.8% 점유율로 TSMC(52.7%)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또한 삼성전자의 추가적인 새 계약 성사 기대감도 높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대형 고객사의 8나노 컴퓨팅 칩 양산이 본격화되고, 5G향 선단 공정 수요 확대로 2020년 의미있는 두 자릿수 매출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며 “선단 공정인 4나노 공정의 제품 설계를 완료하고 5나노 공정에서는 모바일 외에도 다수의 제품을 추가로 설계 완료해, 고객과 응용처를 다변화해 미래 성장기반을 마련하는 한편 이를 바탕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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