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도 코로나 열병 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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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기업도 코로나 열병 앓는다
  • 신승엽 기자
  • 승인 2020.02.06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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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공장 가동에 기술계약 업체 ‘곤혹’…현지 시장 마비돼 속수무책
(사진은 기사와 관계 없음)중국의 한 타이어 공장 노동자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은 기사와 관계 없음)중국의 한 타이어 공장 노동자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신승엽 기자] 중국과 직간접적 영향을 받는 국내 벤처기업들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에 진통을 겪고 있다. 

6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벤처기업협회의 ‘2019 정보통신기술(ICT) 중소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해외에 수출하는 ICT 중소기업은 전체의 12%를 기록했다. 이들이 가장 많이 진출한 단일 국가는 ‘중국(33.8%)’이었다. 이중 기업 간 거래(B2B) 매출 비중은 71.2%를 차지했으며, 이는 기술 거래가 주를 이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실제 중국에 수출하는 주요 업종은 ‘소프트웨어(42.4%)’였다. 제조 기반을 가진 현지 업체들에게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제공하는 꼴이다. 

중국 의존도는 매출액 규모로 확인할 수 있다. 일본에서는 1억원 미만 구간을 기록한 업체들이 포진했지만, 중국에서는 100억원대 이상을 달성해 큰 차이를 나타냈다. 향후 해외진출‧수출 희망 국가 1위도 ‘중국(13.8%)’의 몫이었다. ‘아시아(중국, 일본 제외‧12%), ‘일본(6.8%)’, ‘미국(6.6%)’, ‘유럽(2%)’, ‘중남미(1.8%)’, ‘아프리카(1.1%)’, ‘북미(미국 제외‧0.7%)’, ‘오세아니아(0.4%)’ 등이 뒤를 이었다. 

중소벤처기업부의 자료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나왔다. 중기부의 ‘2019년 벤처기업정밀실태조사’에 따르면 이 조사에서도 단일국가 중 해외진출이 가장 많이 이뤄진 곳은 중국(24.4%)이었다. 정부 공식 통계로 잡힌 수치만 확인해도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상당히 높은 것으로 풀이된다. 

직접적인 피해 우려도 보고됐다. 지난 4일 경기도 시흥의 한 건설장비 제조업체에서 수출 중소기업 2차 간담회 자리에서다. 간담회에 참석한 한 중소기업 대표는 “다음 주부터 중국 로컬 기업들이 춘절을 마치고 다시 생산을 가동할 걸로 보이는데, 화웨이도 생산라인 가동을 준비하고 있다”며 “중국 기업에 납품해야 하는 국내 중소기업들은 그들의 일정에 맞춰야 하는데 대처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서기만 경기벤처기업협회장은 “2월 안에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끝나면 괜찮지만 장기화되면 금융지원 문제 등 향후 중국과 비즈니스에서 문제가 될 것”이라면서 “규모가 있는 업체들은 중국 의존도가 높아 요구를 무조건 받아들일 수밖에 없어 상당히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중국에 진출한 기술 중심의 A업체도 현재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A업체의 신영식(가명) 대표는 “중국 법인은 현지 정부의 춘절연휴 연장과 출근금치 조치로 사실상 업무가 마비됐다”며 “기존 계획에 따르면 오는 14일 생산이 완료되고 국내로 들여와야 할 일정들이 모두 지연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출근이 금지됐고, 사무실이나 공장이 모두 막혀 계약업체들 마저 생산을 못하고 있다”며 “개인적인 소통 외에는 대안이 없어 속수무책”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중국 시장으로 진출해 성장을 꿈꾸는 가상현실(VR) 업계도 우려하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김동현 가상현실콘텐츠산업협회장은 “중국에 있는 비즈니스파트너들이 출근도 못하고 있어 안부인사만 전하는 중”이라며 “협회 내에서는 전 세계적인 우환이 발생한 점으로 인해 누구 탓도 하지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익명을 요청한 벤처기업계 한 관계자는 “벤처기업들은 제조업보다 기술 중심으로 운영하는 업체가 상대적으로 많아 제조 단계를 중국에서 해결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이에 따라 다수의 업체들이 시장 상황에 대응하지 못하고 피해를 입고 있다”고 분석했다. 

담당업무 : 생활가전, 건자재, 폐기물, 중소기업, 소상공인 등
좌우명 : 합리적인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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