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비상] 대구서 집단감염 발생…‘정부정책 올바로 가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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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비상] 대구서 집단감염 발생…‘정부정책 올바로 가고 있나’
  • 김동명 기자
  • 승인 2020.02.19 14: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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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자 동선 파악에만 의존하는 시스템 한계 드러나
31번 환자 등 격리 무시자 더 이상 발생해선 안 돼
확산 대비해 ‘음압병실’ 등 부족 방역 시설 늘려야
노홍인 중앙사고수습본부 총괄책임관(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이 19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코로나19 대응 중앙사고수습본부 상황점검회의 결과 등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노홍인 중앙사고수습본부 총괄책임관(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이 19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코로나19 대응 중앙사고수습본부 상황점검회의 결과 등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김동명 기자]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대구·경북지역에 확산되면서 정부의 방역대책에 대한 의구심이 높아지고 있다.

19일 보건당국에 따르면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15명이 추가돼, 총 46명으로 늘어났다.

지난 18일 확진 판정을 받은 31번 확진자와 같은 교회를 다닌 10명과 병원 내 접촉자 1명 등이 집단 감염되면서 ‘청정지역’이라고 불리던 대구 지역이 순식간에 감염확산의 중심에 서게 됐다. 새로 확인된 환자 15명 중 13명이 대구·경북지역에서 확인된 만큼 대한민국 전역이 코로나바이러스 ‘위험지역’이 돼가고 있다.

환자가 입원해있는 경북대병원은 응급실을 폐쇄하는 등 비상조치에 나섰다. 현재 환자는 음압병상에 입원 중인 가운데 18일 오후 11시 15분부터 응급실을 폐쇄했다. 영남대학교 영천병원도 응급실을 폐쇄하고 방역에 나섰다.

계명대학교 동산병원도 어제 37세 여성 코로나19 의심 환자가 다녀간 것으로 확인돼 응급실 신규 환자 진입을 차단한 상태다. 현재 이 여성은 해당 병원 음압병동에 격리됐다.

이번 사태 이전에 보건 당국은 통제 속에서 코로나19를 잘 관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진단검사 대상을 확대해 외국에서 입국 후 이상이 있다고 신고하거나 의료기관에 의심을 의뢰한 유증상자들을 매일 1000명이상 검사하면서 방역 시스템을 가동 중이다.

국내 방역 체계의 핵심은 ‘정보공유’였다. 국내 보건당국은 병원이나 약국에 수진자자격조회(건강보험 자격조회), ITS(해외여행이력정보제공 프로그램), DUR(의약품 안전사용서비스)을 통해 환자의 여행력을 공유하고 있다. 확진자가 발생하면 역학조사관을 투입해 동선 파악에 주력했다.

하지만 지역사회 감염으로 코로나 국면이 새롭게 접어들면서 이전의 방역 시스템 개선에 대한 목소리가 들려오고 있다. 일단 환자의 동선만 따라다니며 방역을 해도 감염자가 의외의 곳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특히 성동구 사근동에 거주하는 32번 환자(한국인, 78세)의 경우 해외여행 이력도 없고 코로나19 확진자 접촉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상당한 거리가 있는 지역에서 연쇄적인 감염 사태가 발생하고 있는 이유는 교통의 발달 때문이다.

홍콩 감염 전문가들도 코로나19의 발현지인 우한에서 외부로 급속히 질병이 퍼져가는 원인으로 중국을 가로지르는 ‘고속철도’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이유로 한국의 경우 KTX와 STR 등 각 지역을 2시간 안에 움직일 수 있는 교통수단들이 많아 전국적인 유행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방역당국은 감염자의 지역과 동선 위주로만 집중 방역에 나서는 한편 이외의 지역에 대한 방역통제 강도는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

코로나19 의심자에 대한 대응 여부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31번 환자의 경우 코로나19 증상이 나타난 이후에도 입원실을 무단으로 나가 교회 예배에 참석하는 등 대구 곳곳을 돌아다녔다. 심지어 서울에 있는 교단 본부까지 왕래하면서 집단 감염의 원인을 제공했다. 일각에서는 이미 지역사회 내 감염 의심 사례가 속출하는 상황에서 방역당국이 선제적으로 코로나19 환자를 걸러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확진자를 관리하는 방역시설도 부족한 것으로 밝혀졌다. 전문가 대부분이 국가지정 음압 병상 198개로는 앞으로의 코로나 사태를 관리하기에 부족하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음압 병실이 아니더라도 늘어나는 코로나19 환자를 격리할 수 있는 병상은 시급히 확보해야한다.

백신개발도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은 우선 코로나19 바이러스 치료제와 백신 개발을 위한 연구과제를 긴급 공고하고 오는 26일까지 연구내용을 접수받고 있다. 총 4억4700만원 규모의 예산이 투입되며 4개 과제가 학술연구 개발용역의 형태로 진행될 계획이다. 현재까지는 ‘확진자 혈액을 이용한 치료용 항체후보물질 발굴’이 치료제 개발에 유력한 연구내용으로 점쳐지고 있다.

병원 보건관계자는 “보건당국은 사실상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 가장 중대한 기로에 놓인 것이나 다름없다”며 “폭발적인 감염확산을 막기 위해선 지역감염을 효과적으로 방어하고 선제적인 움직임을 통해 이전과 같이 통제가능한 단계로 되돌려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담당업무 : 제약·바이오, 병·의원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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