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 항바이러스 치료제 국내도 자리잡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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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코로나 항바이러스 치료제 국내도 자리잡나
  • 김동명 기자
  • 승인 2020.02.04 15: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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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확진자 ‘음성’판정 받아 퇴원준비
에이즈 치료제인 항바이러스제 효과 확인
증상 심한 1번·4번 환자에 동일 약물 적용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구조를 실제와 비슷하게 구현한 3D 이미지. 사진=CDC 제공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구조를  3D 이미지로 구현한 그래픽 자료. 사진=CDC 제공

[매일일보 김동명 기자] 국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 중 두 번째 환자가 ‘음성’판정을 받은 가운데, 치료제로 사용했던 항바이러스제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4일 현재까지 국내를 포함해 전 세계에 약 1만7000명의 신종 코로나 감염자가 발생한 가운데 그동안 바이러스가 시간이 갈수록 돌연변이가 발생해 백신 등 치료제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HIV(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 치료제가 신종 코로나 증상 완화에 효과를 보이면서 새로운 해법이 보이기 시작했다.

국내에도 확진자 중 항바이러스제와 독감 치료제를 혼합 투약 받은 환자가 완치판정을 받으면서, 의학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치료 방법에 대한 윤각을 잡아가는 분위기다.

해당 치료제를 투약한 국내 두 번째 확진자는 지난 3일 환자의 리보핵산(RNA)을 채취해 병의 유무를 측정하는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모두 음성으로 통과했다.

같은 날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브리핑을 통해 “2번 환자의 증상이 대부분 완쾌됐고, 두 차례의 PCR 검사에서도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며 “환자 상태를 모니터링하면서 퇴원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앞서 태국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위독했던 중국인에게 HIV 억제제와 독감 치료용 항바이러스제를 섞어 투약해 병세를 호전시켰다. 환자의 치료를 담당한 국립 라자비티 병원 의료진은 항바이러스제인 오셀타미비르와 에이즈 치료제 로피나비르·리토나비르 조합제인 ‘칼레트라’를 사용했다고 밝했다.

에이즈 치료제로 알려진 HIV 치료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치료에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이론은 중국 전문가 및 의료진 사이에서 제기된 바 있다. 이와 같은 효과가 발생하는 이유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구조적 유사성’ 때문이다.

HIV 치료제인 칼레트라는 단백질분해효소를 억제해 바이러스 증식을 막는 효능을 지닌다. 돌연변이가 잦은 RNA 바이러스인 코로나바이러스의 증식에도 효과가 있어 병의 진행을 막고, 바이러스가 RNA를 복제하는 과정을 방해한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국내 확진자 중에서도 폐렴 증상이 심한 1번과 4번 환자에게 이 약물을 투약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과거 에볼라바이러스 역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같은 RNA바이러스의 일종으로 치료제가 개발되기 이전까지 환자들에게 항바이러스제를 투약한 적이 있다. 당시에는 글로벌 제약사인 길리어드가 개발한 ‘렘데시비르’가 사용됐다.

문제는 이러한 방법이 완벽한 해결책은 아니라는 점이다. 현재까지 인류는 이전에 알려지지 않은 질병이 발생하면 신약 개발까지 수년이 걸리다보니 기존 약물 중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약물을 사용해 왔다. 그렇기 때문에 발생한지 몇 달 정도 밖에 안 된 신종 코로나의 경우 돌연변이로 발전했을 가능성이 적어 항바이러스제가 통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또 다른 문제는 국내 확진자가 늘어갈 경우 해당 치료제의 국내 재고가 수요를 따라잡지 못한다는 점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이 약을 복용 중인 국내 환자 수는 400명에 불과하다. 수요가 적다보니 국내에 공급된 물량이 얼마 되지 않아 일단은 상태가 위급한 환자 순으로 약물을 투약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보건당국은 공급에 차질을 생길 것을 대비해 칼레트라 제조사인 미국 제약사 애브비에 “제품을 찍어내는 즉시 무한대로 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애브비는 이전에도 칼레트라 200만 달러어치(약 23억5000만원)를 중국에 기부했다.

바이오업계 전문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경우 일단 환자의 치유보단 증상 악화를 막기 위한 것이 최선이고, 확실한 치료제는 아직 개발하지 못한 상황이다”며 “일단 항바이러스제가 먹힌다는 건 희소식이지만 이마저도 통하지 않는 환자가 발생했을 때를 대비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담당업무 : 제약·바이오, 병·의원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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