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은행권, 사모펀드 팔면 안된다”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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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 “은행권, 사모펀드 팔면 안된다” 우려
  • 홍석경 기자
  • 승인 2020.02.17 15: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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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우리은행 등 4개사 펀드판매 평가 최하위
최대손실 30%로 일부 제한 됐지만 우려 여전
사모펀드 지식 전무한 은행권, 판매에만 ‘급급’
김정각 금융위원회 자본시장 정책관이 지난 14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사모펀드 현황 평가 및 제도개선 방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정각 금융위원회 자본시장 정책관이 지난 14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사모펀드 현황 평가 및 제도개선 방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은행은 사모펀드를 못 팔게 막자는 주장이 금융투자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재 환매 중단된 라임 펀드에 투자한 개인투자자는 우리은행이 2531억원, 계좌 수 1449좌로 가장 많고, 신한은행이 1697억원(394좌), 하나은행 798억원(385좌), 농협은행 65억원(44좌)순이다. 이는 라임펀드를 판매한 전체 증권사 11개사(4164억원)보다 1000억원 이상 많은 규모다. 은행권에서 라임 펀드 피해가 두드러진 것은 전문 PB센터보다는 일반 지점에서 판매가 성행했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 진단이다. 통상 공모펀드를 주로 판매하는 은행에서는 사모펀드처럼 전문성을 요구하는 복잡한 구조의 금융상품을 투자자에 설명하는 데 한계가 있다.

한국금융투자자보호재단이 은행·증권사·보험사 28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19년 미스터리 쇼핑 결과, 은행 대부분은 펀드 상품을 판매하면서 투자설명서만 읽거나, 운용전문인력, 이연판매보수에 대해 설명하지 못했다. 은행의 판매 문화에 시급한 개선이 요구되는 이유다. 재단이 실시한 ‘2019년 파생결합펀드(DLF) 등 구조화상품 투자현황 조사결과’에 따르면 고위험 상품 투자자의 약 절반가량인 46.8%가 은행, 증권사 등 판매 직원의 적극적 권유로 투자했다고 답했으며 자발적으로 투자했다는 비율은 30.4%에 그쳤다. 은행을 통해 고위험 상품에 가입하는 투자자의 경우 증권사를 통해 가입하는 사람보다 소득이 낮고 투자 성향이 안전 지향적인 편이다. 구조화 상품에 대한 이해도가 대체로 낮은데도 은행권은 판매에만 열을 올린 걸로 볼 수 있다.

은행권의 상품 판매 행태를 지적하는 목소리는 꾸준히 이어져오고 있지만 개선은 되지 않고 있다. 지난 2015년 이후 최근 3개년간 재단이 실시한 미스터리 쇼핑에서 하나은행과 SC제일은행, 기업은행, 우리은행은 업계 최하위 5개사로 선정되기도 했다.

은행권의 사모펀드를 전면 제한하자는 주장도 이 때문이다. 안정성을 추구하는 은행 고객의 경우 사모펀드와 같은 고위험 상품과 어울리지 않아서다.

이미 금융당국이 고위험 상품 투자 손실을 막고자 은행권에서 원금손실 가능성이 최대 20~30% 이상인 상품은 판매 하지 못하도록 했지만 불신은 여전하다. 업계 관계자는 “은행에서 판매하는 고위험 상품의 특징을 보면 만기는 짧고 수익률은 높다”면서 “이런 상품은 수익이 꾸준히 나오면 상관없지만, 한 번 손실이 나면 대규모 손실로 이어지거나 연쇄적으로 발생하는 특징을 보인다. 업계에선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폭탄 돌리기’를 하고 있다고 우려한다”고 말했다.

프라이빗뱅킹(PB) 전문지점을 제외한 일반 은행지점에서만이라도 공모상품 외에 고위험 상품을 전면 금지하자는 의견도 있다. 한 변호사는 “일반 은행 지점이 고위험 상품 판매기관으로 적합한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면서 “불완전 판매를 예방하려면 일대일 대면을 통해 위험고지와 상품구조 등을 투자자에 충분히 안내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서비스가 가능하려면 일반 지점이 아닌 전문 PB센터를 통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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