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의원 또 선출?] 2만건 넘게 발의...전체 개정·제정법안은 은 단 47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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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의원 또 선출?] 2만건 넘게 발의...전체 개정·제정법안은 은 단 47건
  • 김정인 기자
  • 승인 2020.02.13 13: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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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국회 2만1349건 발의...5231건 통과
제21대 국회의원선거를 62일 앞둔 13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에서 직원들이 총선 홍보 포스터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21대 국회의원선거를 62일 앞둔 13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에서 직원들이 총선 홍보 포스터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김정인 기자] 21대 총선을 두 달 앞두고 여야를 가리지 않고 국민 눈높이 공천을 강조하고 있다. 당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국민 눈높이 공천의 중심에는 참신하고 유능한 인재 발굴과 현실안주형 현역의원 물갈이가 자리한다. 하지만 20대 총선을 통해 국회에 입성한 의원들의 지난 4년간 의정활동을 들여다보면 이번 총선 공천 역시 국민적 기대에 부응할지 미지수다. 20대 총선 당시도 국민 눈높이 공천을 강조했지만 의원들이 보여준 모습은 실망스럽기만 하다. < 편집자주 >

20대 국회 4년 동안 발의된 법안은 2만개를 넘었지만 법안 전체를 손보거나 새로 제정된 경우는 47개 정도였다. 나머지는 대안 반영으로 다른 법안에 포함되는 법안들이 다수다. 또 기존 법안 정비 등 단순 작업을 거친 법안도 있다. 이런 입법 실적들 중에는 법안 하나에 136개의 법안이 기여했다고 평가받는가 하면, 문구 하나 고친 법안도 있다.

▮의원 1인당 평균 입법 실적 4건도 못미쳐

13일 법률소비자연맹(총재 김대인)이 2016년 5월30일부터 2019년 12월31일까지 20대 국회의원들이 발의한 법률안 2만1349건을 전수조사한 결과, 대안으로 반영된 법안을 포함해 본회의를 통과한 법안은 전체 발의 법안의 24.51%인 5231개 법안에 불과했다. 

또 대안 반영 법안을 제외하고 원안 그대로 본회의에서 가결된 법안이나 일부 내용이 수정돼 가결된 법안은 전체 발의 법안의 5.53%에 불과한 1181개에 그쳤다. 조사대상인 전체 20대 국회의원 수는 293명으로 의원 1인당 평균 3.84개꼴이다.

▮136개 법안이 1개 법안 대안반영 기록도

대안 반영을 포함한 경우와 포함하지 않았을 때의 차이가 큰 것은 법안을 심사하는 상임위원회에서 여러 개의 법안을 종합해 한 개의 법안으로 만든 뒤, 이를 위원장 대안 형식으로 본회의에 제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20대 국회에서는 4050개의 법안이 위원장 대안 1157개에 반영돼 사라졌다. 

20대 국회 3차년도를 예로 들면, 10개 이상의 법안이 ‘대안 반영’ 명목으로 입법 실적에 포함되어 사라진 위원장 대안만 17개에 달했다. 이 가운데 조세특례제한법일부개정안(의안번호 2017321)은 대안 반영으로 폐기된 법안이 136개나 됐다. 또 대안 반영으로 사라진 법안들 중에는 실제 반영된 내용이 없는 법안들도 존재한다. 이른바 ‘임세원 예방법’으로 불린 ‘의료법 일부개정안’의 경우 21개의 법안이 대안 반영으로 사라졌는데, 위원장 대안에 포함되지 않은 반의사불벌죄 조항 폐지를 담은 법안 등도 대안 반영 법안으로 실적을 남겼다. 상임위에 따라서는 대안 반영이 제대로 되었는지 확인조차 할 수 없는 경우도 많다. 상임위 심사보고서에서 관련 내용이 생략되거나 모호하게 기록된 탓이다.

▮실적용 대안반영? “너도 나도” vs “폄훼 안돼”

대안반영 법안의 문제점과 관련, 법률소비자연맹 관계자는 “세월호 참사와 같이 국민적 관심사로 떠오른 사회문제가 발생하면 의원들이 너도나도 법안을 발의한다”고 말했다. 이는 대안반영 법안에 문제 소지가 다분하다는 지적이다. 반면 대안반영 법안의 의미를 폠훼해서는 안된다는 반론도 있다. 실제 입법 실무를 담당하는 한 의원실 관계자는 “일부 문제가 되는 법안들도 있을 수 있다”면서도 “대안 반영이 된 각각의 법안들은 나름의 취지를 담은 법안들이다. 대안 반영을 통해 최종안에 각자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용어 순화나 사문화 법안 정비 등 단순작업도 다수

위원장 대안으로 채택돼 본회의를 통과한 법안이 다수를 차지하면서 20대 국회를 통과한 5231개 법안 중 기존 법안의 내용을 전체적으로 개정하거나 새로 만들어진 제정법은 모두 합해 47개 법안에 불과했다. 또 제정법안 40개는 특별법적 성격이 농후한 법안들이었다. 나머지는 용어순화나 사문화된 법안의 정비, 상위법이나 관련법의 개정으로 인한 개정 등 단순 작업에 그친 법안이 원안 가결된 경우가 다수였다. 국가인권위원회 권고 수용 등 단순한 개정 작업도 상임위, 법사위, 본회의 등의 과정을 거쳐 입법 실적으로 남는 것이다.

▮20대 첫날 발의 51개 중 30개 아직도 미처리

이런 가운데 20대 국회에서 적체된 법안은 전체의 75.49%(2월2일 기준 1만5775개)에 이른다. 이 가운데는 20대 국회 첫날인 2016년 5월30일 접수된 법안 51개 중 30개 법안도 포함돼 있다. 20대 국회서 1호로 발의된 ‘통일경제파주특별자치시의 설치 및 파주평화경제특별구역의 조성·운영과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도 아직도 상임위 법안소위에 계류 중이다. 나머지 18개의 법안도 본회의를 통과해 가결된 법안은 3개에 불과하고, 나머지 15개 법안은 상임위에서 대안 반영으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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