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M, 바닥에서 쏘아올린 화려한 반등 신호탄 '기생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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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E&M, 바닥에서 쏘아올린 화려한 반등 신호탄 '기생충'
  • 신승엽 기자
  • 승인 2020.02.12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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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효과에 작년 투표 조작 그림자 지워져…최저점 기록 후 해외사업 확대에 호재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이 지난 9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기생충'이 작품상을 수상한 후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AFP 제공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이 지난 9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기생충'이 작품상을 수상한 후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AFP 제공

[매일일보 신승엽 기자] 지난해 프도듀서X101 투표조작 곤혹을 치뤘던 CJ ENM이 영화 '기생충'으로 반등 신호탄을 화려하게 쐈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오스카 4관왕을 휩쓸며, 배급사인 CJ의 반등 여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여러 악재가 겹쳐있지만, 기생충의 반사이익으로 상승세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미 CJ의 상승세는 예고되고 있다. 아직 지난해 실적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기 때문이다. 이날 기준 네이버금융에 따르면 CJ ENM의 작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4조7511억원, 3246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매출액의 경우 전년(3조4268억원) 대비 38.64%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상승세로 돌아서는 과정에서 위험요소도 존재했다. 지난해 7월 방송 프로그램 ‘프로듀서X101’ 순위 조작 사건이 발생했다. 마지막 생방송 경연에서 유력한 데뷔 후보 연습생들이 탈락하고, 의외의 인물들이 우승을 하면서 사건이 시작됐다. 이에 엠넷은 경찰에 수사 의뢰를 했고, 시청자들도 엠넷 제작진을 사기와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고발했다. 

이후 지난해 12월 CJ ENM은 공개 사과문을 발표했다. 당시 허민회 CJ ENM 대표는 “데뷔라는 꿈 하나만 보고 모든 열정을 쏟았던 많은 연습생들이 받은 상처를 생각하면 너무나 마음이 아프고, 정말 미안하다”며 “소중한 시간을 쪼개 문자투표에 참여하는 등 프로그램을 응원해 준 팬들과 시청자들에게도 이루 말할 수 없이 죄송한 심정”이라고 밝혔다. 

흥행작의 부재도 문제점이었다. ‘명량’과 ‘국제시장’ 등 걸출한 작품을 배급하기도 했지만, 지난 2016년 이후 대형·고예산 영화들이 연이어 기대 이하 성적을 냈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은 주가에도 반영됐다. 지난 2018년 7월 29만4900원으로 최고점을 기록한 이후 아스달 연대기 흥행 실패, 각종 악재 등으로 하락세를 이어갔다. 지난 2일 13만4500원으로 최근 5년 중 최저점을 기록했지만, '기생충'의 오스카 수상 이후 15만1600원으로 급등했다. 이날 10시 기준 15만3700원으로 상승세를 꾸준하게 이어가고 있다. 

기생충의 흥행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도 갖추고 있다. CJ ENM의 드라마 제작 자회사 스튜디오드래곤은 지난 11일 할리우드 유명 제작사 스카이댄스 미디어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스카이댄스는 ‘터미네이터’와 ‘미션임파서블’ 등을 제작한 업체다. 향후 두 업체는 드라마, 영화 등을 공동 기획‧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CJ ENM은 ‘신과함께’ 시리즈에서 시각 특수효과(VFX) 전문업체로 참여한 덱스터스튜디오에 지분투자 계약과 함께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 

증권가에서도 기생충 효과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이화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기생충이 전통 한류시장이 아닌 북미 박스 오피스에서 성공을 거두고, 아카데미 작품상까지 수상했다는 것은 한국 콘텐츠 유효시장이 더 이상 아시아권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을 증명했다”며 “국내 콘텐츠 제작사들이 글로벌 제작사로 재평가(리레이팅)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조용선 SK증권 연구원은 “CJ ENM은 영화 부문 작년 1~3분기 극한직업, 기생충, 엑시트 흥행 대비 4분기가 상대적으로 부진했지만, 기생충 추가 이익 기여 기대는 가능하다”면서 “광고시장 및 미디어 부문 회복이 재평가 전제 조건”이라고 분석했다.

담당업무 : 생활가전, 건자재, 폐기물, 중소기업, 소상공인 등
좌우명 : 합리적인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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