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스포크처럼 경험혁신…‘알아서 척척’ AI 기능 소비자 사로잡아
세계 시장 두드리는 프로젝트 프리즘, 글로벌 가전 리더십 강화
[매일일보 이상래 기자] 삼성전자 프로젝트 프리즘 두 번째 제품인 ‘그랑데AI’ 세탁기·건조기가 국내 가전의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그랑데AI가 삼성전자의 세탁기와 건조기의 주력 제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삼성전자 이번달 전체 세탁기 매출(금액 기준)은 작년 동기보다 60% 성장했다. 삼성 전체 건조기 매출은 작년 동기보다 무려 2배 늘어났다. 지난달 출시한 그랑데AI 효과가 삼성전자의 세탁기와 건조기 매출 증대로 이어졌다.
그랑데 AI는 삼성전자 프로젝트 프리즘의 두 번째 제품이다. 프로젝트 프리즘은 삼성전자가 소비자 가전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꾸겠다며 특별히 꾸린 사업 프로젝트다.
프로젝트 프리즘 첫 번째 제품인 비스포크는 이러한 목표를 달성했다. 비스포크는 ‘빌트인’ 느낌의 감각적인 디자인을 내세워 생활가전의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른 밀레니얼 세대의 수요를 이끌어냈다. 이러한 성공으로 비스포크는 출시 4개월 만에 삼성전자 냉장고 전체 판매량의 65% 이상을 차지했다. 특히 비스포크는 하락세로 접어든 냉장고 시장의 새로운 동력으로서의 역할까지 했다. 비스포크 출시 뒤 국내 냉장고 시장은 역성장의 흐름을 끊고 약 15% 성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랑데AI도 전작인 비스포크처럼 소비자에게 새로운 혁신을 제공한다. 이재승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장은 지난달 그랑데AI 공개 행사에서 “지난해 선보인 ‘프로젝트 프리즘’의 첫 번째 결과물인 비스포크가 디자인과 감성의 혁신이었다면 그랑데 AI는 인공지능을 통한 소비자 경험의 혁신을 보여주는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그랑데AI는 세탁이라는 ‘노동’의 부담을 최소화해준다. 그랑데AI에 장착된 AI는 세탁기와 건조기를 사용자의 세탁 방식을 학습해 소비자에 딱맞는 ‘맞춤형 세탁’을 가능하게 한다. 사용자 별도의 조작 없이도 세탁부터 건조까지 마치 내가 직접 하는 것과 같은 경험을 제공한다.
업계에서는 그랑데AI가 이같은 혁신을 바탕으로 전작인 비스포크처럼 성공을 이어간다면 삼성전자 생활가전 리더십을 강화할 수 있다고 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세계 최대 가전시장인 미국에서 역대 최고 시장점유율로 1위를 차지해 글로벌 리더로서 입지를 보였다. 시장조사업체 트랙라인에 따르면 삼성 건조기(20.8%), 세탁기(20.8%), 냉장고(23.7%) 등이 지난해 미국 시장의 연간 점유율에서 1위를 차지했다.
프로젝트 프리즘은 올해 비스포크를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다. 비스포크는 올해 초 유럽 시장에 본격 출시됐다. 미국 시장에는 다음달 출시 예정이다. 이제 막 국내에 출시된 그랑데AI의 글로벌 시장 출시 계획은 정해지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비스포크가 국내 냉장고 시장의 성공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선 만큼 그랑데AI도 현재 흥행을 이어간다면 삼성이 글로벌 출시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