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금리인하 기대…"성장률 둔화 방어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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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금리인하 기대…"성장률 둔화 방어해야"
  • 이광표 기자
  • 승인 2020.02.11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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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코로나發 경제적 파장 우려 커져...세계성장률도 '줄하향'
한은 조기대응 가능성..."실물경제 영향 판단 일러" 신중론도
기준금리 1.25% 동결 유지 결정을 내렸던 지난 1월,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이주열 총재가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기준금리 1.25% 동결 유지 결정을 내렸던 지난 1월,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이주열 총재가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한국 경제의 타격이 우려되면서 이달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성장세 회복의 불씨를 꺼뜨리지 않기 위해 한은이 기준금리 인하로 조기 대응에 나설 것이란 시장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다만, 신종코로나 사태가 조기 종결돼 2분기 중 경기가 급반등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한은이 한 번 더 숨고르기에 들어갈 거란 신중론도 나온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복수의 국내외 전문기관들은 신종 코로나 확산이 중국 경제 의존도가 높은 한국에 부정적인 파급효과가 미칠 것이라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신종코로나 확산에 따른 수요 및 공급 충격은 향후 수개월 간 아시아 무역에 부정적 파급효과를 미칠 전망"이라며 "특히 지역 내 공급체인 의존도가 높은 한국과 대만의 무역에 하방 압력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JP모간은 신종코로나 충격으로 한국 경제가 1분기 역성장(전기 대비 -0.3%)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한은이 이달 27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내릴 가능성이 커졌다고 내다봤다.

다수의 전문가들도 선제적 경기 부양 수단으로 재정정책보다는 한은의 통화정책이 더 적절하다는 의견을 내놓는다.

JP모간 박석길 이코노미스트는 "4월 총선 일정을 고려할 때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가능성은 제한적인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는 이미 확장적 수준인 예산을 상반기 조기 집행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을 비롯한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연초부터 경고등이 켜진 것도 한은의 금리 인하 카드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회사 무디스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올해 국내총생산(GDP) 기준 세계 경제 성장률을 2.8%에서 2.5%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이번 신종 코로나 사태로 중국 경제의 손실이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때와 비슷할 것이라는 가정을 기초로 한 조정이다.

마크 잰디 무디스 애널리틱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신종 코로나가 중국과 글로벌 경제에 심각한 위협"이라며 "이로 인해 올해 세계 경제는 잠재 성장률(2.8%)을 밑도는 상황이 벌어져 실업자가 늘어나기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 산하 경제연구소인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중국에 이어 홍콩, 한국, 일본 순으로 성장률이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한국개발연구원(KDI)도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는 신종 코로나 사태와 관련 “향후 경기에 어느 정도의 부정적 영향은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올해 반등을 노리고 우리나라 성장률이 '2.1%'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비관적 전망을 내놨다.

일각에선 금리 인하가 집값 상승을 부추길 우려가 있는 만큼 한은이 감염병 확산 추이와 실물경기 흐름을 확인하고서 정책 변경을 검토할 것이란 의견도 만만치 않다. 신종코로나 사태가 조기 종료되면 1분기 경기가 타격을 입더라도 2분기 중 이를 만회해 연간 성장세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종코로나 확산으로 성장의 하방 위험이 커졌지만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판단하기는 이르다"며 "한은이 제시한 성장 전망 경로가 크게 훼손되지 않는다면 금융안정을 강조하는 다수 위원의 금리 동결 견해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한은은 이달 27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결정할 예정으로, 분기마다 내는 수정 경제 전망도 이날 함께 발표한다. 앞선 1월 금통위에선 금리가 연 1.25%로 동결됐지만, 위원 2명이 '금리 인하' 소수의견을 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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