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조기 이어 에어컨도…삼성전자-LG전자 ‘1위 논쟁’ 왜 일어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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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조기 이어 에어컨도…삼성전자-LG전자 ‘1위 논쟁’ 왜 일어날까
  • 이상래 기자
  • 승인 2020.01.19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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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조기, 양사 점유율 합치면 100% 넘어…에어컨도 “우리가 1위” 공방
구체적 판매와 점유율 수치 공개 안해…시장조사기관의 조사결과도 없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1위 논쟁’이 다시 불거졌다. 사진=각사 제공
삼성전자와 LG전자의 ‘1위 논쟁’이 다시 불거졌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이상래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의 ‘1위 논쟁’이 다시 불거졌다. 지난해 가전 시장을 뜨겁게 달궜던 건조기에 이어 이번에는 에어컨을 두고 서로 1위라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건조기 시장은 지난해 상반기까지 LG전자가 1위라는 점에 다른 의견이 없었다. 하지만 LG전가 건조기의 콘덴서 자동세척 논란이 불거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결국 지난해 7월 삼성전자가 국내 건조기 시장에서 LG전자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그 뒤다. 지난해 11월부터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국내 건조기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밝히면서다. LG전자는 지난해 11월 50%, 지난해 12월 60% 점유율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도 지난해 7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60% 점유율 아래로 내려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두 달간 양사의 점유율을 합치면 총 100%가 넘는 ‘기이한’ 상황이 일어난 것이다.

국내 에어컨 시장을 두고도 이와 유사한 논쟁이 최근 발생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각각 2020년형 신제품 에어컨을 공개하면서 자사가 국내 시장 1위라고 주장하면서다.

먼저 포문을 연 것은 삼성전자다. 이재환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상무는 지난 15일 기자간담회에서 “삼성 에어컨이 국내 시장에서 1등을 하고 있고 올해도 같은 포지셔닝을 유지할 것이다”고 말했다. 바로 다음날인 지난 16일 이감규 LG전자 에어솔루션사업부장 부사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삼성 무풍 에어컨은 삼성디지털프라자에서 팔고, LG 휘센 에어컨은 LG베스트샵에서 파는데 베스트샵이 더 많이 파는 것 같다”며 “하이마트나 전자랜드에서도 LG전자가 더 많이 파는 것으로 안다”고 맞받아쳤다.

업계에서는 건조기에 이어 에어컨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점유율을 두고 공방을 벌이는 것은 양사가 구체적인 시장 점유율과 판매량을 공개하지 못하는 상황 때문에 일어난다고 본다.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점유율과 판매량에 대한 구체적 질문이 나왔지만 양사 관계자 모두 구체적 수치를 공개하지 않았다.

또한 국내 건조기 시장 점유율에 대해 글로벌 전문 시장조시가관이 발표하지 않는 것도 이러한 논쟁을 가능하게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시장 점유율을 조사하는 데 비용이 적지 않다고 한다. 오프라인, 온라인 등 다양한 유통경로의 판매량을 모두 집계하는 데 비용과 시간이 많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조사를 위해 투입된 비용과 시간에 비해 글로벌 전자·IT 시장 전체에서 보면 국내 건조기나 에어컨 시장이 크지 않아 조사기관의 실익은 작다는 것이 업계 추정이다. 예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TV, 5세대 이동통신(5G) 등 규모가 큰 시장에 대해서는 시장조사기관이 분기마다 점유율 결과를 발표한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국내 건조기와 에어컨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현재 상황도 이러한 논쟁에 불을 지폈다는 해석이 나온다. 점유율 차이가 큰 폭에서 차이가 나지 않아 누가 차지해도 시장에서 모두 수용 가능한 결과라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스마트폰 시장이나 8K TV 시장 등 점유율 차이가 확연한 분야에서는 점유율 논쟁이 없다는 점이 이를 반증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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