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코로나 쇼크’로 인한 車 생산 중단… 對 中 의존도 낮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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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코로나 쇼크’로 인한 車 생산 중단… 對 中 의존도 낮춰야
  • 성희헌 기자
  • 승인 2020.02.11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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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성희헌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피해가 산업계 전반에 퍼지고 있다. 항공을 비롯, IT, 자동차 업계까지 ‘코로나 쇼크’가 전방위 확산되고 있다. 각 항공사는 항공편 축소와 중단 등으로 직격탄을 맞았으며, 다국적 전자 기업은 신제품 출시 일정에도 문제가 발생했다. 특히 자동차 업계는 중국산 부품 공급 차질로 생산을 전면 중단했다.

국내 자동차 업체 중에서는 쌍용차가 가장 먼저 공장 가동을 전면 중단하는 ‘셧다운’을 선언했다. 쌍용차는 4일부터 12일까지 평택공장에서 자동차 생산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휴무일은 12일로 발표했지만, 쌍용차는 중국 부품공장의 조업이 재개되지 않으면 휴무 기간도 비례해 늘어날 수 있다고 전했다.

현대차는 순차적으로 휴업에 들어가 7일 모든 생산을 중단했다. 초저상 버스나 쏠라티 생산라인 등은 이달 27일까지 휴업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현대차가 파업이 아닌 부품 공급 차질로 생산을 중단한 것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23년 만에 처음이다. 다만 현대차는 11일 GV80, 팰리세이드, 싼타페 등을 생산하는 일부 공장 가동을 재개했다.

기아차는 경기 광명시 소하리공장 휴업을 당초 11일에서 13일까지로 이틀 더 연장하기로 했다. 기아차는 소하리공장과 광주공장은 10∼11일, 화성공장은 10일 하루 휴업에 들어간다고 발표한 바 있다. 르노삼성도 부산공장이 중국산 부품 수급에 차질을 빚으면서 11일부터 임시 휴업에 들어갔다. 르노삼성은 중국산 부품 재고가 모두 소진됨에 따라 14일까지 나흘간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한다.

이는 차량 핵심 부품인 ‘와이어링 하니스’를 생산하는 국내 협력 업체의 중국 공장이 멈춰 재고가 바닥난 데 따른 것이다. ‘자동차의 혈관’이라고도 불리는 와이어링 하니스는 대부분 수작업으로 진행된다. 이 때문에 완성차 업체에 부품을 납품하는 협력 업체들이 원가 절감을 위해 중국으로 생산 공장을 대다수 이전한 상황이다.

자동차를 비롯해 한국의 소재·부품 수입에서 중국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점차 늘고 있다. 특히 자동차·항공기 등에 쓰이는 ‘와이어링’의 경우 중국산 수입 의존도가 8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신종코로나 사태와 같이 중국 내 생산 차질이 발생했을 경우, 대중 의존도가 높은 한국이 직격탄을 입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중국 의존도가 확대된 것은 국내 업체의 생산공장이 인건비가 싼 중국으로 대거 이동했기 때문이다.

글로벌 공급망을 갖춘 한국지엠만이 유일하게 공장을 세우지 않고 정상 가동하고 있다. 결국 국내 생산과 제3국의 대체 수입 확대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중국외 제3국으로부터의 부품을 대체할 경우, 막대한 비용 문제가 발생한다. 설비투자와 물류비 부담 등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정부는 국내 생산, 제3국 수입에서 발생하는 어려움을 점검하고, 이를 해소하기 위한 전방위 대책을 마련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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