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만원 구찌 신발에 열광하는 10대 ‘新등골브레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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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만원 구찌 신발에 열광하는 10대 ‘新등골브레이커’
  • 김동명 기자
  • 승인 2020.01.28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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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마켓 전년比 명품신발 판매량 69% 증가
명품 신발 골든 구스·알렉산더 맥퀸 등 인기
알렉산더 맥퀸 오버솔. 사진=알렉산더 맥퀸 쇼핑몰 갈무리
알렉산더 맥퀸 오버솔. 사진=공식 쇼핑몰 갈무리

[매일일보 김동명 기자] 최근 밀레니얼 세대 사이에서 명품 신발이 유행하면서 부모의 과도한 지출을 요구하는 속칭 ‘신종 등골브레이커’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28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청소년들 사이에서 고가의 물건을 서슴없이 구매하는 ‘플렉스 해버렸다’가 유행처럼 퍼지며, 상대적으로 접근하기 쉬운 명품 신발에 열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플렉스란 원래 운동을 통해 몸을 푼다는 뜻이지만 최근에는 ‘잘났음’을 보여주거나, 재산이 많은 것을 과시할 때 쓰는 상징어가 됐다. 일반 소비자 트렌드에서도 명품 의류·가방 등이 플렉스 문화로 자리 잡은 가운데, 그보다 가격이 저렴한 신발류에 젊은 소비층이 몰리고 있다.

G마켓에 따르면 작년 12월 17일부터 1월 16일까지 명품 신발 판매량이 이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69% 성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여성용 명품 스니커즈는 같은 기간 99%나 증가했다. 스마트학생복이 중·고등학생 35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명품 소비 실태’에서도 ‘명품을 구매한 적 있다’고 답한 학생이 56.4%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들은 대부분 친구에게 소외받거나 따돌림 당지 않기 위해 명품을 구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대들이 꼽은 인기브랜드는 브랜드는 골든구스, 구찌, 발렌시아가, 알렉산더 맥퀸 등이 있다. 대표적으로 골든구스는 국내 첫 진출 당시에는 ‘헌 신발’처럼 보이는 빈티지 디자인 때문에 무분별한 과소비 명품의 대명사로 떠오른 바 있다. 지금은 다양한 컬렉션과 디자인이 출시됐고, 빈티지 이미지 또한 벗어났기 때문에 찾는 소비자들이 늘었다.

기본 120만원대를 형성하는 구찌 스니커즈도 업계에서 명품 신발의 ‘스테디셀러’로 떠오른다. 신발 양옆에 구찌의 상징적인 무늬로 꼽히는 ‘스트라이프 무늬’와 벌·뱀·호랑이 등 다양한 자수가 새겨진 세련된 디자인으로 밀레니얼 세대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앞선 제품들보단 저렴하지만 60만원대를 형성하고 있는 알렉산더 맥퀸 오버솔도 학생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흰색 베이스에 블랙 색상을 포인트로 둔 오버솔은 타 브랜드에서 카피제품을 만들 정도로 업계 흥행보증 수표로 통하는 스니커즈다.

서울시 동작구에 위치한 중학교에 재직 중인 교사는 “학생들이 어디서 돈을 모아 명품 신발을 구매하는지 모르겠지만 아이들 사이에서 누가 뭘 신고 와서 무엇을 했는지를 마치 자랑처럼 이야기하고 다닌다”며 “사실 학교라는 공간 안에 고가의 제품이 들어오면 도난 문제도 있고 가정환경에 따라 아이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발생하기 때문에 학교에서도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밀레니얼 세대의 자기표현 성향이 촉진시킨 트렌드라는 분석과 뚜렷한 소득이 없는 학생들의 소비가 부모들의 과소비를 부추기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존재한다. 패션업계에서는 “자신의 개성을 중시하는 밀레니얼 세대들이 교복이라는 일편일률적인 통제아래에서 표현의 방법으로 명품 신발을 선택했다”고 분석했다.

명품유통관계자는 “과거에는 명품 소비층이 돈이 풍족한 중년층이었다면, 최근에는 밀레니얼 세대가 주 타겟층으로 급부상했다”며 “문제는 청소년들이 소득에 대한 고려 없이 또래문화만 따라하다 보면 비용 부담은 자연스럽게 부모가 짊어져야하기 때문에 합리적 소비를 권장한다”고 설명했다.

담당업무 : 제약·바이오, 병·의원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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