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 ‘우한 폐렴’ 악재에 중국 하늘길도 막히나
상태바
항공업계, ‘우한 폐렴’ 악재에 중국 하늘길도 막히나
  • 박주선 기자
  • 승인 2020.01.28 14: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내 항공사, 中 노선 운항 중단 및 환불 수수료 면제 결정
지난해 보이콧 재팬에 이어 겹악재…당분간 실적 개선 어려울 듯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 공포가 확산하는 가운데 28일 인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에서 중국발 항공기 탑승객 등이 발열검사를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 공포가 확산하는 가운데 28일 인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에서 중국발 항공기 탑승객 등이 발열검사를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지난해 ‘보이콧 재팬’ 직격탄을 맞은 국내 항공업계가 올해는 중국발 악재를 만났다. 전 세계적으로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되면서 중국 하늘길 운항이 위태로워졌기 때문이다. 수익성이 회복되기도 전에 또 다시 악재를 만난 항공사들은 당분간 실적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2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에어서울은 중국 전 노선의 운항을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에어서울은 현재 인천∼장자제 노선을 주 3회(수·금·일), 인천∼린이 노선을 주 2회(화·토) 운항하고 있었으나, 우한뿐 아니라 중국 노선 전체에 대한 여행객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운항 중단을 결정했다.

에어서울 관계자는 “우한 폐렴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면서 관련 문의가 많은 상황”이라면서, “항공기 소독을 철저히 하고 있으며, 공항 종사자 및 운항‧캐빈 승무원에게도 국제선 전 노선에서 마스크와 장갑 착용을 의무화하는 등 적극적으로 예방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대한항공과 티웨이항공도 인천~우한 노선의 운항을 중단한 상태다. 대한항공은 오는 31일까지 해당 노선의 운항을 중단한 뒤, 중국 당국 조치사항과 연계해 2월 재운항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티웨이항공은 지난 21일 오후 10시 20분 인천국제공항에서 우한국제공항으로 TW0615편을 운항할 예정이었으나, ‘우한 폐렴’이 확산되다 해당 일정을 무기한 연기했다.

이와 함께 국내 항공사들은 우한 폐렴 여파에 중국 여행을 꺼리는 승객들이 많아지자 중국 노선 항공편의 환불 수수료를 면제해주기로 했다.

대한항공은 지난 24일 이전에 발권한 중국 모든 노선의 항공권을 대상으로 환불 수수료를 면제하기로 했다. 다음달 29일까지 출발하는 항공편이 해당된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지난 24일 이전에 발권한 한국∼중국 노선이 포함된 여정(지난 24일∼3월 31일 출발 기준)에 대해 환불 또는 여정 변경시 수수료를 받지 않기로 했다.

저비용항공사(LCC)도 마찬가지다. 티웨이항공은 1월 31일, 제주항공·진에어·이스타항공은 2월 29일, 에어부산은 3월 28일까지 국내에서 중국으로 가는 항공편을 환불할 경우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는다. 에어서울 역시 중국 노선에 대해 지난 24일 예약분부터 운항이 재개될 때까지 여정 변경과 환불 위약금을 면제하기로 했다.

항공업계는 우한 폐렴이 과거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나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와 같은 악재로 확산될까 우려하고 있다. 실제 2003년 3월 사스 확산 이후 인천공항 기준 국제선 여객 수송은 전년 대비 38%까지 감소한 바 있다.

특히 중국 노선 비중이 높은 항공사일수록 악영향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중국 노선 매출의 비중은 아시아나항공 19%, 제주항공 15%, 대한항공 13%, 티웨이항공4% 수준이다. 다른 항공사들 역시 일본 노선 수요 감소를 중국 신규 노선 확대로 만회하려던 계획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이달 말부터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국내 항공사들은 일본 노선의 수요 급감으로 적자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여기에 중국 노선 운항 중단 및 수수료 면제는 경영난을 더욱 악화시킬 것으로 보여 당분간 실적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