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성적표 받아든 해외수주…올해는 만회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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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성적표 받아든 해외수주…올해는 만회할까
  • 최은서 기자
  • 승인 2020.01.27 13: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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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2006년 이후 13년만에 최저치 기록 추정
현대건설 등 대형사, 연초부터 수주낭보로 '청신호'
대내외 환경 개선…석유화학 중심 발주 늘어날 전망
카타르 루사일 플라자 타워 PLOT3(맨 오른쪽) 및 PLOT4(왼쪽에서 3번째) 조감도. 사진=현대건설
카타르 루사일 플라자 타워 PLOT3(맨 오른쪽) 및 PLOT4(왼쪽에서 3번째) 조감도. 사진=현대건설

[매일일보 최은서 기자] 지난해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건설 수주실적이 13년 만에 최악을 기록한 가운데 올해 반등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더욱이 정부의 고강도 규제로 국내 주택시장 경색 국면이 예상되고 있어, 해외시장에서 돌파구를 마련할 필요성이 대두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건설 수주 흐름을 고려하면 올 한 해 전망도 그리 밝지 않게 보는 시각과 석유 화학 플랜트 중심으로 발주량이 늘어날 것이란 낙관적 예상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해 연말 건설사들이 해외 수주에 힘썼지만 지난해 해외 건설 수주액은 2006년 165억달러를 수주한 이후 13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 속 지난해 해외건설 수주액 발표도 재차 연기돼 이달 말에 공개될 예정이다. 

이처럼 지난해 해외수주의 급락 배경으론 해외수주 텃밭으로 꼽혀온 중동 수주 물량의 급감과 미·중 무역갈등 등 대외여건 악화 등이 꼽힌다. 또 과거 국내건설사들이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수주한 중동프로젝트가 2013년 대규모 손실로 이어지면서 재무구조에 타격을 입어, 보수적 수주전략으로 선회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송태준 한국기업평가 평가정책본부 평가기준실장은 "글로벌 불확실성 확대 및 제한적 유가상승에 따른 발주 둔화 가능성, 경쟁 심화 및 보수적인 수주전략은 해외수주 확대에 제약 요인"이라면서도 "대형건설사들은 분산된 포트폴리오가 유지되는 가운데 적정 원가의 해외공사 물량 확보가 수주경쟁력의 키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2020~2022년 석유화학 중심으로 발주가 늘어날 것으로 보여, 건설사별 수주 경쟁력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대형건설사들은 연초부터 해외건설 수주 소식을 잇따라 전하며 청신호를 켰다. 

현대건설은 이달 들어서만 4건의 해외 프로젝트를 수주,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카타르 루사일 '플라자타워' 3·4구역과 싱가포르 풍골 스포츠센터, 알제리 우마셰 3 복합화력발전소 등 총 수주액만 2조1000억원에 달한다. 특히 비플랜트 비중이 절반이 넘는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삼성물산도 이달 1조9000억원 규모의 방글라데시 다카국제공항 확장 공사를 따냈다. 삼성엔지니어링도 연초 알제리에서 4조3000억원 규모의 하시 메사우드 정유 프로젝트를 스페인 기업과 공동 수주했다. 이 중 삼성엔지니어링 계약분은 1조9000억원이다. 

또 지난 23일 국토교통부는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와 함께 방글라데시 정부와 공동협의체를 구축하고 철도·도로·송전 등 3건의 인프라 사업에 대한 우선사업권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총 92억 달러 규모의 이들 3건의 사업에 대해 방글라데시는 공개입찰 절차없이 단독으로 사업조건을 협의하고 향후 사업계약을 맺을 예정이다. 

아울러 몽글라 항만, 미르푸르 주택단지, 칸 자한 알리 공항, 치타공 항만 및 도시철도, 보다 태양광 등 약 8개 사업에 대해 추가 협의하기로 했다. 올해 하반기에 한국에서 '제3차 공동 협의체(Joint Platform) 회의'를 개최해 추가로 우선사업권 확보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국토부와 KIND는 오는 5월까지 PIS펀드(약 1조5000억원 규모)의 자펀드 출시를 완료하고 본 사업 등에 집행을 기대하고 있다. 파라과이, 스리랑카, 코스타리카 등에서도 정부 간 협의를 통한 수의계약(해외투자개발형)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업계에선 지난해 부진한 흐름을 이어 온 해외건설 수주가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내외 환경과 정부 지원 등까지 고려했을 때 지난해보다 양호한 실적을 거둘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김종국 해외건설협회 대외협력실장은 "소폭이지만 글로벌경기가 상승할 것으로 보여지고 마이너스성장을 하던 세계건설시장도 플러스성장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돼 지난해보다 해외건설 수주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 주택경기가 위축되다 보니 건설사들도 적극적으로 해외에 진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우리 정부도 해외건설 중요성을 인식해 금융지원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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