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륵'된 차보험, 업계 "3.5% 인상도 모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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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륵'된 차보험, 업계 "3.5% 인상도 모자라"
  • 황인욱 기자
  • 승인 2020.01.27 10: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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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보사들, 자동차보험 손해율 90% 상회 '골머리'
올해도 1조원 가량 손실 예상···가입자 부담도 가중
자동차보험이 누적된 적자로 보험료 인상에도 불구하고 보험사들의 계륵 신세가 되고 있다. 그래픽=연합뉴스
자동차보험이 누적된 적자로 보험료 인상에도 불구하고 보험사들의 계륵 신세가 되고 있다. 그래픽=연합뉴스

[매일일보 황인욱 기자] 이달 말부터 자동차보험료가 3.3%~3.5% 가량 인상된다. KB손해보험,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등 '빅4'로 불리는 대형사를 비롯해 중소 손해보험사도 보험료 인상에 합류할 거로 보인다. 가입자의 부담도 커지게 됐다.

하지만 보험업계에선 자동차보험의 누적 적자를 이유로 인상이 불가피하단 입장이다. 오히려 추가 인상의 필요성을 거론하고 있다. 자동차보험이 보험사들에게 '계륵'의 신세가 됐다.

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손해보험이 오는 29일 자동차보험료를 3.5% 인상한다. 삼성화재(3.3%) 현대해상(3.5%) DB손해보험(3.4%)도 다음 달 초 인상을 앞뒀다. '빅4 보험사'에 이어 중소 손해보험사들도 일제히 인상 수순이다.

가입자의 부담 가중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하지마나 보험업계는 어쩔 수 없다고 하소연한다.

보험회사들은 작년 1월부터 11월까지 자동차보험에서만 1조2938억원 손실을 봤다. 12월 손실까지 포함시킬시 2010년에 기록한 1조5369억 적자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도 1조원 정도의 손실이 예상된다.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손실을 기준으로 자동차보험료 3.5% 인상률을 적용하면 손해액 감소는 약 6000억원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손해액을 줄이기 위해 하반기 한차례 더 인상하는 등 보험료를 현실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동차보험 적자는 한 두 해 문제가 아니다. 자동차보험은 2017년 한 해 흑자를 제외하면 지난 19년간 매년 적자를 기록했다. 2001년부터 2019년 11월까지 자동차보험에서 적자만 12조5300억원 수준이다. 이는 몇몇 업체 문제가 아니다. 손해보험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90%를 상회한다. 업계전체의 문제로 지목되는 이유다.

보험업계는 금융당국의 보험료 책정 개입을 자동차보험의 반복된 적자의 주요원인으로 보고있다. 명목상 자동차보험료 책정은 보험사 자율이다. 그러나 당국의 압묵적 가이드라인 제시에 따라 가격을 정하는게 일반적이다.

특히, 자동차보험의 경우 의무가입 보험으로 금융당국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보험사가 손해를 본다고 고객에게 일반적으로 부담을 떠넘길 수 없다"고 강조하며, 보험사의 자율적 자동차보험료 측정에 손 놓고 있진 않겠단 입장을 내비쳤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손보사들은 사업비 절감을 통해 자동차보험의 손해율 상승을 상쇄하는 노력밖에 할 수 있는게 없다"며 "지난해 같이 폭염과 태풍 등 자연재해로 손실규모가 확대되면 추가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했다.

 

담당업무 : 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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