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비상] 車강판 인상 “물 건너가나?”…중소기업 재고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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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비상] 車강판 인상 “물 건너가나?”…중소기업 재고부담↑
  • 문수호 기자
  • 승인 2020.02.0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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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자동차강판 협상, 이번에도 동결?…철강업계도 영업손실에 부담
자동차강판 공급 중단…현대제철 등 일관제철소 계획 생산 차질
스틸서비스센터 위주로 재고 부담 급증…자금 선순환 구조 깨져
포스코 현장 직원이 자동차강판 출하 전 검수하고 있는 모습. 사진=포스코 제공
포스코 현장 직원이 자동차강판 출하 전 검수하고 있는 모습. 사진=포스코 제공

[매일일보 문수호 기자] 최근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영향으로 일부 자동차부품 조달이 막히면서 자동차 공장이 가동중단 위기를 맞았다. 이에 따라 자동차강판을 공급하고 있는 철강업계도 출하가 늦어지며 계획생산에 상당한 차질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철강업계는 2월부터 현대자동차와 자동차강판 가격협상에 들어간다. 지난 2016년 이후 4년째 가격동결을 이어오고 있어 올해 상반기에는 톤당 6만원의 가격인상에 나설 계획이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터지며 자동차 업계가 공장 가동 중단에 들어가 상황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지난 2016년 중국이 사드 보복으로 중국 판매량이 급감하며 극심한 부진에 빠졌던 현대차는 이후 글로벌 시황 악화로 실적이 악화됐다. 반등 시기엔 리콜 등 일회성 비용이 들어가는 등 악재로 인해 자동차강판 가격은 제자리걸음에 그쳤다.

올해도 예기치 못한 공장 가동 중단으로 인해 큰 피해가 예상된다. 현대차는 자동차 생태계 안정을 위해 현대차그룹에 공급하는 350여개 부품사에 1조원 이상의 지원까지 나서 일시적 비용 부담이 생겼다. 결국 올해 2월에도 철강업계에서 가격인상을 요구해도 동결에 그칠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현재 철강업계도 건설과 조선, 자동차 등 후방산업의 시황 악화로 인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4분기 1500억원에 가까운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도 1.6% 수준으로 한계이익 수준으로 떨어졌다. 수익 개선이 최우선 과제인 상황으로, 가격협상에서 철강업계와 자동차 업계의 신경전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번 공장 가동 중단에 따른 피해는 철강업계 내 중소기업의 타격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과 같은 일관제철소는 계획생산 체계로 운영되는데 제품 재고를 많이 가져가지 않는다. 다만 계획대로 생산해야 하는데 결국 자동차강판 재고는 스틸서비스센터(SSC)라 불리는 중소유통업체들이 떠안게 된다.

대표적으로 삼우스틸 같은 SSC들은 현대제철로부터 자동차강판을 받아 가공 후 현대차에 납품을 한다. 여기서 자동차강판의 재고를 보관하는 역할을 SSC들이 하기 때문에 이들 중소기업들은 재고비용에 따른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현대제철 소속 SSC 자격을 받기 위해서는 강판 재고를 적재할 수 있는 일정 넓이의 야드 확보가 전제 조건이다. 결국 현대차 공장이 가동 중단되면 자동차강판 재고는 대부분 중간에서 SSC들이 떠안게 된다. 자금 선순환이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재고 부담은 중소기업을 압박할 수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이번 코로나 사태로 인해 자동차강판 가격인상 여부가 불투명해졌다”라며 “자동차 공장의 가동 중단은 자동차 부품업체를 비롯해 중소 철강업체들에게 상당한 부담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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