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ㆍ토스 '여의도행'에 증권가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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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ㆍ토스 '여의도행'에 증권가 긴장
  • 홍석경 기자
  • 승인 2020.01.29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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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5일 신규 증권사 3곳 인가 유력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증권업에 뛰어드는 카카오와 토스에 증권가가 긴장하고 있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다음달 5일 카카오와 토스, VI금융투자 3곳에 증권사 인수ㆍ신설 인가를 내줄 걸로 보인다.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특별한 결격 사유가 없어 신규 증권사 인가는 순조롭게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국내 증권사 수는 3개사를 더해 57개사에서 60개사로 늘어나게 된다.

당장 카카오는 업계 경계 대상 1호로 부상하고 있다. 카카오는 이번 증권업 진출을 통해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 카카오증권(가칭)에 이르는 강력한 B2C(소비자거래) 금융플랫폼을 구축할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는 대출이나 결제에 더해 주식거래, 자산운용상품 판매 등으로 소비자영향력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카카오페이만 봐도 이미 회원 수 3000만명을 넘어섰다. 증권업계 1위인 미래에셋대우의 계좌 약 500만개 중 실제 활동하고 있는 계좌가 200~300만개 사이인 것을 감안하면 카카오의 파급력은 업계 전체를 위협할 만한 수준이란 관측이다.

토스의 경우에도 모바일 특화 증권사를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시장에서는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모바일트레이딩(MTS) 등이 활성화돼 있지만 보다 쉽고 빠른 앱을 만들겠다는 거다.

정보기술(IT) 플랫폼을 앞세운 혁신기업의 증권업 진출로 소비자 편의는 크게 개선될 걸로 보이지만, 기존 증권사는 걱정이 앞선다. 지난해 실시된 금융당국의 증권업경쟁도평가 결과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의 이익률은 미국이나 일본보다 크게 떨어져 있다. 국내 증권사 56곳의 지난해 순이익은 1분기에만 1조4602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이후에는 내리막을 걷고 있다. 2분기에는 1조3840억원으로 감소했고, 3분기에는 9889억원으로 줄었다.

무료 수수료 이벤트와 국내 증시 부진으로 리테일 수익이 크게 악화된 가운데 거대 플랫폼을 앞세운 카카오와 토스의 신규 서비스는 위협이 되기에 충분하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바로투자증권 종합자산관리계좌(CMA)와 연동한 트레이딩시스템(카카오머니 계좌)은 곧바로 론칭할 수 있게 준비를 완료한 상황"이라고 했다.

증권업계가 큰 타격을 받지는 않더라도 디지털 전략 수정은 불가피할 거라는 의견도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기존 증권사들도 리테일 서비스 부문에서 디지털 혁신을 추진 중인데, 카카오나 토스와 차별화된 서비스를 구사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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