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선거, 중앙회 목 조이는 '헛공약' 남발..."정책검증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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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선거, 중앙회 목 조이는 '헛공약' 남발..."정책검증 절실" 
  • 이광표 기자
  • 승인 2020.01.23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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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조합장들 "표 구걸 위해 우릴 사익에 눈먼 집단으로 매도" 불쾌감
"농정활동 성과와 정책으로 검증된 후보 가려내는 선거 풍토 돼야"
서울 서대문 농협중앙회 본사. 사진=농협중앙회
서울 서대문 농협중앙회 본사. 사진=농협중앙회


[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농협중앙회장 선거가 이제 목전이다.

이번 선거도 대의원 간선제로 치러지며 과거의 구태인 지역주의, 헛공약, 금권선거가 판을 치거란 우려가 많다. 이미 이런 부류의 소문들이 현장에서 무성하고 나돌고 있기도 하다. 

이에 대의원 조합장들 사이에선 '인물'과 '정책대결'로 가야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같은 목소리는 조합장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개혁적인 초재선 조합장을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다.

실제 주요 후보의 공약을 살펴보면 아직도 선심성 퍼주기 공약경쟁이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다. 중앙회 경영을 걱정해야 할 만한 공약들이 즐비하다는 게 일부 조합장들의 지적이다.
 
농협중앙회의 차입금은 2012년 사업분리 이후 계속 증가하여 13조 4000억원까지 늘어나 매년 차입금 이자만 약 3000억원 이상이 소요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이번 회장선거에 나선 후보들이 제시한 공약들 중엔 여전히 퍼주기식 '헛공약'이 남발되고 있다. 실제 '중앙회 지원으로 조합장 보수 현실화', '조합장 업무용 차량 중앙회 예산으로 지원' 등 노골적인 선심성 공약들도 여럿 있다. 이를 본 중앙회 임직원들 사이에선 우려감이 팽배해지고 있다는 후문도 나온다.

경기도 모 대의원 조합장은 "일부 후보 공약 가운데 조합장 위상제고라는 그럴듯한 헛공약의 남발로 조합장들을 사익에 눈먼 파렴치한 집단으로 전락시키고 있다"며 "자신의 농정철학을 알리려는 노력보다 조합장들의 표에만 혈안이 되는 구태가 여전하다"며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특히 퍼주기식 헛공약의 심각성을 인식한 노조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공명 선거를 주창하고 감시에 나설 것을 천명했다. 

노조의 한 관계자는 "중앙회에 부담을 전가한 선심성 공약이 이행되려면 수년 내에 농협중앙회는 파산할 것"이라고 개탄을 금치 못했다.

이번 선거가 혼탁양상인 가운데서도 일부 후보자의 눈길을 끄는 공약들도 있다.

경북지방의 한 대의원 조합장은 "곡물거래소 설치, 쌀자동시장격리제 도입, 농산물 가격안정제 및 기금제도 법제화, 직능이사제 도입(이상 문병완 후보 공약) 등이 농업과 농촌 현실에 부합한 현실성 있는 공약도 눈에 띈다"라고 평가했다.

한편 중앙회 요직을 거친 후보 조차도 농정활동과 관련된 성과가 뚜렷하지 않은데 인지도에 기대 선거를  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후보자 사이에서도 실현 가능한 정책과 이를 검증하는 대결로 선거가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번 선거과정에서 유일하게 지역 단일화를 이루며 전남 후보로 출사표를 던진 문병완 보성농협조합장은 "선거에 뛰어든 후 그동안 내가 이뤄냈던 농정활동 성과를 알리는 주력하고 있다. 선거 풍토도 이제는 후보자가 걸어온 발자취와 선거를 앞두고 보여준 정책을 검증하는 쪽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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