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 희망퇴직]'취업자 증가' 정부발표, 속 들여다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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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계 희망퇴직]'취업자 증가' 정부발표, 속 들여다보니
  • 조성준 기자
  • 승인 2020.02.19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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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취업자 증가 56만명 중 50만명 정부 정책 따른 '60대' 일자리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1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고용노동부, 환경부, 농림축산식품부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1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고용노동부, 환경부, 농림축산식품부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조성준 기자] 제조업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체가 불황의 늪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지만 정부가 최근 고용 동향이 좋아졌다고 분석하는 등 현실과 동떨어진 인식을 보였다.

정부가 지난달 고용 인원이 전년 동기 대비 약 56만명이 늘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지만 그 중 50만명은 60대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겨울철 취약계층의 소득 안정을 위해 노인 일자리를 늘리면서 발생한 단기 효과로 풀이된다.

통계청이 지난 12일 발표한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680만명으로 1년 전보다 56만8000명(2.2%) 늘어났다. 지난해 8월(45만2000명), 9월(34만8000명), 10월(41만9000명), 11월(33만1000명), 12월(51만6000명)에 이어 6개월 연속 30만명 이상 증가한 셈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자료가 나온 12일 경제활력대책회의 모두발언에서 "1월에도 취업자수, 고용률, 실업률 등 3대 고용지표가 모두 크게 개선되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지속한 고용회복 흐름이 더 견조해지는 모습"이라며 "양적 측면 뿐만 아니라 질적 측면에서도 개선세를 이뤘다"고 말했다.

하지만 늘어난 취업자 중 무려 89%인 50만7000명이 60대 이상으로, 정부의 일자리정책에 따른 임시적 현상으로 볼 수 있다.

40대 취업자 수는 8만4000명 감소해 전 연령대 중 유일하게 감소 행진을 보였다. 40대 취업자는 2015년 11월 감소세로 돌아선 뒤 50개월째 줄고 있다.

40대 중 실직 상태인 인구도 25만5000명으로 2013년 2월(26만8000명)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40대 중 무직 상태인 인구 증가율은 모든 연령대 중 가장 높다. 이는 사업 실패나 구조 조정 등으로 실직한 40대가 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이밖에 정부는 제조업 취업자가 8000명 늘어 22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으며, 건설업도 지난달 5000명 늘면서 5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고 밝혔지만 제조업 취업자의 연령별 구분이 명확하지 않아 신규 취업 인력의 89%인 60대 이상 취업 증가 영향이 적지않게 줬을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가 60대 단기 일자리를 제공해 나타난 현상을 마치 전체 고용시장이 좋아진 것처럼 발표했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핵심 인력 층인 40대는 실업이 늘었다. 무엇보다도 업종을 불문하고 앞다퉈 희망퇴직·명예퇴직을 진행 중인 산업계 현장의 분위기는 차갑다.

한 전문가는 "40대 일자리 문제는 산업 구조에서 매우 중요하기때문에 고용률 개선 목소리가 나온 지 오래 됐다"며 "60대 일자리 늘려서 고용 지표를 좋게 만든 것이 기업 경영환경 개선이나 진정한 의미의 고용 증진과는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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