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 새해에도 먹구름 속 비행…경쟁 구도는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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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업계, 새해에도 먹구름 속 비행…경쟁 구도는 ‘격화’
  • 박주선 기자
  • 승인 2020.01.20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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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콧 재팬 여파 지속‧이란 사태로 유가 변동성도 커져
M&A‧신규 진입 등으로 업체 간 생존 경쟁 역시 치열해질 듯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계류장에 항공사들 여객기가 세워져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계류장에 항공사들 여객기가 세워져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국내 항공업계가 경자년(庚子年) 새해를 맞았지만 난기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보이콧 재팬’의 여파가 이어지고 있고, 이란 사태 등 예상치 못한 변수로 유가 변동성이 커진 탓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업체 간 인수합병(M&A)과 신규 저비용항공사(LCC)의 시장 진입 등이 마무리 되면 경쟁 구도는 한층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20일 항공업계와 증권사에 따르면 국내 항공사 대부분은 지난해 4분기 실적이 모두 적자를 기록하며 시장 전망치를 하회할 것으로 관측된다. 일본 수요 부진과 여객 운임 하락, 화물 부문의 물동량 감소세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실제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8~12월 일본 노선 여객은 375만3000명으로 2018년 같은 기간 558만8000명보다 32.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별로 보면 8월에 전년 대비 19.5%가 줄었고 9월 29.2%, 10월 38.9%, 11월 39.5%, 12월 37.4%가 각각 감소했다. 반면, 중국은 11.9%, 동북아 0.5%, 동남아 11.7%, 미주 3.7%, 유럽 8.6% 등 다른 노선은 증가세를 보였다.

항공사들은 지난해 7월부터 시작된 불매운동 여파가 연말까지 이어지면서 일본의 대체노선으로 동남아 항공편을 확대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동남아는 구조적으로 일본 노선 대비 마진률이 낮은데다, 공급이 단기에 집중되면서 운임에도 하방 압력이 불가피했을 것으로 보인다.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보이콧 재팬 영향은 고수익인 일본 노선의 매출 감소뿐만 아니라, 동남아를 비롯한 타 노선의 공급 확대를 유발, 경쟁 심화로 인한 전반적인 여객 운임 하락을 초래했다”면서 “항공 업황 개선의 신호는 부진한 일본 노선의 반등 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항공사들의 올해 1분기 실적 전망도 어둡다는 점이다. 일본 노선 수요가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란 사태 등 예상치 못한 변수로 국제유가 변동성마저 커지고 있어서다.

항공사들은 영업비용 중 유류비 비중이 통상 25~30%선에 달한다. 연간 3300만배럴의 유류를 소모하는 대한항공의 경우, 유가가 배럴당 1달러 오를 경우 연간 3300만달러(한화 약 385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때문에 유가가 상승하면 유류비가 급증해 수익성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M&A 등으로 인한 업계 구조조정과 신규 업체의 시장 진입은 경쟁 구도를 더욱 격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오는 4월부터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에 오를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현산의 막강한 자본력을 등에 업은 아시아나항공이 재무 리스크를 해소하고, 대한항공과의 ‘빅 2’ 경쟁을 본격화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LCC 맏형’ 제주항공은 늦어도 오는 2월까지 이스타항공 지분 인수를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을 인수하면 국제선 여객 점유율은 12.6%에(LCC 가운데 43%) 달해 3위 국적사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지난해 3월 신규 항공운송사업 면허를 취득한 신규 LCC 3개사의 시장 진입도 이어지고 있다. 플라이강원이 지난해 11월 첫 취항한데 이어 오는 3월에는 에어로케이가 청주~제주 노선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취항에 나설 예정이다. 에어프레미아 역시 하반기 취항이 유력하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지난해보다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연초부터 유가 변동성 등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하면서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면서 “상반기에는 실적 개선을 이뤄낼 요소가 부족하기 때문에 실적 반등은 ‘보이콧 재팬’이 완화되는 하반기부터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 반면, 업체 간 생존 경쟁은 점점 더 치열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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