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덕 좀 보자”… 유통街, 긍정적 파급효과 ↑
상태바
“'기생충' 덕 좀 보자”… 유통街, 긍정적 파급효과 ↑
  • 임유정 기자
  • 승인 2020.02.12 14: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팔도, ‘더왕뚜껑’ 기생충 패러디 광고 연장계약 완료… 효과 기대
농심, ‘짜파구리’ 완제품 출시 검토 및 다국어 담은 조리법 공개
봉준호 감독 및 ‘기생충’과 관련된 독특한 상품 있따라 출시돼
전북도, 전주영화종합촬영소 내 '기생충'의 세트장 복원 검토
농심 짜파구리 영국 홍보물.사진=농심 제공
농심 짜파구리 영국 홍보물.사진=농심 제공

[매일일보 임유정 기자] “한국 영화의 새 역사를 썼다. 세계 영화계 판도 변화의 상징이 됐다.”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오스카 4관왕의 후광을 업은 가운데, 기업들은 이미 기생충 마케팅 환기 작업에 들어갔다. 이 열기를 틈타 자연스레 제품의 수출 활로를 넓히고, 흥행으로 까지 골인시키기 위함이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선 ‘봉준호’ 붐이 일고 있다. 유통에선 영화 ‘기생충’에 나온 ‘짜파구리’ 조리법을 유튜브에 다국적 언어로 올리는가 하면 영화 대사를 패러디해 광고를 재선보이는 등 봉준호 마케팅 열기가 뜨겁다. 일각에서는 영화에 등장했던 장소를 관광지로 추천하는 붐까지 감지되고 있다.

팔도는 기생충 후광 효과를 넘보고 행동에 들어갔다. 기존 집행했던 ‘더왕뚜껑’ 패러디 광고를 2월까지 연장계약을 완료했다. 팔도의 ‘더 왕뚜껑’은 왕뚜껑 브랜드 30주년을 앞두고 출시한 브랜드로 왕뚜껑의 확장판이다. 봉지면과 전자레인지용 종이 용기컵으로 출시됐다.

‘더 왕뚜껑’ 광고는 이미 계약이 마무리된 상황이었으나 팔도측은 기생충이 아카데미상 후보로 올랐고 수상이 유력해 광고를 2월까지 연장 집행했다. 지난 10일 OCN 아카데미 시상식 중계 방송 중간에 ‘더 왕뚜껑’ CF를 내보냈고, 무려 세차례 노출됐다. 

‘더 왕뚜껑’CF는 영화 기생충을 패러디한 것이 특징이다. 인물, 세트 등 영화 장면을 그대로 재현했다. 영화에서 등장하는 자화상 대신 다송이(극중 막내 아들) 그린 더왕뚜껑 그림이 벽에 걸려 있는가 하면 명대사 ‘너는 계획이 다 있구나’를 ‘팔도는 계획이 다 있구나’로 패러디 해 재미를 더했다.

농심 역시 기생충 상영 직후부터 영화 효과를 톡톡히 본데 이어 이번 오스카상 수상을 계기로  해외 점유율 확장에 고삐를 당긴다는 전략이다. 농심 관계자에 따르면 내달 미국 시장에 짜파구리 컵라면 완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기존 농심의 영업망을 활용해 월마트나 코스트코 등 대형마트 중심으로 제품을 판매할 예정이다.

짜파구리는 지난 2009년 인터넷 커뮤니티에 한 네티즌이 이색 레시피로 소개하며 화제를 모은 음식이다. 이후 짜파구리는 소비자가 취향에 따라 자유롭게 제품을 변형하는 ‘모디슈머(Modify와 Consumer의 합성어)’ 제품의 대표적 사례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미국인들에게 익숙지 않은 조리법이라 일단 두 상품을 혼합한 완제품 컵라면 형태로 내놓겠다는 전략이다.

농심은 이외에도 짜파구리 열풍을 이어 가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세계인의 관심에 맞춰 자사 유튜브 채널에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 11개 언어로 짜파구리 조리법을 소개하는 영상을 올리는 등 홍보에 나섰다.

농심이 이런 노력을 이어 나가는 데는 기생충 효과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기생충이 국내에서 개봉한 이후 짜파게티 판매량도 늘었다. 짜파게티 매출액은 2018년 1500억 원에서 지난해 1850억 원으로 증가했다. 개봉일인 5월 30일을 기점으로 판매량이 부쩍 올랐다.

이밖에도 봉 감독 및 ‘기생충’과 관련된 독특한 상품들도 쏟아지고 있다. ‘기생충’의 미국 배급사 네온은 방탄소년단(BTS) 공식 로고와 이니셜을 모방한 ‘BJH(봉준호)’ 티셔츠를 굿즈로 내놓았다.

또한 기생충의 흥행으로 영상산업과 체험관광을 결합한 문화관광산업화 전략이 다시금 주목받는 모양새다. 오스카상을 휩쓴 영화 ‘기생충’이 촬영된 전주영화종합촬영소가 새로운‘핫플레이스’로 부상하며 잠재력을 지닌 관광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전북도는 11일 전주영화종합촬영소에 있던 기생충 촬영 세트장을 복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배급사인 CJ측과 접촉해 이를 논의하겠다고도 덧붙였다. 기생충은 전체 60%가량을 여기서 촬영했다.

업계 관계자는 “기생충 영화가 한국을 넘어 세계에 주목을 받았다는 것은 그만큼 국내 산업도 주목을 받고 성장할 가능성이 커진 것과 같다”면서 “기생충이 주는 효과는 어마어마하다. Z세대가 애용하는 온라인 유료 동영상 서비스 등에서 얻는 부가 수입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