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원종건 미투' 포퓰리즘 인재영입 참사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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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원종건 미투' 포퓰리즘 인재영입 참사 아닌가
  • 박지민 기자
  • 승인 2020.01.28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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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박지민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4·15 총선을 앞두고 '영입인재 2호'로 발탁한 20대 청년 원종건씨가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 폭로에 정치 데뷔 한 달 만에 하차했다. 원씨는 과거 공중파 방송에서 '효자' 이미지로 유명세를 탄 인물이다. 

일단 폭로의 사실 여부는 밝혀지지 않았다. 원씨의 전 여자친구라는 A씨는 "원씨가 '페미니즘의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1년 가까이 교제하며 원씨를 지켜본 결과, 그는 결코 페미니즘을 운운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며 자신을 성노리개 취급했다고 폭로했다. A씨는 또 원씨가 여혐(여성혐오)와 가스라이팅 등을 통해 데이트 폭력을 일삼았다며 폭행 증거사진과 카톡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이에 대해 원씨는 "영입인재 자격을 스스로 당에 반납하겠다"면서도 "글은 사실이 아니다. 파렴치한 사람으로 몰려 참담하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명예로운 감투는 내려놓고 자연인 신분으로 돌아가겠다. 홀로 진실을 밝히고 명예를 회복하겠다"고 했다.

두 사람 간 진실공방은 언젠가 결론이 날 것이다. 문제는 원씨의 유명세를 총선 흥행에 이용하려고 한 집권여당의 태도다. 민주당은 "검증 단계에서 이 문제를 인지하지 못했다. 그(사적) 영역까지 검증할 수 있는지 미리 염두에 두지 못해 죄송하다"고 했지만 진정성은 느껴지지 않는다. 원씨 영입 당시부터 그를 둘러싼 논란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초기 논란에 대해 "몰랐다"는 민주당의 해명은 '관심이 없었다'는 말로 들린다. 민주당은 영입 당시 오직 홍보와 선전에만 열중했다. 

지금까지 민주당이 내걸었던 당의 이미지는 '민생 중심', '사회적 약자 중심' 등이었다. 그런데 '페미니즘'을 외쳤던 민주당의 인재가 이번 논란으로 '미투'의 가해자 대열에 서자, 민주당의 이미지가 순식간에 두 얼굴의 아수라 백작이 된 격이 됐다. 또한 민주당이 인재영입으로 가장 많이 받아온 비판은 '정치적 전문성보다는 스토리 위주의 감성 영입'이었다. 21대 총선이 80일도 채 남지 않은 시점, 총선을 위한 인재 영입인 만큼 민주당은 스토리에 치중하지 않고 정치적 전문성을 갖춘 동시에 당의 이미지와 부합하는지에 대한 적합성 판단을 꼼꼼히 해야 했다. 민주당뿐만 아니라 모든 당은 국민에게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한 '포퓰리즘성 인재'가 아닌 실질적으로 국민에게 정치적 헌신을 할 수 있는 진정한 정치 인재 영입에 힘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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