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비상] ‘연쇄 휴업’에 오프라인 유통家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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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비상] ‘연쇄 휴업’에 오프라인 유통家 ‘눈물’
  • 김아라 기자
  • 승인 2020.02.09 14: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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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자 방문으로 백화점·마트·면세점·아웃렛·외식업체 등 줄줄이 휴점
일 매출 피해액 수십~수백억 원…롯데, 확진자 1명에 1조 넘는 손실
업계 “확진자 발생할 때마다 조마조마…방역 강화 외 방법 없어 답답”
지난 8일 이마트 강서점의 한적한 모습. 손님보다 마스크 쓰고 있는 직원들이 주로 있다. 사진=김아라 기자.
지난 8일 토요일 이마트 강서점의 한적한 모습. 사진=김아라 기자.

[매일일보 김아라 기자] 유통업계가 울상을 짓고 있다. 이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여파로 소비 심리 위축으로 고객의 발길이 급격하게 줄어든 가운데, 확진자가 늘어나고 이들이 다녀간 이동 경로가 공개될 때마다 매장 영업 자체가 중단되면서 피해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통상 유통 업종별 점포당 1일 평균 매출은 △면세점 80억~100억 △백화점 20억~30억 △대형마트 2억~3억에 달한다. 휴업 일수와 점포 수가 늘수록 매출 손실은 눈덩이처럼 커질 전망이다.

지난 7일 명동에 위치한 롯데백화점 본점은 23번째 확진자가 지난 2일 방문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이날 오후 2시 임시 휴점에 돌입했다. 롯데백화점 측은 매장에 임시 휴점을 알리는 방송을 진행하며 고객이 퇴장한 후 곧바로 임시 휴점에 들어갔다. 롯데면세점 본점도 신규 고객 입점을 통제하고 매장 내 고객의 퇴점을 진행했다. 근무 중인 직원들 또한 즉각 귀가 조치했다. 23번째 확진자가 방문하진 않았지만, 롯데백화점 본점과 같은 건물을 사용하는 만큼 선제 대응을 한 것이다. 롯데백화점 본점과 롯데면세점 본점은 철저한 방역 조치를 한 뒤 오는 10일 영업을 재개할 계획이다.

문제는 막대한 피해액이다. 롯데백화점 본점은 연 매출 1조 8000억 원으로 명실상부한 유통의 심장이다. 주중과 주말 평균 매출이 각각 60억~70억 원, 80억~100억 원, 방문객 수가 주중과 주말 각각 일평균 6만~8만, 8만~10만 명에 달한다. 롯데면세점 본점 역시 연간 4조 원의 이상의 매출(국내 시내면세점 중 1위)을 기록하는 곳으로, 평균 일 매출 180~200억 원가량 수준이다. 이번 휴업으로 사흘 동안 롯데백화점·면세점 본점은 총 840억 원 이상의 매출 피해를 볼 것으로 추정된다.

이 밖에 롯데·현대·신세계백화점 모든 점포는 10일 계획에 없던 휴점을 한다. 점포당 일평균 매출이 20~30억 원인 것을 고려하면 막대한 손실을 감수한 셈이다. 이미 신종 코로나 여파로 백화점 매출은 점포에 따라 10%에서 최대 30%까지 매출이 빠진 상태다.

대형마트 중 이마트 마포 공덕점은 롯데백화점 본점을 방문한 23번째 확진자가 다녀간 것으로 알려지면서 7일 임시 휴점에 들어갔다. 아직 영업 재개일은 정해지지 않았다. 이마트의 휴점은 벌써 3번째다. 앞서 부천점은 지난달 30일 12·14번째 확진자 방문 확인 후 이달 2일 영업을 중단한 후 4일 다시 문을 열었다. 군산점은 8번째 확진자가 다녀간 것을 확인한 후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2일까지 임시휴업한 뒤 영업을 재개했다. 이마트는 오프라인 유통 업황 부진으로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67.4% 감소한 가운데, 이번 1분기 실적도 좋지 않을 전망이다. 

19번째 확진자가 지난 1일 다녀간 것으로 확인된 현대아울렛 송도점도 지난 6일 오후 3시 30분부터 임시 휴점에 들어갔다. 영업 재개 시기는 결정되지 않았다.

면세점들도 확진자들의 방문 사실이 속속 드러나며 줄줄이 점포 문을 닫은 바 있다. 신라면세점 서울점은 12번째 확진자가 지난달 20일과 27일 다녀간 사실이 드러나며 지난 2일부터 6일까지 임시 휴업 조치가 이뤄졌고, 신라면세점·롯데면세점 제주점도 같은 날 중국으로 귀국해 확진 판정을 받은 관광객 때문에 영업을 쉬었다. 이들 면세점은 하루 매출이 최대 100억 원에 달해 총 5일이나 쉬면서 400억~500억가량 손실이 예상된다.

급기야 본사를 폐쇄한 곳까지 나왔다. 20번째 확진자의 직장인 GS홈쇼핑은 지난 6일 오후 1시 임시 휴점에 들어가 8일 영업을 재개했다. 그동안 홈쇼핑 방송은 모두 재방송으로 진행됐다. 통상 업계에서는 생방송에서 재방송으로 전환할 시 매출액이 50%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매출 타격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GS홈쇼핑에 따르면 하루 평균 TV 홈쇼핑 매출은 평일 50~60억 원, 주말은 100억 원 이상이다.

확진자가 다녀간 외식업체 매장들도 문을 닫았다. 파리바게뜨 헬리오시티점과 교촌치킨 가락2호점은 19번째 확진자가 지난달 31일 매장을 방문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지난 6일 오후부터 영업을 중단했다. 매장은 제품 전량을 폐기하고 자체 방역을 마쳤다. 확진자와 접촉한 직원은 격리 조치했다. 파리바게뜨 헬리오시티점은 9일 영업을 재개했고 교촌치킨 가락2호점의 영업 재개 날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우한 폐렴 확진자가 나오고 동선이 발표될 때마다 심장이 조마조마하고 울고 싶다”면서 “갈수록 고객들이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하지 않아 매출 피해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확산이 되지 않도록 방역과 소독에 신경을 쓰는 것 말고는 달리 대응 방안이 없다”면서 “마음 같아서는 매장에 마스크를 씌워버리고 싶은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담당업무 : 항공, 조선, 해운, 기계중공업, 방산, 물류, 자동차 등
좌우명 : 불가능이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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