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왕좌왕' 부동산 정책…'혼란의 시장' 지라시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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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왕좌왕' 부동산 정책…'혼란의 시장' 지라시 주의보
  • 이재빈 기자
  • 승인 2020.01.21 14: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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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율 안된 부동산 관련 강성 발언이 불안감 부추겨
일관성 없는 정책에 판치는 가짜 뉴스…악순환 반복
전문가 "땜질식 대책 아닌 장기적인 계획 수립해야"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4일 열린 2020년 신년 기자회견에서 질문할 기자를 지목하고 있다. 이날 문 대통령은 '강남 집값을 상승 전으로 원상회복 시키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4일 열린 2020년 신년 기자회견에서 질문할 기자를 지목하고 있다. 이날 문 대통령은 '강남 집값을 상승 전으로 원상회복 시키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이재빈 기자] 정부의 주먹구구식 부동산 발언이 시장을 더욱 불안하게 만든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최근 횡행하고 있는 부동산 시장 '지라시' 생성에 정부도 일조했다는 지적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달 18번째 부동산 정책을 발표한 후 부동산 시장에는 온갖 지라시가 난무하고 있다. 지난 1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서 떠돌았던 '국토교통부 보도자료 배포 및 백브리핑 계획 알림'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지라시는 초고가 주택 및 고가주택 범위 변경, 거래세 인상, 초고가 주택 거래 허가제 도입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논란이 일자 국토부는 이날 "SNS 등을 통해 유포되는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며 "수사의뢰해 엄중 대응하겠다"고 바로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시장의 불안감 표출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지난 17일에도 "정부가 20일에 추가 대책을 발표한다"는 내용의 지라시가 유포되는 등 가짜뉴스가 난무했다. 특히 9억원 이하 아파트에 대한 규제가 발표될 것이라는 전망이 무수히 쏟아져 나오기도 했다.

지난 20일에는 "법무부가 전월세가 5년 동결을 제안했다"는 내용의 '임대료 통제' 관련 보도가 나오면서 시장의 파장이 상당했다. 이에 법무부는 같은 날 설명자료를 내고 "전월세 5년 동결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일축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부동산 시장의 혼란은 주요 공직자들의 연이은 부동산 발언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과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 등이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조율되지 않은 부동산 대책을 언급부터 하고 나서 혼란을 부채질 하고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일관되지 않은 부동산 관련 발언도 국민 불안을 자극하고 있다.  

한 부동산학과 교수는 "국토부 장관이 해야 할 말을 청와대 관계자는 물론 대통령까지 하고 있으니 시장이 가만히 있겠나"며 "집값 잡겠다고 발언하는 것만으로 집값이 잡힐 리가 없는데, 총선을 의식해서인지 연일 부동산 발언만 이어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민간 부동산 조사업체 관계자도 "집값을 찍어 누르겠다고 엄포를 놓을수록 시장은 반발심 때문에 더욱 꿈틀거릴 것"이라며 "대책을 18번이나 발표하니 다음 대책을 추측하는 지라시가 나오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수순"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가짜 뉴스'가 난무하고 있는 것은 시장이 불안감을 표출하는 것으로 진단하고, 부동산 대책이 시장의 신뢰를 받지 못하는 대표적 원인으로 일관성 부족을 꼽았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 정책에 대한 의심이 드니 시장은 불안하고 불안한 정세는 지라시를 만들어 다시 시장을 더욱 불안하게 만드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심 교수는 "임대사업자 등록을 장려하며 각종 혜택을 제공하다가 갑자기 혜택을 축소한 것이 정책 일관성 부재의 대표적 사례로 꼽을 수 있는데, 한 번 말을 바꾼 전례가 있는 정부 발언을 고분고분 따를 사람이 얼마나 있겠나"며 "지금처럼 땜질식 대책만 발표하면 시장 불안감이 커져 집값이 요동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장기적 대책 수립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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