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입취재-세상은 요지경
섹스 얘기는 우리 카페에서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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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입취재-세상은 요지경
섹스 얘기는 우리 카페에서 하세요
  • 김윤정 기자
  • 승인 2005.06.17 00:00
  • 댓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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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분되면 현장에서 맘에 드는 사람 골라 ‘실전도전’

‘오르가즘 찾기 운동본부’ 성 자유 찾았다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안다 ‘서울에 명소?’

 한국사회에서 SEX를 테마로 한 공간을 만들어 내는 것은 생각만큼 만만한 일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최근 갇혀있던 ‘성’이 자유를 찾아가고 있다. 여기 성의 대중화에 가장 앞장 선 곳이 있다. 여성들이 당당히 자신의 오르가즘을 이야기 하고, 자유롭게 성적 욕구를 발산할 수 있는 곳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지난 16일 밤 11시 서울의 대표적 젊음의 거리중 하나인 마포구 홍대앞.

‘야한 여자들의 술집’이라는 아주 독특한 컨셉을 가진 바가 있다. 이곳은 ‘대한여성 오르가즘 찾기 운동본부’라는 취지를 가진 온라인 카페 팍시러브를 운영하고 있는 A씨가 오픈한 오프라인 음란 바(?) 1호점이다.

여느 카페와 비슷한 분위기.  여기저기 모인 사람들 틈에선 유쾌한 웃음소리가 퍼져 나오고, 신나는 음악에 맞춰 자리에서 일어나 춤을 추기도 한다.

한 쪽에 마련된 바 와 그 주위를 둘러싼 테이블. 갖가지 자위기구들로 가득찬 진열장, 도대체 이 카페의 특징은 무엇일까 궁금할 법도 하다.

굳게 닫친 철문을 밀고 들어가 지하 1층으로 내려가면 입구 한쪽에 남자들에게서 몇 가닥씩 뽑아내 ‘Men’s hair’라는 제목의 남성의 음모를 담은 액자가 걸려 있다.

개업 취지에 동조하는 34명의 남성이 기증한 것이다. 실내 천장은 여성의 자궁을 형상화해 만들었으며, 벽 곳곳에는 남녀 성기모양의 장식품들이 진열 돼 있다.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리면 천장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커다란 남성 성기 모양을 한 작품(?)이 눈에 띈다.

그 밑에선 사람들이 술을 받아 마신다. 누구나 ‘피식’ 웃을 수 있어 낯선 분위기를 금세 편안하게 바꿔준다.

이곳에선 모든게 자유롭다. 그간 쉬쉬 하며 숨겨왔던 여성들이 섹스, 자위, 임신, 낙태 등의  성에 관한 다양한 얘기들을 체면 덜 차리고 눈치 덜 보며 자유롭게 할수 있는 대표적 공간.

홀을 휘어잡으며 춤을 추고 있는 강 모(30)씨를 만났다. 완전히 몰입한 채 춤을 추던 그는 자주 이곳에 놀러온다.

아직 결혼을 하지 않은 그의 관심사는 오럴섹스에 관한 것. 남자를 사귀지 않고 있어 이곳을 방문해 많은 사람들과 터놓고 솔직한 얘기를 할 수 있어 간접적인 쾌감을 느끼기에 자주 방문한다.

이번에 소개받은 한 여성은 프리섹스주의자였다. 간호사로 일하는 문 모(26)씨는 스스로를 ‘자유로운 여자’라고 소개했다. “사랑하는 사이에서만 섹스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는 가끔 원나잇스탠드를 즐긴다. 결혼과 섹스는 별개의 문제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여기선 섹스의 테크닉에 대한 얘기를 주로 하는데 그러면서 많은 정보를 서로 교환 한다는 것. 2명의 섹스파트너를 만나는 그는 결혼할 생각은 없다고 했다.  

이곳을 처음 가본 사람이라면 주문하기 전까지 몇 번의 고민을 하게 만들었을 법하다.  실리콘으로 만든 남성 성기 모양 윗부분에 두 세개의 방울을 달아 필요할 때마다 흔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신기하게 유심히 지켜 보던 중 “하하하 정말 똑같이 생겼군요”

처음엔 얼굴을 붉히지만 30분만 지나면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된다는 것이 이상할 따름이다. 별다른 상상을 하지 않는다면 이것들은 좀 특이한 인테리어일 뿐이다.

모든게 낯설지만 이 공간 안에선 거리낌 없이 자유롭게 즐길 수 있다. 자정이 가까워진 시간. 여성 손님들이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그 사이 한 여성이 대뜸 자위기구들이 전시돼 있는 진열장 앞으로 걸어가 몇 마디 나눈뒤 물건(?)을 샀다. 

대학원생이라는 김 모씨(25)는 “자위를 한다는 사실을 숨기기만 했었는데 여기에선 거리낌 없이 구입할 수 있고 자세한 설명까지 해주니 일석이조라는 것”

물건값이 싸고, 새로운 것들이 많아 찾는 손님들이 늘고 있다는 KM이라는 G바의 현재 운영자의 말이다.  

대체로 손님은 30~40대가 많지만 요즘 들어 20대 젊은 여성 손님들이 부쩍 늘었다고.  KM이라는 닉네임을 사용한다는 운영자는 처음 방문한 여성 손님들에게 자위기구부터 G바 대한 여러 가지 설명을 해준다.

“자위를 안하는 사람은 거의 없어요 여성의 경우 숨기고 있을 뿐” 그의 솔직하고 자유로운 표현들 속에서 많은 여성들은 그간 숨기고만 있었던 성에 대한 고민들이 쏟아져 나온다고.
“그동안 우리 사회 속에서는 성이란 것에 대해 숨겨만 왔던 것이 사실이잖아요. 그래서 사건 사고들도 많이 일어나고, 차라리 이런 오픈 된 공간에서 자유롭게 대화하고 즐기는 것이 더 건전한 성문화를 이끌 수 있지 않을까요”

처음 이곳에 대해 모르고 오는 사람들이라면 남성들이 뽑아준(?) 음모들을 보고 자칫 이상한 곳 아닐까 적잖게 놀랄 수 있을 것이다.

운영자 KM은 “남자들 음모를 모은다 길래, 처음엔 도대체 그걸 왜 하나 싶었는데 '여러 가지 털을 모아라, 털을 뽑아와라'고 하는 과정이 재미있더라고요. 사실 음모라는 건 굉장히 야한 부분인데, 아무렇지 않게 대하니까 아무렇지도 않게 되는 거죠. 우리 가게에도 많이 걸어놨지만, 하나도 야하지 않거든요.” 털이 야하다는 생각으로부터 벗어나자는 생각이다. 

이곳에서는 한달에 한번 씩 특별한 파티가 열린다. 가끔 아가씨를 찾는 이상한 아저씨 손님들이 있어 곤혹을 치루지만, 파티를 찾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성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하고 싶어 모인다고.

이에 대해 운영자인 KM은 “이런 파티를 정기적으로 여는 데는 더이상 성에 대해 음란 한 눈빛으로, 숨어서 보지 말자는 것”이  이유라고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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