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리더’ 사업 전면 배치…이재용의 ‘뉴 삼성’ 시험대 오르다
상태바
‘뉴 리더’ 사업 전면 배치…이재용의 ‘뉴 삼성’ 시험대 오르다
  • 이상래 기자
  • 승인 2020.01.22 16: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JY의 ‘새로운 미래’ 만들 젊은 사장단의 등판
‘스마트폰’ 노태문 ‘5G’ 전경훈, 화웨이와 대결
박학규·최윤호, 불확실성 관리…황성우 ‘퍼스트 기술’
삼성전자가 2020년 정기인사에서 새로운 얼굴을 사업 전면에 내세웠다.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가 2020년 정기인사에서 새로운 얼굴을 사업 전면에 내세웠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이상래 기자] 삼성전자가 2020년 정기인사에서 새로운 얼굴을 사업 전면에 내세웠다. 세대교체를 통해 삼성전자의 미래를 새롭게 개척하겠다는 취지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젊은 ‘뉴(NEW) 삼성’이 시험대에 오른 것이다.

삼성전자는 2020년 사장단 인사를 통해 조직 전반에 걸쳐 변화를 줬다. DS(디바이스 솔루션)부문과 CE(소비자가전)부문, IM(IT·모바일)부문 등 3개 사업부의 새로운 리더를 세웠을 뿐 아니라 이 부회장을 보좌하는 경영지원실과 종합기술원도 새로운 얼굴이 맡게 됐다.

이번 사장단 인사에서 키워드는 ‘뉴 리더’다. 52세로 스마트폰 사업 수장을 맡게 된 노태문 무선사업부장 외에도 전경훈 네트워크사업부장(58), 박학규 DS부문 경영지원실장(56), 최윤호 경영지원실장(57), 황성우 종합기술원 부원장(58) 등이 50대 사장으로 사업 전면에 데뷔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새 얼굴을 내세운 것을 두고 이재용 부회장의 ‘뉴 삼성’의 새바람이 불기 시작했다고 본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새해 첫 메시지로 “역사는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것이다”며 “과거의 실적이 미래의 성공을 보장해주지 않는다. 잘못된 관행과 사고는 과감히 폐기하고 새로운 미래를 개척해 나가자”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의 ‘새로움(뉴)’을 강조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새로 선임된 신임 사장단은 이 부회장의 ‘뉴 삼성’의 선봉대에 있는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현재 삼성전자의 경영환경은 좋지 못하다. 새로 등판한 ‘뉴 페이스’들의 도전과제가 만만치 않다는 얘기다.

노태문 사장이 이끄는 스마트폰 사업부는 애플뿐 아니라 화웨이라는 새로운 도전자에 직면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판매량 기준으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다. 하지만 거대한 중국 내수 시장을 무기로 무섭게 성장하는 화웨이의 추격이 만만치 않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는 2017년 1억5300만대(10.1%), 2018년 2억580만대(14.4%)에 이어 2019년 출하량을 5000만대 가까이 늘렸다. 2019년 삼성전자 점유율은 21.3%(3억230만대), 화웨이는 17.7%(2억5100만대)로 전망된다. 이럴 경우 삼성전자와 화웨이 간 점유율 차는 2018년 5.9%포인트(p)에서 2019년 3.6%(p) 차로 좁혀진다.

삼성전자는 최근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제품 혁신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갤럭시 보급형 라인업을 재정비해 매출과 수익성을 극대화했다. 갤럭시J와 갤럭시A 브랜드도 하나의 갤럭시A로 통합했다. 보급형 모델임에도 고사양 부품을 탑재해 ‘스펙 상향 평준화’도 시도한다.

스마트폰 점유율 문제만이 아니다. 기술 측면에서도 삼성전자가 ‘압도적’ 우위에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미래 먹거리인 폴더블폰 시장을 선점했지만 화웨이, 모토롤라 등 다른 경쟁업체도 잇따라 폴더블폰을 출시한 만큼 기술 격차가 크지 않다.

전경훈 사장이 이끄는 네트워크사업부의 핵심 과제인 5세대 이동통신(5G) 글로벌 시장 확장도 어려운 건 마찬가지다. 전 사장은 지난해 글로벌 5G 통신장비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을 화웨이(30%)에 이어 23%로 끌어올려 2위를 달성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미국의 화웨이 글로벌 제재가 힘이 빠지면서 화웨이 반격이 거세질 전망이다. 독일, 프랑스, 인도, 브라질 등은 미국의 화웨이 제재에 동참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 삼성전자와 화웨이 경쟁은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박학규 사장과 최윤호 사장 등 삼성전자의 살림꾼들도 쉽지 않다.

최근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인텔에 글로벌 1위 자리를 내줬다. IT 자문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매출 기준으로 인텔(657억9300만달러)이 점유율 15.7%, 삼성전자(522억1400만달러)가 12.5%였다. 박 사장은 DS부문의 효율적 자원 배분과 관리로 메모리 반도체 리더십을 공고히 하는 동시에 시스템 반도체 도약을 이뤄 인텔로부터 ‘글로벌 1위’를 재탈환해야 한다.

최 사장은 삼성전자 전체 살림을 꾸려야하는 만큼 글로벌 경영환경뿐 아니라 국내의 각종 재판과 수사로 인한 사법리스크 등까지 따져봐야 한다. 삼성전자는 국정농단 파기환송심뿐 아니라 노조공작 의혹, 증거 인멸 의혹 등의 재판이 진행 중이다.

황성우 사장이 이끄는 종합기술원은 삼성전자가 앞으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차세대 미래 기술 개발의 성과를 내야한다. 과거 ‘페스트 팔로워’ 전략이 더 이상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먹히지 않기에 경쟁사보다 한 걸음 빠른 기술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퍼스트 무버’가 돼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뉴 리더’의 시험대는 곧 이재용 부회장의 ‘뉴 삼성’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