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비상] 中 진출 뷰티·패션업계, 현지 휴점 줄줄이…언제 웃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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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비상] 中 진출 뷰티·패션업계, 현지 휴점 줄줄이…언제 웃나?
  • 김아라 기자
  • 승인 2020.02.03 15: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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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 우한 로드샵과 쇼핑몰 입점 전 매장 휴점
주재원 가족 복귀 지원, 직원 중국 출장도 전면 보류, 화상회의 대체
이랜드·신세계인터내셔날, 매장 영업 중단…영업 재개 시점 불투명
“상황 길어지지 않도록 대응이 답” “영업 재개해도 소비심리 줄어 타격 불가피”
사진=연합뉴스.
중국에 진출해 있는 국내 뷰티·패션 기업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산에 중국 현지 매장 문을 닫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김아라 기자] 중국에 진출해 있는 국내 뷰티·패션 기업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산에 중국 현지에서 휴점을 이어가고 있다. 영업이 언제 재개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우한 폐렴이 좀처럼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지 않아 최소 1분기 실적 또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뷰티·패션 업체들이 올해 상반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이 예고되면서 한한령(한류 규제) 폐지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됐는데, 한순간에 난처한 상황에 빠졌다”면서 “또다시 한번 중국발 악재로 매출에 타격을 입을까 싶다”고 우려했다. 이어 “지금은 그저 상황이 길어지지 않도록 중국 정부 방침에 따라 빠르게 대응하는 게 최선”이라고 밝혔다.

현재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정부의 관리 지침에 따라 우한시 전체가 통제되면서 우한시에서 로드숍과 쇼핑몰 입점 등의 형태로 운영 중이던 모든 매장을 휴점했다. 우한 이외 지역은 중국 지방 정부 지침에 따라 대부분 영업 중이다. 설화수·라네즈·마몽드·에뛰드하우스 등 5개 아모레퍼시픽 브랜드의 중국 내 오프라인 매장 수는 1800여 개(로드샵·백화점 포함)에 달한다.

현지 임직원 관리에도 나섰다. 중국법인 임직원은 오는 9일까지 쉰다. 지난달 21일부터는 상하이 생산연구시설에는 전 직원의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체온계 비치, 출입 통제 등을 실시하고 있다. 회사 측은 중국 상하이 법인으로 손 세정제와 마스크 등 긴급한 물품을 확보해 전달할 예정이다. 중국 내 매장 직원은 중국 정부 현지 조치에 따라 근무하거나 재택 대기 중이다.

주재원의 경우 유급 휴가를 실시하고, 주재원 가족 중 한국으로 복귀하기를 희망하는 자에 한해 지원하고 있다. 지난달 23일 이후 중화권(중국·홍콩·마카오·대만) 출장이나 여행을 다녀온 국내 임직원들에 한해서는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 국내 직원의 중국 출장을 자제하고 화상회의, 이메일, 유선 통화로 업무를 진행 중”이라면서 “중국 현지 비상 연락망을 구축해 춘절 기간 중 비상상황을 수시로 체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매장 운영 재개 시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중국 정부의 관리 지침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LG생활건강도 우한에 위치한 매장 문을 모두 닫았다. 회사 측은 우한 지역에 위치한 일부 백화점에 매장이 있는데 현재 중국 정부 방침에 따라 백화점이 영업을 중단하면서 일시 휴점 상태라고 설명했다. 직원들의 중국 지역 출장도 전면 보류했다.

특히 매출의 상당 부분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화장품업계는 중국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여파를 딛고 겨우 회복에 나서는 시점에서 또다시 날벼락을 맞은 셈이나 다름없다. 우한 폐렴 감염자가 지속 증가함에 따라 중국 당국이 연휴를 더 연장할 수 있으며, 영업을 재개해도 중국인들이 외출을 자제하면서 판매는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법인 매출이 공시된 2018년 기준 각 기업의 중국법인 의존도는 △코스맥스(37.9%) △아모레퍼시픽(32.2%) △에이블씨엔씨(12.8%) △코스메카코리아(12.0%) △LG생활건강(11.6%) △잇츠한불(5.9%) △한국콜마(5.5%) △클리오(4.3%) △토니모리(2.1%) 순으로 집계됐다.

실제 시장에서도 향후 화장품 업종이 약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병으로 향후 2∼3개월간 화장품 업종의 주가 약세가 불가피하다”며 “올해 2∼5월 사이 중국인 입국자 수 하락이 불가피하고 이로 인해 중국인 보따리상 의존도가 높은 국내 면세점 매출도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기존에는 올해 중국인 입국자 수가 전년 대비 24%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8% 증가하는 데 그칠 것”이라면서 “또 2015년 메르스 때와는 달리 중국의 현지 화장품 소비 시장도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패션업계도 발목이 잡혔다. 이랜드는 지난달 24일부터 중국 우한시 내 300여 개 매장의 90%가량 영업을 중단했다. 이랜드 측은 “이랜드 점포가 입점해 있는 쇼핑몰이나 백화점이 문을 닫으면서 현지 매장도 영업을 중단한 상태”라면서 “중국에 4000여 개 매장을 운영 중인데, 우한 외 다른 중국 매장도 대부분 쇼핑몰과 백화점 내부에 위치해 여러 지방 정부 방침과 상황에 따라 영업을 못 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역시 중국 우한에 있는 톰보이와 보브의 오프라인 매장에 대해 지난달 24일부터 휴점을 시행 중이다. 중국 상하이 법인 또한 임시 휴무 중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우한 내 오프라인 매장의 재오픈 일정은 현재 미정이고 추후 중국 현지 매장 직원들을 위해 한국에서 마스크를 발송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담당업무 : 항공, 조선, 해운, 기계중공업, 방산, 물류, 자동차 등
좌우명 : 불가능이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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