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유재수 감찰무마' 공소장 보니 김경수·윤건영·천경득 노골적 청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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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유재수 감찰무마' 공소장 보니 김경수·윤건영·천경득 노골적 청탁
  • 조현경 기자
  • 승인 2020.01.20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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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우리와 함께 고생한 사람 봐달라"
윤건영 "참여정부 근무..나와 가까운 관계"
천경득 "참여정부 사람을 왜 감찰하느냐"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김경수 경남도지사,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 천경득 청와대 선임행정관 등 친문 핵심인사들이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의 비위 감찰을 무마하기 위해 노골적으로 청탁한 내용이 조국 전 법무부 장장 공소장에 명시된 것으로 확인됐다. 조 전 장관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됐다. 

20일 검찰이 국회에 제출한 조 전 장관 공소장에 따르면, 2017년 10월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이었던 유 전 부시장은 청와대 민정수석실 특별감찰반 감찰을 통해 업계 관계자들로부터 금품 등을 제공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그러자 유 전 부시장은 김 지사, 윤 전 실장, 천 선임행정관 등을 상대로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근무 경력 때문에 보수 정권에서 제대로 된 보직을 받지 못하다가 이제야 국장이 됐는데 감찰을 받게 돼 억울하다. 국장 자리를 계속 유지하게 해달라"고 구명운동을 요청했다.

이에 김 지사는 백원우 당시 민정비서관에게 '유 전 부시장은 참여정부 시절 우리와 함께 고생한 사람'이라며 '지금 감찰을 받고 있는데 억울하다고 하니 잘 봐달라'는 취지로 부탁했다. 또한 윤 전 실장도 백 전 비서관에게 "유재수는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행정관으로 근무한 사람으로 나와도 가까운 관계"라고 했고, 구명 청탁을 받은 백 전 비서관은 박형철 당시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에게 "유재수를 봐주는 것은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천 선임행정관 역시 이인걸 당시 특감반장에게 "참여정부에서 근무한 유재수를 왜 감찰하느냐" "청와대가 금융권을 잡고 나가려면 유재수 같은 사람이 필요하다"고 했다. 하지만 특감반은 청탁을 거절하고 유 전 부시장의 감찰 진행 상황과 비위 상황을 담은 4차 보고서를 작성해 조 전 장관에게 전달했다.

보고서를 전달받은 조 전 장관은 박 전 비서관에게 "백 전 비서관과 유 전 부시장 감찰 무마 건을 상의하라"고 지시했다. 이후 같은 해 12월 박 전 비서관이 '유재수에 대한 감찰을 진행하거나 수사의뢰 등을 검토해야 한다'는 취지의 의견을 제시하자 조 전 장관은 '유재수가 사표를 낸다고 하니 감찰을 더 할 필요가 없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 검찰은 이 같은 조사가 감찰 중단의 계기의 배경이라고 보고 지난 17일 조 전 장관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서울중앙지법에 불구속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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