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비상] 29·30번 환자 미스테리…우려하던 무증상 지역감염 현실화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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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비상] 29·30번 환자 미스테리…우려하던 무증상 지역감염 현실화되나
  • 김아라 기자
  • 승인 2020.02.17 14: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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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30번 노부부 환자, 中 여행력‧기존 확진자 접촉력 없어
29번 환자, 감염취약계층 접촉해 ‘슈퍼전파자’ 가능성 제기
질본 “역학조사 중” 전문가 “올 게 왔다…향후 대응방법 중요”
사진=연합뉴스.
국내 29번째 코로나19 환자가 다녀가 폐쇄된 고대안암병원 응급실에서 16일 보건소 관계자들이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김아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지역사회감염 우려가 현실화하는 모양새다.

지난 10일 28번째 감염자 이후 한동안 잠잠했던 코로나19 신규 확진 환자가 지난 16일부터 이틀 연속 2명이나 발생한 가운데, 이들 확진 환자가 해외여행 이력이나 기존 확진 환자와의 접촉 등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국 내 지역사회 감염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7일 오전 9시 기준 30번째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30번 환자는 68세 한국인 여성으로, 29번째 확진자의 부인이다. 이 환자는 29번 환자가 전날(16일)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검사를 했고 자가격리하던 중 이날 오전 양성 판정을 받아 국가지정입원치료병상인 서울대병원에 격리됐다.

앞서 확진 판정을 받은 29번 환자는 82세 한국인 남성이다. 이 환자는 지난 15일 오전 가슴 통증을 포함한 심근경색 의심증상으로 동네 의원 두 곳을 방문한 후 정오쯤 서울 고대안암병원 응급실을 찾았다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현재는 국가지정입원치료병상이 있는 서울대학교 병원으로 이송, 격리 입원한 상태다.

최종 역학조사 결과가 나오진 않았지만, 29·30번 부부 환자 감염경로가 끝내 밝혀지지 않을 경우 정부 방역망을 벗어난 첫 번째 지역사회 감염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현재까지의 정부 조사에 따르면 이 부부는 최근 중국 등 코로나19 위험지역을 방문한 적도 없고 기존 확진자와 접촉한 이력도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동안 부부 환자를 제외한 28명의 국내 확진 환자 중 19명은 우한시나 광둥성 등 중국을 방문했거나 태국, 싱가포르, 일본 등 해외여행을 다녀온 경우였다. 나머지 9명도 확진 환자의 가족이나 지인 등 접촉자로 분류돼 자가격리 등의 상태에서 방역 당국이 관리 중이었던 환자들이었다.

일각에서는 감염경로와 감염원을 확인할 수 없는 환자가 나온 만큼 지역사회 감염이 확산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30번 환자에 따르면 29번 환자는 평소 동네 경로당을 자주 방문했을 뿐 아니라 동대문구 신설동에 있는 한 기원도 빈번히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29번 환자의 주요 접촉자에 고령층, 저소득층 등 감염 취약계층이 많은 만큼 추가 감염사례가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다.

특히 29번 환자를 매개로 신규 확진자가 늘어날 경우 코로나19 사태는 새 국면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 중국 매체 차이신 등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중증을 앓거나 사망하는 사람은 대부분 지병이 있거나 고령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가 1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인터뷰하는 모습. 사진=CBS라디오.

전문가들도 이번 29·30번 확진 환자 발생과 관련, 지역사회 감염 시작의 신호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1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놀라기보다는 이미 우려하던 상황으로 올 게 왔다고 생각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중국 여행력, 확진자와의 접촉이 확정되지 않은 사람들이 산발적으로 발생하기 시작하는 시점을 ‘지역 사회 감염 초기’라고 말한다. 그런 환자들로 인해 국내에서 역학적 고리 없이 환자들이 많이 늘게 되면 본격적인 확산기가 된다. 일단 우리나라도 일단 지역 사회 감염의 초기 신호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상황은 역할 조사를 아주 깊이 있게 진행해서 이 내막을 잘 밝혀내는 게 우리나라로서는 상당히 중요한 고비가 될 것”이라면서 “의원급 또는 중소 병원은 어떻게 준비할 것이냐에 대해서는 지금부터 빨리 준비를 하고 대응 방법 등을 정정하는 작업을 해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지역사회 감염은 한 번 뚫리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할 수 있는 만큼 방역 당국은 촉각을 곤두세운 상황이다. 현재 질병관리본부는 감시와 역학적 연관성이 없는 사람들에 대한 선별검사 확대, 선제격리 등 대책 강화를 검토하고 있다.

한편 17일 오전 9시 기준 국내 확진 환자는 총 30명이다. 이 중 9명은 퇴원했고 21명은 치료를 받고 있다. 의심 환자로 검사를 받은 이의 수는 총 8141명으로 7733명이 음성 판정을 받았다. 현재 408명이 검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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