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버블세븐’ 탄생하나… 풍선효과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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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버블세븐’ 탄생하나… 풍선효과 심각
  • 성동규 기자
  • 승인 2020.01.29 16: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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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 호재에 12·16대책 규제 비껴가 풍선효과 나타나
과천·성남·구리·대구·수원·용인·세종 등 여전히 상승세
전문가 “거품 거의 최고조… 자칫하단 상투 잡는다”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봉영로 일대
경기 수원시 영통구 봉영로 일대 전경.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성동규 기자] 12·16 부동산대책으로 강남을 비롯한 서울 집값 급등세는 한풀 꺾였으나 수도권과 지방 일부 도시는 아직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일각에선 해당 지역을 중심으로 2000년대 중반 ‘버블세븐’ 현상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29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2·16 대책 발표 이후 한 달간(12월 23일~1월 20일 기준) 전국 아파트 주간 변동률을 보면 수원 영통구가 4.38% 상승해 전국에서 가장 많이 올랐다. 용인 수지구 3.97%, 세종 3.45% 등이 상승률 상위 3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수원 영통구와 용인 수지구는 개발 호재와 풍선효과 등으로 과열되고 있는 대표 지역이다. 수원 영통구는 경기도청 신청사 이전, 신분당선 호매실 구간 예비타당성 조사 통과 등 호재가 잇따르고 있다. 용인 수지구 역시 지하철 3호선 연장과 리모델링 사업 등으로 기대감이 높다.

실제 수원 영통 ‘힐스테이트 영통’ 전용면적 84.53㎡는 지난해 3월만 해도 6억6000만원이었지만 지난 10일 8억4000만원에 거래되면서 10개월 사이 1억8000만원이 올랐다. 호가는 9억원대에 형성되어 있다. 

용인 수지 ‘성복역롯데캐슬골드타운’ 전용 84.91㎡ 실거래가는 지난해 10월 8억5000만원에서 지난 2일 11억7200만원에 팔려 무려 3억2200만원이나 치솟았다. 호가는 이 보다 훨씬 높은 13억~14억원에 달한다.

조사 기간을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한 2017년 5월부터 이달 20일까지로 확장하면 과천(25.88%), 성남 분당구(21.08%), 구리(19.92%)의 상승률이 가장 가팔랐다. 해당 지역들은 서울 접근성이 좋고 생활 편의시설 등이 잘 갖춰진 곳이다.

‘준강남’으로 꼽히며 집값이 크게 뛰어오른 과천·성남 분당은 12·16 대책 효과로 상승세가 주춤하고 있다. 하지만 구리는 지하철 8호선 개통 예정 기대심리, 서울 중랑구 신내 차량기지와 도시철도 6호선 연장 등의 호재가 여전히 집값에 반영되고 있다.

전국에서 네 번째로 많이 오른 지역은 서울 송파구(18.56%)였다. 서울에서 유일하게 상승률 상위 5개 지역에 포함됐다. 나머지는 대전 서구(17.45%)였다. 세종과 마찬가지로 ‘규제 무풍지대’인 탓에 집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부가 지속해서 수도권과 지방 일부 도시의 집값 상승을 방치한다면 새로운 ‘버블세븐’ 지역이 나타날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장은 “대내외적 경제여건이 악화와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대책 등을 고려할 때 집값이 단기간에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풍선효과 등으로 투자 수요가 몰려 집값에 거품이 낀 지역은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최 소장은 “현시점에서 최근 몇 년간 가격이 많이 오른 지역의 아파트를 매수하는 건 상투를 잡는 꼴이 될 수 있다”면서 “정부에서도 실수요자가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선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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