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불확실한 것과 확실한 것
상태바
[전문가 기고] 불확실한 것과 확실한 것
  • 김광현
  • 승인 2020.02.05 15: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

불확실한 것은 4분기 어닝시즌이다. 상대적으로 4분기 어닝시즌에 대한 관심이 타 분기에 비해 낮은 편인데 그 이유로는 어닝시즌은 다른 어닝시즌에 비해 길다는 점, 실적발표장에서는 연간 가이던스가 함께 발표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4분기는 계절적으로 어닝쇼크가 빈번하게 나타난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실제 분석대상으로 삼고 있는 200개 종목 가운데 4분기 실적이 연말 전망치를 상회한 종목의 수는 지난 10년간 평균 52개에 불과했고 금액기준 전망치 달성률도 평균 77.7%로 낮았다.

삼성전자의 실적이 전망치를 상회하는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올 4분기 실적 전망도 그다지 밝지만은 않다. 잠정치를 발표하지 않은 종목의 실적 전망치가 계속해서 하향 조정되고 있다는 점 또한 부담스럽다. 증시 전체로 보면 이번 4분기도 어닝쇼크의 예외는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4분기 어닝시즌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4분기 실적의 결과가 2020년 연간이익전망치의 변화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4분기 어닝쇼크의 강도가 높지 않다면, 이는 곧 2020년 연간이익전망치의 신뢰도를 높이는 결과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확실한 것은 분기별 이익증감률의 추이가 개선된다는 점이다. 분기별 이익증감률은 2017년 3분기 고점 이후 2년에 걸친 하락 추세를 이어왔는데 지난 3분기를 저점으로 마이너스권에서의 상승전환이 확실시 되고 있다. 4분기 실적이 전망치를 하회하고 있지만, 증감률의 상승추세를 꺾을 정도는 아닐 것이다. 이는 2020년 증시가 지난 2년과는 다른 모습일 것이라 판단하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이익을 보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이익증감률의 절대값을 보는 것이고, 하나는 이익증감률의 추이를 보는 것이다. 우리는 전자를 그로쓰(Growth)로, 후자를 사이클(Cycle)로 표현한다. 지난 2년간 증시는 이익증감률이 부진한 국면을 지나왔고, 이는 곧 업종별 이익 사이클의 차별화에 주목하는 이유가 됐다. 특히, 이익의 부진이 반도체의 부진에 기인했기 때문에 반도체와 차별화된 이익 사이클을 보인 업종이 상대적으로 주목받을 수 있었다. 반대로 이익 증감률이 회복될 것으로 보이는 지금 시점에서는 대부분 업종의 사이클이 개선되기 때문에 업종별 이익 사이클은 차별화의 포인트가 되지 못한다. 지금은 이익의 그로쓰, 즉 이익증감률의 절대값에 집중해야하는 시점이라는 뜻이다. 

마지막으로, 생각해야 할 것은 외국인 수급의 확산이다. 작년 한 해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8000억원을 순매수했는데 이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해서는 5조원의 순매수를, 이를 제외한 나머지 종목에 대해서는 4조2000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한 바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집중됐던 외국인 순매수는 올들어 완화되고 있다. 

최근 신종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한 증시의 조정은 예상치 못했던 이벤트로 증시의 펀더멘털이 훼손된 것은 아니라고 본다. 그리고 이는 증시를 한발 떨어져 보게 하는 계기일 수 있다. 2009년의 신종플루, 2015년의 메르스 때도 발병 이전과 이후의 주도주는 달라진 바 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진정된 이후의 증시 모습도 그럴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