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 비상] 中 사스부터 신종코로나까지 ‘전염병 공포국가’ 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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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코로나 비상] 中 사스부터 신종코로나까지 ‘전염병 공포국가’ 오명
  • 한종훈 기자
  • 승인 2020.02.13 14: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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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스, 2002년 11월 발생 후 이듬해 1월 23일 의료당국 통보
신종코로나, 지난해 12월 발생 후 ‘쉬쉬’ 전 세계 공포 확산
경제 침체 우려에 늑장 대응 비난… 흔들리는 시진핑 리더십
야생 동물 섭취 등 잘못된 식습관, 현지 의료 시설 부족 원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0일 베이징 차오양구의 신종코로나 방역 현장을 방문, 관계자들에게 예방과 통제 업무에 관한 지시를 내리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0일 베이징 차오양구의 신종코로나 방역 현장을 방문, 관계자들에게 예방과 통제 업무에 관한 지시를 내리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매일일보 한종훈·김아라 기자] 중국발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신종코로나) 확산으로 인해 많은 국가들이 공포에 휩싸이고 있다. 중국 정부는 과거 사스 사태처럼 이번 신종코로나 역시 늑장 대응으로 확산을 막지 못했다.

중국은 지난 2002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이하 사스)으로 곤욕을 치른 바 있다. 2002년 11월 16일 중국 광동성 포산 지역에서 최초로 발생한 사스는 8개월 만에 홍콩, 싱가포르, 캐나다 등 26개국으로 퍼졌다. 결국 사스로 인한 사망자는 중국과 홍콩을 합해 모두 650명이었으며, 전 세계적으로는 774여명에 이르렀다.

중국 정부는 사스 숨기기에 급급했다. 사스는 2002년 11월 첫 발생 이후 이듬해 1월 23일에서야 광둥성이 관련 상황을 전국 의료당국에 통보했다. 중국 정부는 발병 5개월 만에야 사스 발생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신종코로나도 마찬가지였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 홍콩 언론에 따르면 지난달 12일 첫 환자가 발생할 당시 중국 당국은 연구팀을 파견, 화난수산시장이 발병 근원지임을 밝혀냈다고 한다.

하지만 같은 달 31일까지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았고, 화난수산시장을 폐쇄한 것도 1월 1일에서였다. 또, 홍콩 언론은 선전, 상하이에서 신종코로나 환자가 치료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지만, 중국은 뒤늦게 발표했고, 15명의 의료진이 신종코로나에 감염됐다는 것을 숨기기도 했다.

이러한 중국의 늑장 대응은 경제 침체 우려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사스 때 소비 전반의 부진으로 2003년 2분기 중국 경제 성장률이 9.1%로 전분기(11.1%)보다 떨어졌다. 또, 2003년 3월 26일 처음 발표된 감염자 수는 5월 초까지 급증했는데 주가 역시 3월 말~4월 중에 바닥을 친 바 있다.

최고 지도자가 움직이지 않으면 관료들이 행동에 나서지 않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사스 때도 후진타오 전 중국 국가주석이 직접 나서 ‘사스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나서야 당 간부와 관료들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후 주석은 2003년 4월 18일 사스 은폐를 중단할 것을 보건 당국에 지시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지난 10일에서야 베이징 내 환자가 치료받고 있는 디탄병원을 방문해 치료 상황을 살폈다. 발병 2개월, 중국 내 누적 확진자가 4만명, 누적 사망자가 1000명을 넘어간 시점이다. 신종코로나 사태에 대한 책임을 회피했다는 논란으로 따가운 시선을 받는 가운데 여론 악화를 무마하기 위해 현장을 찾은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사태 근원지 우한 아니라 베이징 방역 현장이라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데다 웨이보(중국판 트위터) 등 중국 SNS에서는 “생색내기에 불과하다”, “어디 있다가 이제 나타났냐” 등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최근 “총력전 펼치면서 점차 성과를 내고 있다”, “우리는 전염병에서 승리한다는 자신감과 능력이 충분하다”라는 시진핑의 발언은 성난 민심에 부채질하고 있다. 이러한 민심과 더불어 명확히 밝히지 못한 감염 경로나 잠복기 등 산적해 있는 난제에 시진핑의 리더십은 위기에 직면해 있는 건 분명하다.

야생동물 섭취 등 중국인의 잘못된 미식 문화도 전염병 발병을 키웠다. 이 같은 미식 문화는 부를 과시하려는 욕구와 야생동물이 건강에 좋다는 미신과 무지가 결합 된 산물이라는 분석이다.

뿐만 아니라 의료진과 병실, 의료 물품 부족 등으로 치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도 사태 확산의 원인이다. 특히 신종코로나 발생지인 우한의 의료진이 잇따라 신종코로나에 감염되면서 사선에 내몰렸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지난달 중순까지 신종코로나에 감염된 우한 내 의료진은 500여명에 달한다고 12일 보도했다. 의심 증상을 보이는 의료진도 6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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